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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노땐스(신해철&윤상) - 달리기

자발적한량 2017.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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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곡 역시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곡입니다. 옥상달빛, SG 워너비, S.E.S. 등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오히려 원곡보다 유명해진 노래죠. 바로 '달리기'입니다. 노래가 S.E.S.의 곡인 줄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시더라구요. 하지만 위의 앨범 자켓에서 알 수 있듯 윤상과 故 신해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노땐스의 곡이 원곡입니다.

 

노땐스는 1996년 윤상과 신해철이 만든 일렉트로닉 듀오입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의 윤상과 '마왕'이라 불리며 파워풀한 이미지를 가진 신해철이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파격적인 뉴스였구요. 두 사람은 테크노와 일렉트로닉 음악이 무조건 댄스뮤직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땐스'라고 이름을 지어 앨범을 발표하게 되었는데요. 노땐스 결성 이전부터 테크노, 일렉트로닉 음악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며 공동 작업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노땐스 1집 '골든힛트'. 10곡이 수록된 앨범입니다. 타이틀곡인 '질주'만 두 사람이 공동작업을 했고(사실 원래 윤상은 자신이 작곡한 곡에 가사를 안쓰죠), 나머지는 각자 곡을 만들어와서 반반씩 앨범을 채워넣은 것인데요. 그래도 윤상의 곡인 '자장가'와 신해철의 곡인 '월광'은 두 사람이 함께 보컬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각자의 곡에 코러스를 넣어주는 정도의 합(?)은 맞췄습니다..ㅎㅎ 같이 방송출연도 했었구요. 또 하나 이 앨범의 재밌는 점 하나는 10번 트랙 '시장에 가면'. 분명 리스트에는 있는데 CD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곡 길이가 0:00인 곡(?)인데요. 사실 이 곡은 군사독재시절 음반에 건전가요를 무조건 수록해야 했던 것을 풍자한 것이었습니다.

 

여하튼, '달리기'는 2000년 윤상의 3집 앨범 'Cliche'에도 수록되었다가 2002년 S.E.S.의 5집 앨범 'Choose My Life-U'에 수록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이 곡의 원곡이 S.E.S.가 아니고 윤상의 곡이었다는 건 처음 이 노래를 들은 이후로부터 시간이 약간 지난 후였어요..ㅎㅎ

 

어렸을 땐 뭔가 벅참을 느낄 때면 이 노래를 듣곤 했습니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덤덤한 위로가 전해져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고 어느 순간 가사에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습니다. '일등이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이라는 것이나,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등과 같은 부분에서 알 수 있는 경쟁사회 속의 고통,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단 한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에 지겨울만큼 오랫동안 쉴수 있다는 것'이 상징하는 죽음. 결국 보통사람들은 이 경쟁사회 속에서 멈추지 못하고 힘들어하다 죽어야만 쉴 수 있다는 쉴 수 있다는 냉소적인 시선이 담긴 노래라는 것이죠.

 

따지고 보면 '달리기'가 수록된 앨범 전체적인 기조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 사랑노래가 아니면서 음울하고 반항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습니다. 1990년대말 데카당스한 세기말적 느낌을 풍겨오고 있죠. 타이틀곡인 '질주'만 봐도 무척 진취적일 것 같은 곡명과는 반대되게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암담함을 토로하고 있으니까요. '달리기'도 제목에서 예상되는 것과 그 가사 속 의미는...

 

여러모로 재밌는 곡입니다. 어렸을 땐 멋모르는 제게 경쾌한 분위기 속에 S.E.S. 누나들이 발랄하게 힘을 주는 듯한 노래였고, 이제는 윤상과 故 신해철의 목소리로 냉혹한 현실 세계를 들려주는 노래가 되었지만, 결국 전 지금 '달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재밌어요. 

 

 

오늘의 키워드

#노땐스 #신해철 #윤상 #Nodance #달리기 #S.E.S. #일렉트로닉 #테크노 #옥상달빛 #가요 #한국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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