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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장희진 이보영 전어 논란으로 살펴보는 무분별한 갑질·적폐 몰아세우기

자발적한량 2018.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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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이며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집단지성센터 명예기자단으로 활동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자임을 밝힙니다. 굳이 이렇게 먼저 쉴드를 치는 이유는, 내용은 살펴보지도 않고 '무분별한 갑질·적폐 몰아세우기'라는 제목에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덤벼드는 극단적인 성향의 소위 '문빠'들을 위함입니다. 그들의 모습은 자기와 반대되면 무조건 '빨갱이'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박사모 등 태극기 집회 '틀딱'들과 다를 것이 없어진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포털사이트 다음·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는 등 네티즌을 뜨겁게 달군 논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보영 전어 사건' 혹은 '이보영 전어 갑질 논란'. 정말 별 것도 아닌 이야기가 이렇게 커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제는 정말 자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오늘 포스팅의 주제로 삼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7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장희진은 과거 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보영과의 에피소드 하나를 아래와 같이 언급했습니다. 

이보영과 식당을 가면 서비스를 엄청 받는다. 한번은 거제도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당시 전어철이었다. 그래서 제가 이보영 언니에게 전어가 먹고 싶다고 말했더니 언니가 가게 아주머니에게 전어를 서비스로 요구했다. 식당 아주머니는 '전어가 얼마인데 서비스로 달라 그러냐'고 핀잔을 주다 회를 다 먹어갈 때쯤 '몰라 뵙고 서비스를 못 드렸다'며 전어를 주셨다. 언니는 바로 오빠(지성)에게 전화해서 인지도 굴욕 에피소드를 털어 놓더라.


장희진, 2017.07.19.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中




그런데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네티즌들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지위 삼아 판매되는 것을 서비스로 요구했다"며 이보영에게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약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이보영의 소속사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는 "(장희진이) 프로그램에서 재미를 더하려고 본의 아니게 사실과 다른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 것"이라며 "방송 직후, 후배 배우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이보영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해명하는 한편 "배우를 향한 근거 없는 루머와 악성 댓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배우가 처벌을 원치 않았으나 촬영 중인 드라마(tvN '마더') 관련 기사에도 명예훼손 댓글이 게시돼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고, 장희진의 소속사 럭키컴퍼니는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 본의 아니게 방송 중 한 일화로 전한 부분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 더욱 더 반성하고, 앞으로는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가만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과연 이보영이 전어를 서비스로 달라고 한 것을 두고 '갑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보영이 "나 배우 이보영인데, 서비스로 전어 하나 안주느냐"는 식으로 자신이 배우임을 앞세워 전어를 달라고 요구했거나, 음식 값을 계산하지 않았다면 이는 분명 갑질에 해당될 것입니다. 마치 한동안 논란이 됐었던 '블로거지'와 같이 말이죠.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전어를 서비스로 주면 안되겠냐' 정도로 얘기를 한 것이 과연 갑질일까요? 시장에서 장을 볼 때, 특히 수산시장 같은 곳에서 회를 살 때 '서비스로 멍게 한 마리 얹어주시면 안되겠냐' '사장님 5천원만 깎아주세요' 등 흥정을 해보신 분 아무도 없으신가요? 저만해도 노량진수산시장을 갈 때마다 매번 흥정을 하기 마련이거든요.



해당 논란은 자신이 당시 횟집에서 일하던 직원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글을 올리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글쓴이는 "그 때 겨울이었는데, 그 테이블에 목도리 칭칭 감고 모자 쓴 여자분(이보영으로 추정되는)이 전어 한마리만 주문 가능하냐고 해서 4마리가 기본이라 안된다고 했다고 한다"며 "주문 받을 때 연예인이 있는 줄도 몰랐고, '내 딸 서영이'도 안봐서 몰랐는데, 다른 이모가 저 사람 연예인 같다고 해서 그 후 잘 봤다고 전어 4마리가 서비스로 나갔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즉, 애초에 전어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한마리는 주문이 안되서 그냥 넘어갔다가 후에 서비스가 나갔던 상황. 물론 이 설명대로라면 장희진이 라스에서 과도한 MSG를 뿌린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무리한 예능 욕심에 이야기를 부풀린 장희진의 언행은 분명 잘못되었죠. 하지만 장희진의 이야기대로라 할지라도 이보영을 갑질이라고 몰아세우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당시 해당 테이블에서 2~30만원 정도를 팔아주었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 매상이라면 전어 4마리 정도는 충분히 서비스로 나갈 수 있는 허용범위이구요. 무슨 랍스터 한 마리를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이야기가 나온 김에 서브로 한 가지 논란을 더 꺼내볼까 합니다. 그동안 TV홈쇼핑에서는 수입차만 판매가 허용됐었는데, 2016년 초 규제가 완화되어 오는 3월 23일부터 국산차도 TV홈쇼핑에서의 판매가 허용되자 현대자동차 판매노동조합이 국산차를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것은 적폐라고 규정하고 강력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대리점이나 영업사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적폐로 규정한 이유는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홈쇼핑 국산차 판매 저지를 위한 투쟁 방침을 세우는 한편 각 분회에 'TV홈쇼핑 국산차 판매를 저지하자'는 내용의 포스터를 배포한 상황. 이미 현대차가 영국과 캐나다에서 디지털 유통 형태인 '클릭투바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국내에선 소비자의 구매패턴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적폐가 아닐지 현대차 판매노조에게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되묻고 싶습니다.



적폐 청산 논란은 박근혜씨의 탄핵·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되었으며, 갑질 논란은 정확히는 짚을 수 없지만 대략적으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이후로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갑질 논란과 적폐 논란은 그만큼 대한민국 사회에 부조리가 만연하고, 도려내야 할 환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프로불편러들의 제 맘에 안들면 무조건 '갑질' '적폐' 몰아세우기는 정말 해결해야 할 갑질과 적폐를 청산하기도 전에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시켜 '이제 적당히 좀 하자'는 말을 나오게 할 것입니다. 수술 부위가 아닌 곳에 무턱대고 메스를 들이대는 꼴이니까요. 이러한 상황을 기다리며 기뻐하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진짜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와 '갑질'의 몸통들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이보영 #장희진 #이보영 전어 논란 #갑질 #적폐 #현대자동차 판매노조 #현대차 노조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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