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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나르샤 조영규, 왜 척사광에게 죽을 수 밖에 없었나? (실제 역사)

자발적한량 2016.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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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규 죽음 육룡이나르샤 조영무 이방원 민성욱 척사광 제1차 왕자의 난

예고편에서 제1차 왕자의 난 서막을 알리며 종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7일에 방송된 45회에서는 왕자의 난의 전운을 고조시키기 위한 모습들이 나왔습니다.


한 명의 등장인물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조영규(민성욱 분). 드라마 속에서 조영규는 이방원(유아인 분)의 유년시절부터 그를 호위해온 호위무사로 코믹하고 유쾌한 캐릭터였습니다. 이방원이 어느 곳을 가든지 항상 따라다녔고, 홍인방과 길태미를 제거할 때도,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때에도, 최영 장군과의 전투에서도, 조민수가 이성계 일가를 도화전에 초대했다가 암살하려 했을 때에도 함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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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에서 조영규는 민다경(공승연 분)의 지시를 받고 이방원이 거느린 사병들의 무기를 숨기기 위해 반촌 내의 비밀창고로 향합니다. 하지만 반촌에 숨어살고 있던 공양왕의 여인 척사광(한예리 분)이 맡아 기르던 아이 은호와 마주하게 되죠. 일각에서는 공양왕이 맡긴 아이라 하여 공양왕의 아들아니냐고들 하는데, 공양왕 왕요의 아들 이름은 왕석, 왕우입니다. 전 회차부터 은호가 숨바꼭질 도중 비밀창고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오늘과 같은 사단이 날 것에 대한 밑밥을 미리 깔긴 했죠. 비밀창고의 존재가 발각되면 안된다는 민다경의 신신당부가 생각난 조영규는 은호를 죽이려 하지만, 마음을 돌려먹고 보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때마침 척사광이 은호를 찾아 창고에 들어오게 되고, 갑작스레 은호는 "이모! 도망가!"를 외치는 만행(?)을 저지르게 됩니다. 보내주려고 했는데 왜 도망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지랄인지 이윽고 벌어진 조영규, 척사광의 대결. 조영규는 끝내 이방지와 무휼이 힘을 합쳐 덤벼도 당해내기 힘들었던 곡산검법의 전승자 척사광을 당해내지 못하고 죽음을 맞습니다. 조영규의 시신을 마주한 이방원은 눈물을 흘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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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사광, 무휼, 이방지 등과 달리 조영규는 실존인물입니다. 신창 조씨의 시조이기도 한 조영규는 고려말 조선초의 무신으로 이성계의 사병집단인 가별초에 소속되어 이성계와 함께 함주 일대에 출몰했던 왜구를 토벌하는 데 전공을 세웠죠. 역사 속에서는 1385년 우왕 11년에 판위위시사라는 벼슬을 했다고 쓰여있습니다. 왕의 행차를 호위하는데 사용되는 의장과 기물 등의 관리를 맡은 위위시의 수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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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은 바로 1392년인 공양왕 4년, 이성계의 문병을 마치고 돌아가던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살해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정몽주를 죽인 것은 조영규가 아닙니다. 실제로는 이방원이 정몽주를 살해할 당시 조영규·조영무·고여·이부 등 4명을 대동했죠. 육룡이나르샤에서는 조영규가 정몽주를 철퇴로 내리쳐 죽는 것으로 나옵니다만, 실록에 의하면 조영규의 공격을 피한 정몽주가 그를 꾸짖으며 말을 타고 도망가기 시작했고, 조영규가 다시금 말을 공격하는 바람에 낙마한 뒤 도망가던 중 쫓아온 고여에게 죽었다고 나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죠.

(전략) 영규·조영무(趙英茂)·고여(高呂)·이부(李敷) 등으로 하여금 도평의사사(都評議使司)에 들어가서 몽주를 치게 하였는데, 변중량(卞仲良)이 그 계획을 몽주에게 누설하니, 몽주가 이를 알고 태조의 사제(私第)에 나아와서 병을 위문했으나, 실상은 변고를 엿보고자 함이었다. (중략) 몽주가 이르매 영규가 달려가서 쳤으나, 맞지 아니하였다. 몽주가 그를 꾸짖고 말을 채찍질하여 달아나니, 영규가 쫓아가 말머리를 쳐서 말이 넘어졌다. 몽주가 땅에 떨어졌다가 일어나서 급히 달아나니, 고여 등이 쫓아가서 그를 죽였다. 영무가 돌아와서 전하에게 이 사실을 아뢰니, 전하가 들어가서 태조에게 알렸다. (후략)


태조실록 1권, 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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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나 착각하면 안되는 점이 있는데요. 당시 정몽주를 죽일 때 이방원과 함께 했던 사람 중 조영규와 조영무를 많이들 혼동하곤 합니다. 육룡이나르샤 시작 무렵 일각에서는 어짜피 이름 한 글자 차이인데, 캐릭터의 효율성을 고려해서 조영무를 등장시키는 것이 더 낫지 않았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개국기를 그리는 드라마에서 조영무, 조영규 두 인물의 가장 큰 역할은 바로 정몽주를 살해하는 것인데, 조영무는 제1·2차 왕자의 난에서 모두 공을 세워 정사공신 1등에 봉해지고 문하우정승을 역임했으며 후에는 정1품 부원군까지 오르는 등 이방원이 왕위에 오른 뒤까지 왕성히 활동하는 인물인 반면 조영규는 개국 2등공신과 예조전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을 뿐 조선이 건국된 지 3년 후인 1395년 병으로 사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거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에서는 배우 장항선이 조영무 역을 맡았죠. 아,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두 사람은 형제도 아니고 그냥 이름이 비슷한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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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출연진을 중도하차 시키지 않아도 되는 조영무로 설정했으면 좋았을 껄...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짜피 태종 이방원의 즉위 이후는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을테니... 조영규 역을 맡은 배우 민성욱의 이미지가 '무'보단 '규'에 어울렸나? 결국 오늘 등장한 척사광과의 전투신은 역사적 사실에 의해 죽어야만 하는(?) 조영규를 위해 삽입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조영규 한 명 죽이려고 숨바꼭질을 계속 해야했던 은호에게 박수를...그나저나...은호 참 민폐죠? 아무도 죽지 않았어도 되는데 왜 헛소리를 해갖고...척사광이 순간 맘충(?)으로 돌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 오늘 어째서 조영규가 그런 죽음을 맞이하게 됐는지 이해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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