공권력을 집행하는 국가의 자세 (민중총궐기 물대포 관련)

Posted by 자발적한량
2015.11.17 07:42 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출처: 한국일보

노무현 대국민사과 공권력 경찰 물대포 살수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부 백남기 시위 집회 이완영 미국 총

아무래도 한 번 글을 더 써야할 것 같습니다. 현재 정치권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지난 주말 있었던 1차 민중총궐기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이후에도 물대포를 십수초간 조준사격당한 백남기 씨와 관련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간단히 정리를 해보자면, 14일 오후 7시경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백남기 씨가 물대포를 직사살수로 맞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는데, 경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0초 이상 계속하여 쓰러진 백씨를 향해 사격했고, 구호를 위해 나선 시민들에게까지 물대포를 쐈습니다.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쳤는데,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 네티즌들은 민중총궐기 당시 시위대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시위와 '이석기 석방' 등과 같은 구호를 문제삼으며 경찰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공권력을 다루는 국가가 견지해야 할 자세


노무현 대국민사과 공권력 경찰 물대포 살수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부 백남기 시위 집회 이완영 미국 총

참여정부 시절이었던 2005년 11월 여의도에서 있었던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 故 전용철·홍덕표 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국가인권위의 조사 결과 "공권력은 한계가 있고 절도가 있어야 한다"며 '경찰 과잉진압이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참여정부는 12월 19일 '농민시위 사망 관련 정부 입장'을 통해 이해찬 총리가 공식사과했고, 다시 한번 12월 27일 故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공권력도 사람이 행사하는 일이라 자칫 감정이나 혼란에 빠지면 이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인데, 폭력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이 이와 같은 원인된 상황을 스스로 조성한 것임에도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서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러한 불행한 결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전과는 다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故 노무현 대통령, 2005년 12월 27일 대국민사과문 中


국무총리가 정부 차원의 사과를 한데 이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다시 한번 발표한 것도 이례적일 뿐더러, 역대 대국민 사과문보다도 머리를 조아렸던 진정성있는 사과의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극렬한 폭력시위가 벌어졌지만, 그리고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경찰에게만 묻는다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공권력이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합당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국가의 공권력이 남용되었을 때 국민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아픔으로 돌아왔는지 5.16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유신독재를 자행한 박정희 정권과 역시 12.12쿠데타로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짓밟고 군사독재를 이어간 전두환이 일으킨 인혁당 사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노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문은 국가의 공권력은 국민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물대포로 인해 뇌손상을 입은 백남기 씨가 중태에 빠져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0년이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의 태도는 참여정부의 자세와 너무나도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경찰에서는 규정 내에서 물대포를 쏜 것이며, 경찰관의 과실 또한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JTBC는 백 씨 이외에도 다수의 시민들이 근거리에서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근거로 사고 당시 경찰이 시위대가 20m 거리에 있을 경우 7기압 안쪽으로 쏘게 되어있는 물대포 운용지침을 어겼다는 부분을 지적했는데, 그제서야 경찰은 10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물대포를 발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살수차 CCTV 영상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는 한편 되려 지침을 100% 지킬 수 없고, 백 씨가 버스에 건 밧줄을 끌어당기다가 물대포를 맞았기 때문에 집회해산이라는 정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공화국에서 집회란 무엇인가


노무현 대국민사과 공권력 경찰 물대포 살수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부 백남기 시위 집회 이완영 미국 총

1차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버스를 파손한 것을 비롯해 버스 위에 있던 경찰을 향해 돌이나 철제 사다리를 던지는 등 불법폭력시위는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쇠파이프, 망치, 대형 밧줄 등이 등장했고, 경찰버스 50여대가 부서졌으며 손목 힘줄이 절단된 것을 비롯해 113명의 경찰 부상자도 나왔다고 하더군요. 일부 시위자 중에는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채 이러한 폭력행위를 한 것을 비롯하여 '이석기 석방'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박근혜 처형' 등의 구호를 외친 사람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봅시다. 주최측 추산 13만명(경찰 추산 6만4,000명)이 모였습니다. 취직에 허덕이는 청년실업자,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환경운동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갖은 종류의 사람들이 다 모였습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이석기 前 의원이 무죄임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며,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것에 앙심을 품은 前 통진당원마저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슈가 함께 거론되는 것은 다양한 스펙트럼이 모인 집회였던 민중총궐기의 한계입니다. 하지만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나 시위는 자유이며 특히 이번 시위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만큼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분명 제1차 민중총궐기의 11대 요구안은 일자리노동·재벌책임강화·농업·민생빈곤·민주주의·인권·자주평화·청년학생·세월호·생태환경·사회공공성 등 11대 요구안이었지 이석기 석방이 아니었습니다. 


3.1 운동,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모두 당시에는 불법 과격 시위였습니다. 정부에게 저항권을 행사하는 시민에게 합법과 매너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위는 저항권 특성상 폭력성이 동반되기 쉽습니다. 폭력을 당연시해서는 안되겠지만 과거의 시위에서 미뤄볼 수 있듯이 과격해질수 있으며, 이 경우 적법한 법 집행을 통해 지나친 과열을 안정시키는 것이 경찰이 할 일입니다. 과격 시위와 과격 진압의 경중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은 과격 진압을 견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과격 시위는 경찰이 검거 및 연행이 가능하지만, 과격 진압은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00:44부터 반드시 봐주세요. 경찰이 물대포로 어떤 짓을 하는지..


하지만 경찰은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인정했듯 규정에 어긋나게 살인의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수준으로 무지막지하게 물대포를 조준사격했고, 그로 인해 한 농민이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인가요? 쓰러져 있는 시위자에게 계속해 물대포를 쏘아대 의식불명에 이르게 한 것이 문제될 것이 없는 건가요? 기자들을 향해 구급차를 향해 가차없이 물대포를 쏘아댄 것이 정상인가요? 미디어몽구님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서 살수차를 조작했던 경찰에게 악의가 없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됐습니다. 과연 지금 이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인건가요? 적법합니까?


새누리당 "미국에선 집회자를 총으로 쏴도 정당...불법 무도한 세력에 유린되는 나약하고 무능한 공권력"


노무현 대국민사과 공권력 경찰 물대포 살수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부 백남기 시위 집회 이완영 미국 총

이런 상황 속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의 입놀림은 그 입을 찢고 싶을 정도입니다. 다음은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의 아가리에서 쏟아진 말들입니다.

우리 공권력이 불법 무도한 세력들에 유린되는, 나약하고 무능한 모습을 더 이상 보일 수 없다. 경찰청장 등 관계 당국은 엄격한 법 집행에 직을 걸어야 한다.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폭력시위대의 폭력행사 장면, 쇠파이프, 방화, 보도블록 깨는 것 등 장면과 전·의경 등 시위대에 의해 부상당한 모습 등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함께 전시해야 한다. 폭력시위에 의해서 부서지고 불탄 차량이 50대 있다는데 그 차량들을 원형 보존해서 광화문 광장에 그대로 전시하자. 폭력시위 주도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어야 재발을 막는데 효과가 있을 것...


-새누리당 의원 하태경


광화문에서 열린 반정부세력들의 집회를 보면 사전에 과격난동·폭력을 준비했기 때문에, 이들은 유사범죄단체에 해당한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사법당국에서 좌파 검사, 좌파 판사들이 무혐의나 불기소, 무죄 판결을 내놓는데 대체 좌파 검사·판사들은 이번 시위 장면을 비디오를 통해 봐야한다. 이미 좌파한테 점령당한 저들의 해방공간...


-새누리당 의원 이노근


역사교과서 때문에 광화문은 꽉 차있다고 한다. 미리 신청하면 다 차있어서 안준다고 하는데, 너무나 많은 불편을 준다. 세상에 이런 난장판이 어디있나. 국정원을 없애고 국가보안법도 없애자는, 북한 지도부에서 움직이는 그런 시위대...광화문과 서울시청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광장을 없애야 한다.


-새누리당 의원 박인숙


지난 주말의 폭력시위는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2008년 광우병 시위 때 나왔던 사람들이 다시 등장했더라. TV를 보니 그 사람이 그사람이더라. 이사람들은 배우고 그것밖에 할짓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새누리당 의원 김종훈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라야 하는데 오히려 자유를 악용해 민주주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려는 시도는 굉장히 위험한 짓...이번 시위에서 나온 순수하지 못한 구호들과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태는 자유민주주의를 정면 부정하는 것으로 80년대의 낡은 계급투쟁 사관이 그대로 잔존한 것...


-새누리당 의원 김영우


미국에서는 폴리스 라인을 벗어나면 경찰이 그대로 패 버리지 않느냐. 그게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을 받기도 한다. 최근 미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이 죽은 일 10건 중 8~9건은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 범인으로 오해받은 사람이 뒷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는 걸로 인식해 경찰이 총을 쏴서 죽여도 그걸 당당한 공무로 본 것...이런 것들이 선진국의 공권력...언론에서 경찰의 과잉진압만 부각할 게 아니라 선진국의 면을 보고 판단해야한다.


-새누리당 의원 이완영


여러가지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김무성 대표에게는 의식불명으로 만든 것도 나약하고 무능하다면 눈에 최루탄을 박아주는 수준이어야 강한 공권력이 되는 것인지, 박인숙 의원에게는 그 광장을 만든 것이 바로 새누리당의 오세훈 前 서울시장이었다는 것, 김종훈 의원에게는 도대체 그 다시 등장해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느낀 사람 얼굴 좀 보여주지 그러냐고, 김영우 의원에게는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공부나 좀 더 하라는 것, 하태경 의원에게는 그런 사람들을 적법하게 체포하고 처벌하면 되는 것이지 어떠한 의도로 민중총궐기 자체에 색깔을 입히는지 등을 말입니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에서 대부분 쏟아져 나온 말들인데, 수준이 무슨 모닝똥보다도 못하네요.



노무현 대국민사과 공권력 경찰 물대포 살수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부 백남기 시위 집회 이완영 미국 총

가장 대단한 것은 이완영 의원입니다. 미국에서는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경찰이 바로 패버린다고,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을 죽여도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사례가 있다라...이 양반 정말 큰일날 소리 하고 있네요. 그러다가 누가 가서 패버리거나 총으로 쏴죽이면 어쩌려고...무식함이 넘치다 못해 바지가랑이를 축축하게 적시는 수준의 발언들. 도대체 왜 미국이 공권력이 강한지, 미국이 총기소지가 허용되는 국가인 것은 아는지부터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백악관 앞에서도 빈번히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도 말이죠. 오늘 포스팅의 마무리는, 당신이 그토록 못청껏 높이는 미국에서, 그리고 선진국에서 어떠한 모습의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지 '직썰'의 포스트를 통해 소개하는 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선진국'들의 시위 모습을 보고서도 저런 소리를 계속한다면, 전 이완영 의원을 '패버리고' 싶을 겁니다. 혹은 '총으로 쏴서 죽여버리고' 싶거나. 에이, 이렇게 말하면 너무 난폭한 거 같으니 면상에다가 물대포 갈겨주는 정도로 끝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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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한국 경찰들이 부러워하는 '선진국'의 시위 현장"


노무현 대국민사과 공권력 경찰 물대포 살수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부 백남기 시위 집회 이완영 미국 총

P.S)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위해를 가한 이들을 동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은 경찰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벌을 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으로 민중총궐기 자체의 본질을 흐리고 이에 색깔론을 시도하려는 경찰을 비롯한 정부, 새누리당, 보수 진영의 본심이 너무나도 훤히 보입니다. 오늘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공권력이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지 국가가 가져야 할 자세에 관한 것입니다. 또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것입니다. 마지막에 소개한 '직썰'의 포스트 또한 '이거보다 과격하지 않은데 이 정도면 어떠냐'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도 새누리당에서 '선진국' 드립을 쳐대니까 그 선진국을 보여준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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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호
    • 2016.04.24 12:38 신고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공권력의 오남용 문제입니다.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의적으로 오남용되는 공권력만큼 치명적이고 무서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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