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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대선 행보, 박근혜와는 다른 의미의 신중함

자발적한량 201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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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에서 그는 대선 출마 여부를 둘러싼 고민의 일단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책에서 안 원장은 국가 운영 전반에 대한 시각과 자신의 정책 구상을 소상히 제시했으나, 정치권 안팎의 최대 관심사인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전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현재의 정치권과는 너무나 괴리감이 있는 사람이지요. 권력을 위한 계략을 짜거나, 그 권력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움직임을 보이는 등(추적자 많이들 보시잖아요?)의 행동이 없지요. 그러한 사람이 제대로 이 정치판에 뛰어들 경우 현실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습니다. 그만큼 때가 묻지 않았다고 정리해두도록 하지요.



 하지만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고 요구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안철수 원장처럼 참신한 인물이야말로 현실 정치의 어두움을 밝게 만들어 줄 존재라 생각합니다. 또한, 서울시장 보궐 선거 당시 엄청난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미한 지지율을 보였던 박원순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뤄내 결과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한 것에 대해서 '대승적 결단력을 지닌 사람이다'라고 추켜세우기도 합니다. 그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살펴보았을 때 어느 후보 못지 않게 대선 후보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국민적 후보라는 판단을 하곤 하지요.






 또한 그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정치경험도 없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을 이유로 이미지적인 요소가 강한 안 원장이 이 판에 뛰어드는 것이 맞는 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 또한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부터 줄기차게 대선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이렇다 할 반응없이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는 그가 과연 대선 후보로 적합한지에 대한 얘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저는 안철수 원장을 두고 '우유부단'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는 뭐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만약 우유부단이 맞다고 하더라도, 수첩없이는 '어디 아프세요?', '그건 나중에' 등의 표현을 하는 분보단 최소한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서울시장과 대통령의 차이 역시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여 서울시장이 만만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구요. 지난 대선에서 CEO 출신이었던 문국현 후보의 실패사례도 있고, 대중들이 자신을 원한다고 하여 일단 덮고 보자는 식으로 뛰어드는 행동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현재의 대중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일명 '안철수 현상'. 왠만한 정치인이라면 꽤나 기세가 등등해질만한 수준인데요. 안철수 원장은 그러한 높은 지지율이 자신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표현으로 이를 모두 자신에 대한 지지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아주 냉철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남에게는 칼같고, 나에게는 두부같이 잣대를 들이대기가 참 쉬운데, 이 부분에서는 겸손함 문제를 떠나서 정말 제대로 상황 분석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요. 


 그는 자신에 대한 검증론이라던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부끄러움 없이 살려고 최선을 다했으니 이런 공격이 무서워서 할 일을 피하진 않을 것"이라고 하며 "중요한 것은 과연 내가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 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진정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면 대선에 뛰어들었을 때 발가벗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말 그대로 그동안 살아온 세계가 아닌 정치현장에서 자신이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아름다운 양보'를 보였던 안철수 원장이 이제는 민주통합당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게 해서 민통당 내 경선 흥행 대박을 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으로, 주변의 꼬임만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신기루일지도 모르는 오아시스에 뛰어가는 것보단 어찌보면 조금만 더 힘내서 걸다보면 나올 제대로 된 쉼터로 가는 것이 좀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이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에서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이번 대선이 되었던 다음 대선이 되었던, 행여라도 대선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안철수 원장의 행보와 판단을 존중합니다. 그의 입에서 5.16 군사정변이 쿠데타가 아닌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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