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기독교 이야기

개신교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너와 다름에 돌을 던져라?

자발적한량 201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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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할 개신교계가 앞장서서 차별금지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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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국회에서 26일자로 차별금지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현재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 등 51인(1903693), 민주통합당 최원식 의원 등 12인(1903793),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 등 10인(1902463)이 발의한 총 3개의 차별금지법안이 위원회 심사절차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그 중 가장 발의 인원이 가장 많은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 등 51인이 발의한 의안번호 1903693 차별금지법의 제안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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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활영역에서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前科), 성적지향(性的指向), 성정체성, 학력(學歷),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ㆍ예방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차별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함으로써 사회 모든 영역에서 평등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고 인간존엄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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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입법 배경

지난 14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한국에 부여된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 권고사항 70개 중 42개를 수용한 한국 정부의 인권상황 개선 의견과 워킹그룹의 보고서를 채택했는데요. 바로 여기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각국의 요구를 수용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국제기구가 차별금지에 대해 개별적으로 권고한 적은 많지만, 한국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입법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 사항은 이행에 강제성은 없습니다만, 국제무대에 한국 정부의 의지를 표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죠. 더구나 한국은 올해 임기가 시작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습니다. 국가별 정례인권검토는 4년 반에 한 번씩 유엔 인권상황을 상호 점검하고 개선책을 권고하는 제도로 2008년 도입됐고, 우리나라는 2017년 다시 점검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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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의 시작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 2000년대 초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법무부에서 2010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지만 결국 발의하지 못했죠. 기업은 나이와 학력 차별 제한 등으로 인해 채용을 제약받고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기독교계 등은 ‘성적 취향(동성애 등)’이 포함되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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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은 지난해 정부가 세운 5개년 단위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도 포함된 내용인데요. 정부가 이번에 채택한 권고사항에는 ‘모든 환경에서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 ‘정부의 입장과 다른 의견을 포함한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보장’ 등도 포함되어있습다. 다만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대체복무제 도입 등은 빠져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상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 당장 수용하긴 어렵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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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움직임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가장 반대를 하고 있는 쪽은 우선 개신교계입니다. 국가조찬기도회, 의회선교연합, 세계성시화운동본부,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성명에서 이들은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는 않는다(?)"라고 전제한 후 "성적 소수자의 인권도 보호되어야 하고, 법 테두리 안에서 적절한 보호조치도 강구하여야 한다. 하지만 동성애와 동성혼은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비윤리적인 행위이고, 헌법과 민법, 형법 질서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하며 정치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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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한 '한국 교계 동성애·동성혼 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여 전국에서 동성애·동성혼 입법 저지를 위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구요. 한국교회연합 역시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본래의 취지가 이 법안에 포함된 일부 조항들 때문에 또 다른 사회적, 종교적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법안 발의의 철회, 또는 재고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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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와 개신교계의 불편한 동거(?)

 우선 흥미로운 점은 평소 개신교계를 '개독'이라고 부르며 극심하게 혐오하던 일베가 개신교계와 함께 '차별금지법 반대'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신교계에서는 '성적 취향(동성애)' 문제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고, 일베에서는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문제에 대해서 반대를 하고 있죠. 허기사 일베에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여자들을 '김치년'이라고 부르며 '보빨', '보슬아치' 등의 단어를 써 욕하고, 전라도 출신들을 '홍어새끼'라고 비하하는 등 평소 거의 모든 행동이 '차별'로 점철되어 있는 일베에서는 통과되어서는 안되는 법임에 틀림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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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에 대한 법안 발의자들의 입장

민주통합당 최원식 의원실의 보좌관은 "유엔에서 권고했다. 반대하는 입장도 있지만 찬성하는 견해도 상당하다. 상임위 등을 거치면서 의견 조절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나타냈구요. 김한길 의원실의 관계자는 "반대자들이 너무 심각하게 반응한다. 논리적이지 못하지 않느냐. 동성애자 확산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민주당이 총선 때와 대선 때 어떤 정책을 냈는지 확인하면, 당의 입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김진표 의원은 "법안이 동성혼을 인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대로 통과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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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선 공통분모를 찾아보면 우리 사회에서 '차별'이라는 불평등·불합리한 상황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종교라던가 사상·정치적 성향 등 의견이 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 나가면 되고, 법안을 고쳐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금지법' 자체를 아예 올리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차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할지, 처벌 조항을 어떻게 둘지, 성적 취향 등 논란이 되는 부분을 어떻게 할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입법 과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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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의 왜곡, 오만한 시선

하지만, 일부 개신교계에서는 사실을 왜곡한 글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목사님 잡아가는 법'이라고 부르며, 이단·사이비를 비판하지 못하게 입을 막는 법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교리로 금지된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이를 넘어서 동성애를 조장하고 가르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의 글들이 교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유포되고 있는데요. 우선 과연 이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보기라도 했는지 의아합니다. 제대로 알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돌아다니는 왜곡된 글을 보고 발끈해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지요. 최소한 자신만 알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장을 할 때에는 그에 대해서 알아보려는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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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당신의 자식이 전라도 목포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직이 되지 않는다면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과연 당신의 딸이 여자라는 이유로 임신을 하자마자 회사에서 해고당하면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과연 당신의 손자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똑같은 편의점 알바를 하고도 임금을 절반 밖에 못받는 다면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과연 당신의 딸이, 당신이 이혼을 하여 한부모가정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과연 당신이 고졸이라는 이유로 대졸인 후임자가 먼저 승진을 했다면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과연 당신이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로 연말 보너스가 안나온다고 하면 '차별'이 아니라고 말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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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불이익을 받을 때는 입에 개거품을 물고 달려들면서, 현재의 개신교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사람들이 정말 '예수님'을 닮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예수님께서 막달라 마리아에게 여자라는 이유로 '불결한 여자여, 저리 꺼져라'라고 말씀하셨나요? 소경 바디메오에게 '어디 눈먼 주제에 나를 만나려 하느냐'라고 말씀하셨나요? 베드로와 같은 어부에게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어부 따위가 나를 따를 수 없다'고 말씀하셨나요? 예수님께서는 힘없고 가엾고 약한, 사회의 소외계층과 약자들을 위하셨습니다. 그 당시 그러한 그들에게 율법을 앞세우며 돌을 던지고 정죄하려 했던 이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게 만든 바리새인과 사두개인과 같은 율법주의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과연 누구를 선택하셨나요? 연약한 자들에게 '율법'을 들이대며 '너는 죄인!', '너는 지옥!'을 외치는 자들이었나요, 아니면 죄를 짓고 흠이 많은, 의지할 데 없는 자들이었나요? 현재 개신교계의 수많은 자들에게서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의 모습이 투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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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8장 5-13절에 나오는, 예수님께서 로마 백부장의 하인을 치유한 이야기. 이 이야기에서 백부장이 치유를 부탁한 소년은 남자 애인을 뜻하는 그리스어 'pais'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백부장이 자신의 하인을 말할 때는 'doulos'라는 단어를 사용했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pais'를 치유시켜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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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를 옳다고 인정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애 문제는 알면 알수록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동성애적 성향을 가진 사람도 있는가 하면, 자신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게 된 사람도 분명 존재합니다. 개신교에서 무조건 이들을 정죄하고 손가락질하기 보다는, 그 상황에 대해 긍휼함을 갖고 중보하며 끌어안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개신교계에서 그토록 동성애에 대해 반대를 하는 에너지를 그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데 사용하지 말고, 그들을 끌어안고 인도하는 데 사용하라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자비와 정의에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예수가 철폐했던 율법의 종교가 되었음을 선포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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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과 이 글에서 일치하는 바를 미리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약자를 사랑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개신교가 앞장서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개신교계가 '차별금지법'에서 성적 취향을 이유로 반대하는 논리대로라면, 예수님께서는 안식일법과 제의법 등 교리를 어긴 일개 '죄인'에 불과하다.

-모든 죄를 사하고자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율법으로 다시금 십자가에 못박는 행위이다.

2. 문자주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성서관과 해석

-레위기 18-20장 '성결법' 등 성경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대로 쏙쏙 뽑아 지킬 것은 지키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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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 지으면서 이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정치적인 부분이 아닌, 종교적 관점에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최영실 성공회대 교수가 쓴 '성서를 통해 본 차별 금지법’이라는 글이 있어서 차별 금지법을 반대하시는 개신교인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덮어놓고 그냥 무조건 반대만 해대는 무뇌아적인 사람들에게는 기대하지 않지만, 진정 뜻있게 반대하는 개신교 신자분들과는 이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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