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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현미 기자의 화장장 이용료 바가지 보도, 날강도가 따로 없네

자발적한량 2018.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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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세계일보 이현미 기자의 '단독' 보도로 올라온 '[단독] 외지인에 화장료 '바가지'.. 해도 너무해'기사. 제가 보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많이 본 뉴스' 란에 올라 있길래 읽어봤습니다. 기사의 요지는 화장시설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필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1곳을 제외하곤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데, 지자체 관내와 관외 이용자에게 받는 요금 차이가 최대 20배에 달한다는 것. 또한 이용요금이 지자체마다 다른데 정부 차원의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기사에 전 '기자가 자기 지역 아닌데서 상 당하고선 화장비 아까워서 부들부들 떠는 듯 합니다. 자기 거주지역 아니면 돈 많이 내는 게 당연하지. 혐오시설이라고 그렇게 반대 쳐해싸고선 똑같은 값에 쓰겠다? 에라이 날강도야'라고 썼습니다. 사실 제가 굳이 댓글을 달지 않았어도 베스트댓글 10개 중에 10개 모두 기자의 논지를 비판하며 오히려 더 올려받아야 된다는 주장들. 이쯤되면 정말 기자가 다른 지역에서 장례 치르고선 돈 아까워서 기사를 썼나 하는 의심이 합리적일 정도입니다. 이런 기사에 '단독'이라는 단어까지 쓴 세계일보의 수준이 한심하기도 했구요.




세계일보 이현미 기자가 차액이 가장 큰 곳이라고 지목한 경기도 성남시의 화장장을 살펴보죠. 성남시영생관리사업소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시설 이용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데요. 기자가 언급한대로 사망한 사람이 15세 이상의 지역주민(관내 거주자)일 경우 5만원인데 비해 관외 거주자는 100만원의 화장장 사용료를 받습니다. 정확히 20배 차이죠. 그 외에도 추모원 사용료가 관내 10만원, 관외 100만원으로 10배 차이.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전국 화장률은 82.7%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22년 전인 1994년의 20.5%에 비교해 4배가 넘게 증가한 것인데요. 핵가족화로 묘지를 관리할 사람이 없어지는 것을 비롯해 경제적인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화장을 선택하는 인구는 나날이 늘어가는데 비해 전국의 화장장은 불과 59곳. 특히 국민의 절반이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6곳 밖에 되질 않습니다. 갖은 이유를 대지만 결국은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 화장은 원하는데 화장장은 싫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가장 가까운 예로는 2013년부터 경기도 화성시가 건립을 추진하는 광역 화장장이 입지 선정 과정의 적법성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을 들 수 있죠?



화장장에 대한 님비현상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집 앞에 화장장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거기까진 좋다 이겁니다. 이렇듯 '필수시설'이자 '혐오시설'인 화장장을 건립하기 위해 주민들의 설득을 비롯해 수 많은 난관을 극복한 지자체가, 이를 포용해준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요? 이미 다 지어졌으니 은근슬쩍 같은 값에 이용하고 싶은 건가요? 이거야말로 딱 날강도 아니겠습니까?  


성남시는 관내 주민 조건을 전입일로부터 30일에서 6개월 이상으로 강화했고, 관내 외국인 등록자 및 거소자는 무조건 관외 적용하여 화장료 100만원을 적용하던 것을 관내 주민과 동일하게 인정하기로 하는 등 지역주민에게 보다 확실하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2017년 장사법 조례를 개정했습니다. 오히려 좀 아쉽네요. 관내와 관외 화장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을 두고 '바가지'라고 표현하는 기자같은 사람들의 정신을 번뜩 들게 해줄 목적으로라도 20배에서 50배 정도로 늘리지 않은 것이. 어디 여행 다닐 때 지역주민 할인 있는 곳은 손이 떨려서 들어가기나 하시겠어요?



기사에서 '화장 수요가 늘어난 만큼 모든 국민이 유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언급됐는데, 맞습니다.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죠. 마침 보건복지부에서 지역별 편차 해소를 위해 2022년까지 경기지역 23개를 포함 전국에 화장로 52개를 확충하는 '제2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정말 화장시설이 국민들에게 '필수시설'이라고 인식됐다면 지역주민의 반대 등에 굴하지 않고 정부에서 딱딱 장소 정해서 건설하면 되겠네요. 강남 한복판에도 짓고. 판교에도 짓고. 이현미 기자님, 20배가 넘는 이용료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기자님의 집 앞에 화장시설 하나 건립하는 거 어떠신가요?


오늘의 키워드

#님비 #NIMBY #화장장 #화장터 #세계일보 이현미 기자 #성남시 화장장 #화장 이용료 #화장장 사용료 #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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