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썰을 풀다

류준열 일베 논란, 씨제스의 병크 대처 그리고 권은수의 저격

자발적한량 2016.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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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그동안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알고 있습니다. 비단 정치적 스탠스가 저와 대척점에 서있어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보가 있는 보수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일베의 DNA는 극우, 여성비하, 소수자(동성애자, 외국인노동자 등) 차별 등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극단적인 조롱, 극단적인 폭력성을 띄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저 또한 역차별에 대해 심각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마트나 지하철 등에서 임신부 전용 주차나 배려석을 운영하는 것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모든 여성에 대한 우대는 반대합니다. 군 가산점 역시 현재보다 큰 폭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여성들에게는 대체복무가 아니더라도 국방세 등이 부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베에서는 상식적인 대화와 비판을 뛰어넘어 선입견과 일부 사례를 극대화시켜 양성평등 추구가 아닌 무조건적인 한국 여성 혐오성을 띄고 있죠. 아, 세월호 유족들 앞에서 폭식투쟁을 한 것도 생각나는군요. 여하튼 정리해보자면 여권신장과 젊은층의 진보가 낳은 기형적인 괴물이 일베인 것입니다.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연예인들에게 일베회원, 즉 일베충이라는 딱지는 그야말로 사형선고와도 같습니다. 일반인들조차도 자신이 일베충이라고 밝히는 것을 '일밍아웃'이라 부르며 동성애자의 '커밍아웃'에 빗댈 정도로 경계하는데, 대중들의 사랑과 인기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스타에겐 오죽하겠어요. 데뷔 전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한 '폭동기억'의 음원을, 일베충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활동한 이후론 감사 자필편지까지 일베 게시판에 올려가며 활동을 했던 가수 브로가 결국 일베 논란에 발목이 잡히자 "전 소속사의 마케팅일 뿐"이라며 비열한 변명으로 과거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죠.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그런데 배우 류준열이 일베 논란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2014년 데뷔를 한 이후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정환역을 맞아 '어남류(어짜피 남편은 류준열)'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스타덤에 올랐죠. 지난주부터 시작된 '꽃보다청춘 in 아프리카'에도 합류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는 등 차기 활동도 기대되고 있구요. 하지만 이런 호재 속에서 일베 논란은 분명 큰 타격이 될법하고 어쩌면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 쓰러질 수도 있는 대형 악재입니다.


류준열의 일베 논란이 불거지게 된 것은 류준열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 사진. 작년 11월 7일에 올라왔던 사진인데요. 절벽에 매달려 있는 듯한 설정 사진과 함께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내용의 글을 달아둔 것이었습니다.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여기서 잠깐. 일베충을 판별하는 요소들은 다양합니다. 전라도 비하 단어를 사용하느냐(ex: 까보전, 광주폭동, 홍어새끼 등), 여성 비하 단어를 사용하느냐(ex: 김치녀, 보들보들 등),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단어를 사용하느냐(ex: 슨상님, 노무노무 등) 등이 있는데요. 뭐 감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완벽하진 않죠. 그 중 류준열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쪽에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부엉이바위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거 당시 양산 부산대병원에서는 '두부 외상'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인을 발표했는데요. 일베충들은 5월 23일을 '중력절'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두부 외상으로 사다가 죽었다' 등 온갖 발언을 쏟아내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해왔습니다.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사진을 두고 일베 논란이 번진 것이냐. 바로 '절벽'이라는 장소와 '두부'라는 두 요소의 조합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절벽에 매달린 것을 두고 '두부사러 가는 길'이라는 표현을 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친구와 단 둘이 있는 방에서 난 안뀌었는데 갑자기 방귀 냄새가 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만약 해당 친구와 있을 때 과거에도 방귀 냄새가 난 적이 있었다면 의심은 더 가기 마련입니다. 류준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개인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의 BJ지코. 일베충인 것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BJ지코의 SNS에 류준열이 "팬입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던 것. 그 당시에도 역시 일베 논란이 일었지만 류준열이 지금처럼 주목받지 않았던터라 시끄럽진 않았는데요. 당시 류준열은 "영화 <소셜포비아>를 찍으면서 캐릭터를 참고하기 위해 해당 BJ의 영상을 보았고 '잘 보았다'는 의미로 댓글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영화 무대인사에서 "저는 일베와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죠.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그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절벽에서 두부라. 게다가 해당 글이 논란이 된 것은 다름아닌 일베충들 때문이었습니다. 먹이보고 모이는 하이에나마냥, '엌ㅋㅋㅋ게이야ㅋㅋ드립ㅆㅅㅌㅊ 꿀쥄꿀젬이다 이기!! 두부사는 건 좋지만 노짱처럼 외상은 하지마라 이기야!" 등 자신들이 평소에 치는 드립과 같은 종류니까 일베충들이 모여들었죠. 솔직히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인정이 될만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류준열의 팬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인 변호를 펼쳤죠.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이러던 와중에 류준열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입니다. 


금일 오전부터 수많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관련하여, 저희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배우 류준열은 일베 유저가 아니며 일베와 무관함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첫째로 한 BJ의 SNS에 류준열 배우가 <팬입니다>라고 댓글을 달았고 일부에서는 그 BJ가 일베 회원으로 류준열 또한 일베와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배우가 당시 영화 '소셜포비아'의 캐릭터를 참고 하기 위해 해당 BJ의 게임 영상을 보았고 '잘 보았습니다'라는 의미로 '팬입니다'라는 댓글을 올렸던 것은 사실이나 그 당시 무대인사에서도 "저는 일베와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으며 해당 댓글을 달았던 BJ의 SNS 내용도 일베와는 무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둘째로 배우 류준열이 SNS에 사용한 '절벽'과 '두부'가 일베의 언어를 상징 하므로 류준열이 일베다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류준열의 SNS를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이 포스트 또한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설명하는 여러 글 중 하나였을 뿐이며 일베와 연관 시키는 것은 억지 주장 입니다. 


이는 '류준열이 일베를 했으면 한다'는 결과를 정해 놓고 다양한 가설을 제기 하며 끼워 넣기 식의 공격을 하는 악의적인 안티 행동이며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 허위 사실 입니다. 진실과 사실은 류준열이 일베 회원이 아니며 그런 사상을 가져본 적도 결코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배우 류준열에 대한 사랑이 많은 만큼, 그릇된 관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물론 배우를 향한 다양한 의견은 자유로운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배우의 발언을 조작하거나 특정 이슈에 끼워 맞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에 해당함을 알려드립니다.


당사는 이러한 몰아가기 식의 여론몰이로 진실을 왜곡하고, 배우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이버 범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경찰에 신고하여 최초 유포자를 수색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또한 사실에 근거 하지 않은 일부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합니다.


류준열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앞으로 말과 행동에 주의 하여 그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팬 여러분 또한 흑백논리와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에 동조 하지 마시고 사이버 범죄에 해당하는 내용을 발견할 시 제보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결론은 "류준열은 일베가 아니다"인데, 소속사에서 내놓은 입장은 되려 일부 네티즌들의 반발을 몰고 왔습니다. 의심이 될법한 상황 속에서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오해를 풀면 되는 것을 두고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조치' 카드를 꺼내들며 입을 닫게 하는 쪽으로만 방향을 잡는 것을 보고 저 역시 무척 실망을 했습니다. '류준열이 일베를 했으면 한다'라는 사람들이 있었더라면 저처럼 '류준열이 제발 일베가 아니어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저 법적대응이라니. 되려 소속사가 류준열 이미지 더 안좋게 한다는 생각이 드는 입장이었습니다. 그저 "류준열 일베 아님"만 언급할 뿐이지 왜 하필 절벽 사진에 두부를 언급했는지, 일베충들조차도 자신들의 드립이라고 낄낄 거리는 상황에서 이를 해명했어야 맞는 것이지요. 결국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겁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그리고 류준열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글로리데이' 제작보고회가 있어서 인터뷰와 방송 촬영이 이어지고 지금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등산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지인이 등반을 하는 사진에 '출근하러 가는 길'이라고 적은 내용을 재밌게 보았습니다. 저도 사진을 많이 찍었고 그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지인의 표현을 빌려 글을 썼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두부와 콩나물 신부름을 가끔 했던 아들이었고 두부라는 것은 심부름의 내용의 일부였습니다. 저는 일베가 아닙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일베가 아님에도 상처를 받고 있을 많은 팬들이 걱정 되고 또한 제가 존경하는 분이 저의 일베 해명 기사에 언급 되는 것도 속상합니다. 그래도 공인이기 때문에 제가 해명해야 할 부분은 책임을 지고 답을 드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했습니다.


저는 일베가 결코 아니고 일베 언어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팬 여러분께 저를 좋아해주시는 마음이 부끄러울 일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임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게 과분하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마음에 보답 하도록 항상 사랑하고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좋은 배우로 활동 하겠습니다.


배우 류준열, 2016년 2월 24일 인스타그램 중



최소한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대처보다는 나은 해명이었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 판단은 보는 이들의 몫이죠. 이번 사태를 보며 얼마나 씨제스 홍보팀의 문제 대처 능력이 한심한 수준인지 잘 알았습니다. '두부'심부름을 하러 간 것이 문제가 아녜요. '절벽'에 매달린 것이 문제도 아니구요. 최소한 정상적인 사람은 절벽에 매달린 모습을 두고 '두부 심부름 간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류준열 본인의 해명이었으면 끝나는 일을 씨제스는 오히려 입막음에 급급해서 키웠습니다. 오늘 필리버스터로 온 이목이 이쪽에 쏠려있지 않았다면 조금 더 시끄러웠을텐데, 류준열에게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저 역시 제가 즐겨본 드라마의 출연진이,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고 있는 배우가 일베와 엮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오해라면 수긍이 갈만한 확실한 답변을, 잘못이라면 대중들이 관용을 베풀만한 사과를 내놓았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머릿 속에서 슥 지워지는 스타들이 훨씬 줄어들텐데 말이죠. 류준열의 일베 논란은 개운하지도 않고, 끝이 찝찝한 논란이었습니다. 


대중의 인기를 받는다는 것은, 유명해진다는 것은 때로는 행동의 제약이 뒤따르며 본인 관리가 철저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소한 그 인기를 유지하고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말이죠. 본인이 하고싶은 연기를 오래도록 하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그러한 점을 배웠으면 합니다.



류준열 일베 류준열 인스타그램 일베충 드립 노무현 두부외상 BJ지코 권은수 응팔 씨제스 

P.S)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응팔'에서 덕선(혜리 분)이가 다니던 학교 반장으로 나왔던 배우 권은수가 류준열의 일베 논란이 일자 자신의 트위터에 "일베에서 인증하면 뭔가 지위가 상승하나? 상승이고 나발이고 이해 못하겠다 진짜" "화난다 여자 배우들은 배역없어서 허덕이는 와중에 이해도 못하겠고. 필리버스터와 일베인증이 동시간에 일어나다니 내가 사는 곳 너무 대단하다" "아아 이것이 호형호제를 하지 못하는 홍길동의 마음일까요...못하는 홍길동의 마음일까요...일베를 일베라 하지 못하고...흑"을 비롯해서 "알티 넘 되는데 이름 걸고 같은 업계 사람 까도 되냐"라는 네티즌의 비판에 "여러분 진정하소서. 저는 주어가 없으니 무탈할겁니다(라고 믿고 싶네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글을 마무리짓는 와중에 발견한 건데...뭔가 디게 쎄하죠? 또 한 명의 SNS 관종일까요 아니면 쉴드에 쌓인 정체를 알고 있는 저격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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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글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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