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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례대표 2번 공천, 더불어민주당을 삼킨 정객의 노망

자발적한량 2016.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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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야망 드러내다


김종인 비례대표 2번 더불어민주당 더민주 이해찬 문재인 청년비례대표 공천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대표가 셀프 비례대표 공천을 하면서 원내 재진입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하려는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더민주 비대위는 지난 밤 심야회의를 통해 김종인 대표를 비례대표 당선 안전권에 배치하기로 결정했고, 김성수 대변인이 20일 이를 확인해주었습니다.


2016년 새해가 밝은지 2주가 지난 1월 14일.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삼고초려 끝에 지난 대선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에서 행복추진위원장을 역임했다가 승리 후 토사구팽 당했던 김종인을 전격 영입합니다. 그가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를 외친 덕분에 문재인은 경제 프레임에서 박근혜에게 승기를 빼앗긴 뼈아픈 경험이 있죠.


당시 김종인의 영입을 두고 문재인 대표가 비례대표 자리를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김종인 선대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문 전 대표 측에서 비례대표 2번을 준다고 해서 내가 핀잔을 줬다. '내가 비례대표 하나 제의한다고 거기에 따라갈 사람이냐'고. 그런 유치한 소리는 듣기도 싫다.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 대표, 2016년 3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김종인이 삼킨 더민주 


김종인 비례대표 2번 더불어민주당 더민주 이해찬 문재인 청년비례대표 공천

김종인이 영입된 이후 더민주는 빠르게 선거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문재인은 대표직을 사퇴하며 그런데 더민주는 비례대표 후보를 결정 지으면서 자신이 영입한 김종인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김종인은 선대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고, 국민의당과 더민주 사이를 저울질하던 박영선을 잡고, 정청래·이해찬·전병헌·문희상·유인태·이목희 등 중진들이 공천의 칼바람에 잘려나간 것을 비롯해 오늘 새누리당 3선 의원이자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던 진영 의원까지 영입하면서 오랜 정치 경력에 걸맞는 장악력으로 더민주에 자신의 색을 칠해나갔습니다.


많은 불만들이 터져나왔지요. 이해찬 의원은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으며, 많은 의원들이 재심을 청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비주류'로 불렸던 의원들의 암묵적 지지와 문재인 전 대표의 침묵 속에 김종인은 거침이 없었죠. 지난 11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는 '비대위의 의결로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후보자 선정 및 확정 방법을 달리해 실시할 수 있다'는 부칙을 달아 비례대표 후보 선출권도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맡겨졌죠.


김종인 비례대표 2번 더불어민주당 더민주 이해찬 문재인 청년비례대표 공천

비례대표 후보 확정으로 더민주의 선거 대비 태세가 끝나는 상황에서 나온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배정. 공식적으로 2번 발표가 나진 않은 상황이지만 1번에서 10번까지인 A그룹에 포함되어 있으니 당선권인 것은 확실한데요. 비례대표 1번이 여성에게 돌아가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번인 셈입니다. 여기서 김종인의 추잡한 정치적 속내가 드러나는 것이죠. 그동안 김종인 대표는 자신이 더이상 뭘 누리려고 욕심을 부리겠냐는 둥 바라는 게 있어서 왔겠냐는 둥 말을 늘어놓으며 사심이 없음을 강력하게 강조해오다가 돌연 자신에게 스스로 국회의원직을 셀프 선물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재미있는 것을 하나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제11~12대(민정당), 14대(민자당), 17대(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4선의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11대부터 14대까지는 전국구 의원이었고, 17대에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을 했다는 점입니다. 전국구 의원이 비례대표의 과거 이름인 점을 생각하면, 그간 김종인 대표는 국회의원 뱃지를 모조리 비례대표제로 들어간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 딱 한번 지역구 선거에 나갔던 적이 있죠. 제13대 총선 당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는데, 정치권에 처음 발을 내딛은 평민당 이해찬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네, 이번에 공천 배제를 당한 세종시 이해찬 의원 맞습니다, 하하.


당헌에 명시된 청년비례대표는 뒷전...본인은 100% 국회 입성 가능


김종인 비례대표 2번 더불어민주당 더민주 이해찬 문재인 청년비례대표 공천

더민주의 당헌 102조 5항을 보면 '청년, 노동분야는 해당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한 2명의 후보자를 우선순위에 안분한다'고 쓰여있습니다. 하지만 압축된 경선 후보 중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의 비서 출신이자 새누리당 의원실 근무를 했었던 김규완 후보가 논란이 되는 등 잡음이 발생하자 경선을 중단시켰죠. 현재 비례대표 명단에서는 정은혜 당 부대변인이 청년 비례대표 몫인데, 11번부터 20번까지인 B그룹에 속해있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눈에는 자신이 속한 1번부터 10번까지의 A그룹보다 B그룹이 우선순위로 보이나보네요.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1번부터 10번까지가 1그룹, 11번에서 20번까지 2그룹, 21번에서 40번까지 3그룹이다. 15번까지는 당선 안정권으로 예상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벌써부터 언론에서는 이번 제20대 총선은 '김종인의 선거'라고 규정하며 김 대표가 이번 선거 이후 당대표직에 도전하며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부터 시작해서 다음 대선에서의 '잠룡'으로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김종인 대표가 원내에 진입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민주 내에서 세력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김종인 대표가 당선권 끝 언저리 정도 번호를 배정받는다면 이번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기 위해 나선다는 결기라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선이 100% 확실한 2번이라...그건 결국 자신이 더민주로 들어온 것에 대해 개인의 사욕을 채우려는 것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김종인 비례대표 2번 더불어민주당 더민주 이해찬 문재인 청년비례대표 공천

김종인 대표는 영입 초 인터뷰에서 "총선 끝나고 새 지도부가 형성되면 비대위는 해산되고, 내가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면 그만"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승리 기준도 127석에 뒀죠. 그런데 얼마 전 인터뷰를 보니 이번 총선 목표로 107석을 제시하며 "이에 실패하면 당을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분명히 뉘앙스가 바뀌었죠. 포스팅을 마무리 지으면서 김종인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가는 게 100% 확실한 상황인데, 정말 만약에 107석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당을 떠나시는 거 맞긴 한건가요? 당을 떠나면 비례대표도 다른 사람에게 승계가 될텐데 말이죠. 아니, 애초부터 떠날 생각 자체가 없었던 거 아니셔요? 한 가지만 더... 현재 더민주 의석수가 107석인데, 선대위원장이 '비기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말하는 건 괜찮은 전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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