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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엉망진창 진행으로 고객 농락하는 법

자발적한량 2016.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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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샐러드바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1997스테이크 빕스 대방점 VIPS CJ

CJ 계열의 외식 브랜드인 빕스(VIPS)는 올해로 19주년을 맞았습니다. 19주년을 맞이한 빕스가 이를 기념해서 마련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19개 매장에서 선착순 19명에게 1997스테이크(샐러드바 포함)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38등까지는 멜팅치즈퐁듀를 제공하고, 57등까지는 에이드 1잔을 무료로 제공했죠.


빕스 샐러드바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1997스테이크 빕스 대방점 VIPS CJ

이벤트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마침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대방점이 10일 행사 지점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곧 군대를 가는 사촌동생과 식사도 해야할 겸 해서 굳이 무리는 하지 말고 매장 오픈 시간이 11시이니 1시간만 일찍 가서 수다나 떨고 있자고 하고 갔씁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정각. 와우 그런데 평일이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희 일행 번호표는 32, 33, 34번. 스테이크는 물 건너갔고, 멜팅치즈퐁듀에 해당이 되는군요. 그런데 1시간동안 대기를 하면서 몇 가지 불합리한 점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빕스 샐러드바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1997스테이크 빕스 대방점 VIPS CJ

첫 번째로, 입점 기준과 시점. 행사 안내에는 매장 오픈 시간부터 선착순 입점 기준으로 1인당 1개의 번호표가 제공된다고 쓰여있었습니다. 빕스의 매장 오픈 시간은 오전11시. 공정성을 위해서는 대기자들이 순서대로 기다리고 있다가 11시에 입점을 하면서 카운팅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번호표는 매장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이 나누어주었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이 나가서 볼 일을 보다가 오픈 시간에 맞춰서 다시 매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다수 목격되었습니다. 제가 도착하고 한참 뒤에 나타났는데 번호표를 슬쩍 보니 10번대더군요. 그렇게 치면 아침에 일어나 슬렁슬렁 7시반쯤 와서 번호표 받고 집에 가서 다시 자다가 와도 되는 거였네요.


1번 사진:오전11시52분, 2번 사진:오후12시03분

빕스 샐러드바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1997스테이크 빕스 대방점 VIPS CJ

두 번째로는 이벤트의 유효성. 역시 행사 안내에 보면 번호표는 수령 직후 바로 식사 주문 시 유효하며, 해당 번호표와 행사 이미지를 제시한 후, 경품 제공이 가능하다고 쓰여있습니다. 그런데 제 옆에 테이블에 홀로 앉아 식사를 하던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일찍 들어와서 먹고 있었기에 '이벤트 당첨된 사람이구나' 싶었죠. 다만 이 여성 테이블엔 스테이크가 없길래 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의문은 이내 풀렸습니다. 11시 40분경, 직원을 호출한 해당 여성은 번호표를 내밀며 무언가를 주문하더군요. 그리고선 바로 선착순 19등 내에 포함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1997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분명 번호표는 수령 직후 바로 식사 주문해야 유효하다고 써 있었는데 말이죠. 속으로 '뭐야 원칙은 개를 준건가'라고 생각하며 얌체같다 싶은 마음에 스테이크가 손도 대지 않은채 그대로 있는 모습을 11시52분에 찍어두고선 샐러드바에 나가 음식을 가져왔죠. 더 재밌는 것은 이후부터입니다. 제가 샐러드바를 나갔다 온 사이에 해당 여성 테이블에 스테이크가 사라진 겁니다. '와, 그걸 벌써 다 먹었나?' 싶었죠. 그런데 몇 분 뒤, 직원이 스테이크를 포장해왔고, 여성은 이를 들고 유유히 매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이것이 오후 12시 03분. 스테이크가 나오고, 포장을 해서 나가는데 11분이 걸렸네요.


행사 안내에 보면 '본 경품은 메뉴 변경 및 테이크 아웃이 불가하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어짜피 1등부터 19등까지는 스테이크와 함께 샐러드바가 제공되니 샐러드바만 매장에서 먹고 스테이크는 포장해가는 꼼수를 부린건데, 번호표를 받자마자 주문하지 않은 것, 그리고 테이크 아웃 모두 규칙 위반이라는 것이죠. 빕스 대방점은 이를 묵인한 것이구요.


빕스 샐러드바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1997스테이크 빕스 대방점 VIPS CJ

빕스가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나름 대기업인 CJ에서 운영하는 곳에서 19주년씩이나 됐다고 이벤트를 걸어놓고서 진행하는 과정이 불공평하고 원칙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10시에 도착한 제 손에 쥐어진 번호표에는 9시51분이 찍혀있질 않나(미리 뽑아뒀겠죠), 매장 오픈 시간부터 선착순 입점 기준으로 번호표를 준다고 하고선 그거 귀찮다고 미리 나눠줘서 번호표 받은 사람들이 나가서 자기 볼일 다 보고 오질 않나, 번호표 받고 바로 식사 주문해야 한다고 하고선 나가기 직전에 스테이크를 주문하질 않나, 게다가 포장해가질 않나. 정말 동네 편의점에서 행사를 해도 이것보단 공정하게 하겠네요. 이럴꺼면 기념 행사를 진행하질 말지. 입점할 때 제 앞의 20번대는 거의 전멸이더군요. 어짜피 19등에 못들었다고 그냥 싹 가버렸더라구요. 무슨 생각을 하면서 갔을까요? '나도 조금 더 일찍 와서 번호표 먼저 받고 볼일 보고 다닐껄' 이러지 않았을까요?


이건 빕스의 허술하고 불공정한 이벤트 진행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또 하나 눈에 띈 것이 있었어요. 바로 이벤트 당첨자들끼리 안면이 있다는 점. 대기하면서 같이 이야기하고 그러길래 일행인가보다 싶었는데, 나중에 들어갈 때 보니 각자 혼자왔더라구요. 궁금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클리앙에 '지점을 바꿔가면서 매일 가는 듯 하다'는 글이 보이더군요. 역시 제가 본 것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뭐 이거야 한번 참여한 사람은 다음 회차에서 제외된다는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빕스의 마케팅 효과가 떨어질 뿐이기에 굳이 신경은 쓰지 않습니다만 그냥 좀 웃겼다는 거.


관련 링크

빕스 선착순 19명 무료 이벤트, 가는 사람들이 매일 가나보군요 (클리앙)




빕스 샐러드바 19주년 선착순 이벤트 1997스테이크 빕스 대방점 VIPS CJ

이벤트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해서 억한 심정으로 이런 걸 쓰냐고 비아냥거릴 분도 있겠지만, 전 애시당초 어짜피 집 근처였고, 19등 안에 못 들면 그냥 돈 내고 먹으러 간 것이었기에 그 점에는 크게 연연치 않았습니다. 실제로도 세 명이서 식사를 하고 왔고. 하지만 이처럼 원칙이라곤 개를 줘버리고 이벤트를 진행하면 과연 누가 빕스를 신뢰할까요? 19주년 이벤트라고 해서 거창하게 광고하고 진행은 했지만, 이러한 광경을 지켜봐야 했던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니네가 에슐리한테 업게 1위를 내주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하느니만 못한 이벤트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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