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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비정규직(기간제) 김초원·이지혜 교사, 3년 만에 순직 인정된다

자발적한량 2017.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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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눈을 뜨고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포털사이트 다음에 들어가서 헤드라인에 올라있는 뉴스를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새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뉴스를 보기 위해 자리를 앉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10일부터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하고 있습니다. 더욱 신기한 일은 제도를 고친 것이 아니고 사람이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5월 15일 스승의 날입니다. 5월 15일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신일이기도 하죠. 저도 오늘 오케스트라 강의를 위해 방문했다가 학생들로부터 특별한 이벤트를 선물받기도 했는데요. 오늘, 무척이나 의미깊은 일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사망한 기간제 교사인 故 김초원(26)·이지혜(31) 씨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단원고 교사였던 두 사람은 참사 당시 자신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살아남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은채 학생들을 구조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인사혁신처에서는 '두 사람은 정교사가 아닌 비정규직 교사이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이 아니며, 그들이 하는 일도 상시적 공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들의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두 사람에 대한 일화를 기사로 접한 적이 있습니다. 故 김초원 교사는 사고 당일이었던 4월 16일이 생일이었다고 하죠. 생일 이틀 전 김초원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던 2학년 3반 학생 33명이 정성스레 편지를 써준 것을 비롯해 발견 당시 제자들에게 선물 받은 귀고리와 목걸이를 한 상태였다고 하구요. 故 이지혜 교사는 2013년 다른 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모집 때 서류 합격을 했는데, 교사·학생 모두에게 평판이 좋았던 이 교사를 단원고에서 남아달라고 붙잡았다고 합니다. 평소 몸이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갈 정도로 겁이 많은 성격이었는데도 참사 당일에는 누구보다 커다란 용기를 내어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고 하고요.




사고 당시 사망했던 정규직 교사들은 모두 순직 처리가 되었지만 이 두 사람은 순직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순직이 인정되지 않았던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정규직 교사의 경우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처리되지만 비정규직·기간제 교사의 경우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모두 2학년 3반과 7반의 담임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정규직 교사와 동일한 상시 근무에 해당하고, 교육공무원법 보수 규정에 따라 급여를 받고 있었습니다. 공무 수행 중 사망한 것이 명백한 사실이었구요. 자신들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조차 학생들에게 준 채 발견된 두 사람. 죽어서까지 차별을 당해야 했던 것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이것을 바로잡았습니다. 대선후보 시절 국민 공약이었기도 했죠. 문 대통령은 업무지시 4호를 통해 두 사람을 순직 처리 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故 김초원 교사의 유가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순직 처리를 지시했음을 알리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스승에 대한 국가적 예우,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하나뿐인 목숨을 희생한 의사자에 대한 예우. 이러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 국가의 품격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요? 어쩌면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 3년이나 지나서 이제 겨우 이루어졌습니다. 대통령이 마음만 먹고 움직이면 될 일을 너무 오래 끌었네요. 정말 '나라다운 나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하루였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문재인 대통령 #세월호 참사 #세월호 순직 #기간제 교사 #비정규직 차별 #스승의 날 #김초원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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