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기독교 이야기

'박근혜 탄핵 반대' 선두에 선 기독교(개신교), 십자가 부끄럽지 않나

자발적한량 2017.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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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가 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귀를 하나님께 비오니...

역대 대통령들, 흠 없는 사람이 어디 있었으며, 잘못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보톡스 안 맞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마늘주사 안 맞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오늘 모두 자신을 돌아보고 함께 하고 협력하고 사랑하여 남과 북을 통일하고 이 민주주의 국가를 이 땅에 정착시킬 수 있게 하시고… (후략)

위의 기도문은 14일 오후 종로구 대학로에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주축으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서 문제선 예루살렘교회 목사가 하나님에게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을 청하는 기도문 중 일부입니다. 문제신 목사는 예장합신 총회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이단으로 규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바 있는 목회자입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을 촉구하는 집회의 본집회가 열리기 전 개신교 단체들이 사전집회 차원에서 기도회를 연 것인데요. 참가자들이 '주여!'를 삼창(자신들이 처한 역경 등에 대해 부르짖는 의미)하며 시작한 이 기도회에서는 그야말로 천태만상이 벌어졌습니다. 위에 소개한 문제선 목사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박 대통령도 용서하고 죄를 묻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기도를 했고, 이승현 평강제일교회 목사는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쿠데타에 쫓겨났다가 다시 왕위를 되찾은 것을 박근혜 대통령에 대입시키기도 했죠. 다음은 이승현 목사의 기도문 일부입니다. 아, 여기도 소개를 해야죠. 평강제일교회 역시 지난해 예장통합 총회에서 이단 특별사면을 받았다가 일주일 만에 철회를 당한 곳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나의 원통함을 굽어살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왕으로 다시 세우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도할 때에 하나님께서 박근혜 대통령을 다시 복귀시켜주실 줄로 믿습니다. 기도하십시다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미리 준비된 성가대복을 입고 찬송가 338장을 불렀습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찬송가일텐데요. '마귀들과 싸울지라 죄악 벗은 형제여'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찬송가에서는 '악한 적병' '고함 치는 무리' '흉한 적군' '무섭고도 더러운 죄' 등에 맞서 용감히 싸우라는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결국 대입시켜보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촛불을 든 시민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마귀' '악한 적병' '흉한 적군'으로 담대하게 싸워 승리해야 할 대상이 되네요. '태극기가 휘날리면 촛불은 꺼진다'고 쓰여있는 그들의 현수막이 군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이날 개신교인들의 기도회의 클라이막스는 동성중학교 앞에서 이화사거리까지 4개 차로를 점거한채 나무로 만든 대형 십자가를 목회자를 비롯한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 둘러메고 행진을 한 것입니다. 십자가 퍼포먼스는 지난 2006년 사학법 개정 반대 집회에서 목회자들이 바퀴달린 십자가를 끌어 비웃음을 산 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았네요. 십자가를 메고 걷는 것은 기독교인들에게 예수님의 고난과 희생을 떠올리게끔 하는 신앙의 핵심과도 같은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과연 골고다 언덕을 향해 가시 면류관과 십자가를 지고 걸어갔던 예수 그리스도가 2017년 1월 한국에서 이러한 모습으로 다시 보여질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다수의 개신교는 진심을 숨기고 있을 수도 있다

기독교인들, 아니 이렇게 말하면 엄한 천주교까지 싸잡히니까..개신교라고 특정짓겠습니다. 왜 개신교를 두고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 나오는지, '개독' '먹사'와 같은 단어가 등장하면서 욕을 먹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런 뉴스가 터져나올 때마다 개신교들이 언제나 들먹이는 것이 바로 '소수 드립'입니다. 저런 사람들은 극히 일부다..이런 논리인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탄핵에 찬성해서 모인 촛불집회 참가자도 국민의 2.5%인 100만 명입니다. 일부 국민이죠. 만약 저들이 개신교의 일부라면, 정상적인 다수에 의해 잘못을 비판받고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할텐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죠.

저들이 이단 판정을 받았건, 이단 논란이 있건, 이단이 아니건 간에 수 많은 이들의 눈이 주목되어 있고 전 국민이 언론을 통해 지켜보는 집회의 현장에서 개신교를 자처하고 하나님을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의 복귀를 청원하며 '마귀와 싸워 승리하자'는 찬송가를 목청껏 부르며 전투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그나마 사드배치, 故 백남기 부검 영장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습니다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저들이 쏟아내는 발언에 대해서 아무런 의견도 없는 건가요? 

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에서는 지난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할 무렵 이를 덮기 위한 얄팍한 술책으로 꺼내는 개헌 카드에 대해 "대통령의 용단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한다"며 딸랑딸랑 방울을 흔들어댔죠. 그 외에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 등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지지 성명을 발표해왔구요. 한기총 전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CBS 맞장 TV 토론에 출연해 "성경에서는 왕과 대통령같은 지도자에게 항변하지 말라고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정권 퇴진 운동가 종북 종교인들의 음모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구요. 이렇듯 한국 개신교는, 특히 한기총을 필두로 하는 보수 개신교단은 독재정권과 그 권력에 빌붙어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만약 개신교계에서 현장의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 확고한 반대 의지가 있다면, 무척이나 발끈했겠죠.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지 말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들은 침묵합니다. 사실 그들이 직접 말하고 싶으나 눈치가 보여서 하지 못한 것을 대신 해줘서 내심 좋은 것 아닐까요?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사들에게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수십년간 양육을 받아온 성도들 역시 머릿 속에 박혀 있는 것입니다. 집회(데모)->종북세력->사탄, 미국->아멘(?)->우리의 동맹국->아멘(?)과 같은 논리의 흐름으로 말이죠. 언제든지 목사가 강대상에서 한 마디 던져주면 사고회로가 작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신자들, 많을 겁니다. 그게 순종이라고 들어왔으니까요. 목사님들이 언제나 외치는 구절 아닙니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삼상 15:22)'

'개독 먹사'들에게 마지막으로 십계명에도 나오는 한 구절 선물하고 오늘의 포스팅 마칩니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출20:7)

P.S) 정말 신기하죠? 왜 그렇게 박근혜 주변에는 이단 혹은 사이비로 지정이 됐거나 논란이 됐거나...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들이 많이 연관될까요? 최태민의 영세교부터 시작해서...과거 MB와의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를 노골적으로 지원했던 신천지, 청와대 비밀문건 보도로 핫했던 통일교, 그리고 오늘 집회에 참석한 평강제일교회와 문제선 목사의 예루살렘교회(이 경우는 논란은 있지만 이단으로 지정된 바는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생에 바알의 제사장이라도 했던 것일까요? 혼이 비정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지 걱정됩니다..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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