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을 꿈꾸며/이탈리아

부실공사로 대접받는 유일한 건물, 피사의 사탑

자발적한량 2009.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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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피사의 사탑이죠. 피사에 도착하였습니다. 피사의 관광지는 한 곳에 모두 있기 때문에 딱히 돌아다닐 것은 없었습니다. 피사의 관광지는 두오모 성당이 중심이 됩니다.


 '기적의 광장'이라는 뜻의 '캄포 디 미라콜리'로 알려져 있는 두오모 성당 광장에는 유명한 사탑과 두오모 대성당, 세례당, 납골당 등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광장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서쪽의 포르타 산타 마리아를 통과해 도보 관광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라틴식 십자형 설계에 따라 건축된 화려한 두오모 대성당은 십자군 원정에서 포획한 약탈품으로 이루어져있으며, 1063년 건축가 부체토에 의해서 착공되었습니다. 성당 정문은 1602년 조반니 볼로냐가 설계하고 주조한 청동 문으로 교체되었다네요. 남쪽 수랑으로 나 있는 문에는 보나노 피사노가 제작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청동 패널화가 있습니다.


 두오모 대성당에서 반드시 감상해야 하는 것은 조반니 피사노가 1302년에서 1311년 사이 제작한 설교단 조각이다. 6개의 반암 원주와 5개의 지주로 지탱되며, 종교적인 소재의 우화적인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설교단을 장식하는 8개의 패널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리고 있죠.


 세례당은 1153년에 착공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2층 건물입니다. 상층부의 합각 머리와 작은 뾰족탑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특이한 돔이 건물을 덮고 있으며, 섬세한 조각이 돋보이는 4개의 출입문을 갖고 있구요. 세례당 내부는 지름 35m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앙에 있는 팔각형 세례반은 귀도 비가렐리의 작품입니다. 니콜라 피사노의 설교단 조각이 볼 만하다고 합니다. 들어가보진 않았지요..


 이탈리아 어로 '토레 펜덴테'라 불리는 피사의 사탑은 58m의 흰색 대리석 종탑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 탑이 종탑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찬사를 받을 만큼 아름다운 탑이지만, 또한 누구도 탑의 아름다움을 눈여겨보지 않죠. 기울어진 탑으로 너무나도 유명하기 때문에 탑의 종교적, 미학적 의미는 그만큼 가려져 있는 셈입니다. 1173년 보나노 피사노에 의해 착공되었으며, 135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비잔틴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진 6층의 원통형 탑입니다. 기울어진 탑 때문에, 건물의 층들이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피사의 사탑은 지어진 지 5년 후인 1178년부터 해마다 조금씩 기울어지기 시작해, 매년 1~2mm씩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100년이면 20cm까지 기울어지는 셈이네요. 따라서 수치상으로는 지어진 지 800년이 넘었으니 80내지는 160cm까지 기울어져 이미 무너져야 했을 것입니다.


 탑이 기우는 것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탑을 받치고 있는 충적토로 되어 있는 기초 부분이 건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건축가들은 사탑이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990년 일반 관람객에 대한 관람이 전면적으로 금지되고, 93년에는 지하에 녹슬지 않는 강철 케이블로 탑을 묶고, 기울어진 탑과 평형을 맞추기 위해 기초 부분에는 670톤에 달하는 납덩어리를 콘크리트로 싸서 심어놓았습니다.


 이런 작업이 효과가 있었는지, 1994년에는 탑이 9밀리미터 정도 일어섰습니다. 이 현상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1998년에는 강철 끈으로 탑을 묶었습니다. 2001년 측정 결과 기울어졌던 탑이 40센티미터 정도 원상 복귀가 되어 강철 끈을 제거했습니다. 이제 피사의 사탑은 사탑이 아니라 원래 대로 종탑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탑이 원래대로 세워졌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합니다. 어쩌면 지나치게 무거운 납덩어리를 땅 속에 심었는지도 모르죠.


 두오모 성당 쪽으로 가는 길에는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짝퉁'을 팔고 있습니다. 굶주림과 내전 등을 피해 이탈리아로 넘어온 사람들이지요. '교황의 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다시 쫓아내지 않고 받아주기 때문에 이탈리아로 많이 온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인들의 인종차별을 비난하면서도 자신들 역시 흑인들을 아무 이유없이 깜둥이라고 부르며 피하고 차별하죠. 범죄를 저지를 거 같다나요? 하지만 실제로 피사에서는 한 서양인이 한국인의 가방을 훔쳐 달아났는데 흑인들의 도움으로 도둑을 잡았던 일이 몇 번 있었다고 합니다. 가이드님께서는 피사에 오면 기울어진 종탑 보는 것보다 순수한 흑인들이 짝퉁이나 전통악기를 팔아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좋다고 하시더군요. T군도 스스로 반성해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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