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파워블로거 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으로 파워블로거? 부끄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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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말, SBS에서 파워블로거에 대한 보도가 나오며 그야말로 '블로거'에 대한 욕이 곳곳에서 쏟아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블로거가 벼슬인 듯 행동하는 '미꾸라지'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짧은 글을 하나 썼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블로거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상황이 생겨서 이에 대한 글을 준비하던 중 네이버 블로거이신 '신제갈량'님이 저와 같은 사안을 두고 글을 쓰신 걸 보고 자극을 받아 본격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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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거 신제갈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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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방문자수를 내 맘대로 조작한다? '작은파워블로거'의 '작은자동방문(T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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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어떤 블로거 분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블로그 방문자수를 조작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요. 그 주인공은 바로 '작은파워블로거(해당 사이트 바로가기)'.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어뷰징 글을 잡아내는 기능과 '작은자동방문(TAV)'라는 이름의 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해서 많은 블로거들에게 방문자수 조작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방문자수 조작은 대체 왜...?' 라는 궁금증이 생기겠죠. 이에 대해 배포자인 '작은파워블로거'는 프로그램 소개 도중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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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파워블로거가 말하는, '일방문자수에 연연하는 문화를 고치자'는 취지까진 이해하겠는데, 세태가 그렇다고 해서 그럼 '조작을 통해 일방문자수를 다 올려버리자. 파토아니냐' 이런 태도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요. 제 눈에는 자동방문 프로그램 판매업자(전 이런 프로그램을 구경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보다 이런 사람이 더 이쪽 생태계에 위험해 보입니다. TPB와 TAV가 불필요해져서 사라지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궤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게 제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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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TAV) 작동시켜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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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는 친절하게도 윈도우·리눅스·맥용을 각각 배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 한번 작은파워블로거를 건들면 X되는지 보죠.(페이지 설명에 친절히 그리 써두셨더군요. '작은파워블로거를 건들면 X되는거예요') 자, 우선 조작이 가능한 것은 네이버 블로그로 국한됩니다. 티스토리는 여기에 포함이 안되서 다행인건지, 블로그로 쳐주지도 않아서 불행인건지 모르겠지만요. 작동방식은 무척이나 간단합니다. 보시는대로 네이버 아이디를 입력만 하고 '자동방문 시작하기'를 누르면 끝입니다. 일방문자수 제한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있군요. 1월 4일 오전 3시 56분 현재 1,094명이 사용중인 '작은자동방문' 불철주야 노고가 많으십니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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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는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1월 4일 오전 4시 00분 현재 투데이 7, 토털 992입니다. 또한 한달에 30명 남짓 들어오는 상태죠. 포스팅은 단 1개, 티스토리 블로그 링크 안내 글만 있을 뿐입니다. 정확히 4시 30분까지 30분 돌려본 결과 112명이 되었습니다. 시간을 비례해 계산해보면 프로그램을 24시간을 돌렸을 때 일방문자수 5,040명이 되겠네요. '신제갈량'님 계산으로는 2만 명 가량 나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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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파워블로거'의 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을 두고 벌어진 블로거들의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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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거 하나. 원래 프로그램 실행창에는 현재 'TAV'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수 옆에 해당 블로그가 당일 몇번의 자동방문을 발생시켰는지도 표시가 됐었습니다. 일각에서 '역으로 상대 블로그에 써서 안쓴 사람도 쓴것처럼 나오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프로그램의 악용 소지가 논란이 됐죠. 이와 함께 또 다른 한쪽에서는 '난 프로그램을 돌린 적이 없는데, 돌렸다고 나온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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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경우 2가지로 나눠볼 수가 있겠습니다. 첫 번째, TAV가 신뢰성이 없다. 두 번째, 조작 논란을 피하기 위해 '피해를 당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세 번째, 남이 악의적으로 돌렸다. 하지만 마지막 세 번째는 과연 굳이 자기 컴을 켜두고서 다른 사람 방문자수를 올려주는지, 그럴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었죠.(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해당 프로그램 제작자에게 '자신의 블로그에 누가 TAV를 돌린다'며 제보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제가 네이버 블로거가 아닌 관계로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혀를 차며 지켜보는 상황이기도 했고, 예전에 이 프로그램을 비난했다가 오히려 몇몇 블로거들에게 '취지를 읽고서 하는 소리냐' '뭐가 문제냐'는 식의 반격을 받았던 적이 있던 지라 멀찌감치서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은파워블로거'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위와 같이 글을 하나 올립니다. 이 글을 본 후 전 드디어 폭발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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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페이스북은 몇몇 블로거들이 모여 있는 페이스북에서의 대화 내용입니다. 전체 공개된 카페가 아닌 관계로 덧글 내용 중 저를 제외한 이름과 사진은 비공개 처리합니다. '기승전 네이버'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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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짜피 조작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방문자수를 의미 없게 만들자 vs 취지가 좋다고 하여 조작이 용인되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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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의 댓글 대화 중 '작은파워블로거'의 방문자수 조작을 옹호하시던 블로거 분께서 '작은파워블로거가 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을 유포하고자 하는 취지에 대해 참고하라'는 취지로 2012년 당시 '작은파워블로거' 개발자의 인터뷰 내용을 링크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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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보기 귀찮은 분께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블로그 어뷰징(개인 또는 프로그램이 다수의 계정을 이용해 댓글, 공감 등을 조작하는 것)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고, 약자인 건강한 블로거들이 어뷰징 활동 블로거들을 혼내주길 바라는 의미에서 '작은파워블로거'를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방문자수 조작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인터뷰 이후 개발됐거든요. 저도 이 인터뷰 당시에서 멈췄다면 응원했을텐데 말이죠. 갑자기 드래곤볼이 생각나네요. 바비디랑 마인부우가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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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 사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맨 마지막에 적은 글이었습니다. 그 내용만 따로 옮겨봅니다.

수능을 생각해봅시다. 수학능력평가시험이 그 사람이 대학에서 필요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가려줄 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분명 놓치는 점들이 많죠. 그래서 대학들은 세월이 흐를 수록 여러가지 대안이 될만한 평가방법을 만들어 내고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능점수가 무력해지는 것은 절대 아니죠.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그 위력은 남아있습니다.

방문자수는 수능점수와 같습니다. 업체들로 하여금 가장 눈으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평가방법이죠. 하지만 위에서 말씀하셨듯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업체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자신들이 방문자수로만 체험단을 선정하다가 아무리 방문자수가 높아도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점차 다른 방안들을 만들어나가겠죠.

수능이 한 학생의 입시를 결정짓는 것에 대한 문제성은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또한 족집게학원을 다니며 애초에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학생도 있고, 수능날 컨닝에 성공해서 점수를 더 높게 받는 학생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 현재의 질서를 거부한다!' 이러면서 '안 걸리면 되지 뭐' 식으로 컨닝을 하는 등 부정행위와 편법을 저질러서 정당하지 못한 수능점수를 받아낸다면? 그것이 과연 '으구 잘했다 궁디팡팡' 해줄 일인가요? '임마 남이 디지몬 카드 훔쳐왔다고 자랑하는 거 보고 니도 가서 훔치면 너도 도둑놈 되는거야 임마' 하고 따끔히 혼내고 그러지 말라고 해줘야죠.

우리 블로거들 역시 방문자수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것이 옳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수많은 방문객수를 기록하고 있는 파워블로거(전 네이버에 이게 '계급'으로 존재한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제가 말하는 건 말그대로 영향력 있는 블로거를 뜻하는 일반명사입니다)도 있고, 컨닝볼펜, 컨닝안경과 비교할 수 있는 자동방문 프로그램을 사고 파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엄연히 그들은 극소수입니다. 수능시험이 맘에 안든다고 해서, 방문자수로 평가하는 현재가 불만이라고 해서 컨닝을 하고, 조작을 하고...어떤 궤변을 갖다 붙여도 이건 비판받을 행동이라는 겁니다. 취지에 대해선 분명 공감합니다. 모두가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취지가 자동방문 프로그램이라는 결과로 귀결된다면? 글쎄요. 나치며 K.K.K.며 이 세상에서 악으로 규정된 대부분의 상황의 취지는 의외로 건전하며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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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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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정리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봤습니다. 블로그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요. 2008년 1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갈증을 느껴 블로그 '기묘한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관심있어하는 정치·사회 분야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제 전공인 음악 관련 이야기도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맛집 이야기도 하고 싶었죠. 결국 제 블로그는 시사, 여행, 맛집, 음악, 영화 등 잡식성 블로그 '토털로그'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체험단 같은 거 알지도 못했다가, 저 역시 체험단을 알게 된 이후로 간간히 (주로 음식점 리뷰) 체험단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매번 글에 제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리뷰를 한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솔직하게 쓰고 있습니다. (일례로 리뷰에 '초심을 잃었다' '회가 말랐다' '정가에 먹긴 아까우니 쿠폰 사용 등을 추천한다' 등의 혹평을 남긴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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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체험단을 종종 한다고 해서 이게 제 블로그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쓴 글들을 한 곳에 모아놓기 위해 하는 블로그인데, 그냥 오래하다보니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방문객 수도 늘어난 것일 뿐(글이 쌓였으니 당연한 결과일 듯 합니다), 굳이 방문객 수도 연연하지 않고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방문자 수로 굳이 따지자면 저보다 차고 넘치는 분들 수도 없이 많죠. 그냥 소일거리 삼아 마음에 드는 체험단이 있으면 신청해 선정되거나 의뢰가 오면, 양심에 따라 리뷰할 뿐. 체험단 리뷰는 제 블로그가 차고 있는 악세사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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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방문자 수에 연연하고, 이러한 현상이 '방문자 수 조작 프로그램'이라는 괴물이 탄생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할까요? 네이버 때문에? 마케팅 업체 때문에? 글쎄요. 전 굳이 화살을 남에게 돌릴 것 없이 우리 '블로거'들 때문이라고, 우리가 자정작용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체험단은 결국 포스팅을 하는 조건으로 물품 혹은 식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습니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되서 블로깅의 목적이 '나의 목소리를 내고, 나의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단을 해 무언가를 제공받기 위해서' '영향력있는 파워블로거(혹은 네임드)'로 변질되는 순간 마귀가 씌여서 '내가 선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 '체험단 대부분이 방문자수 X천명 이상이네?' -> '왜 난 자격조차 없는거지?' -> '어라, 조작 프로그램이 있네. 남들 다 한다는데. 쟤도 사실 하고 있을지 모르잖아. 뭐 어때. 다 하는데'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착실하게 글을 쓰며 양질의 컨텐츠를 차근차근 늘려갈 생각보다 '어떻게 하면 꼼수로 결과물 한번 지대로 보여줄까' 이거 아니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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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방문자수를 조작하는 것에는 이에 대한 피해의식이 저변에 깔려있고, 방문자수=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네이버가 문제라구요? '방문자수 몇 명 이상' 등의 조건을 거는 업체가 문제라구요?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체험단 못하면 블로그 하는 의미가 없나요? 그래서 조작을 해서라도 체험단에 뽑히고 싶나요? 혹은...'조작'이라는 방법으로 현재 생태계에 돌을 던지는 '정의의 사도'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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