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홍준표 인터뷰 막말&삿대질 논란, 내가 보고 있는 게 SNL 아니지?

4월 4일, 어제였죠. JTBC 뉴스룸에서는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홍준표 후보를 인터뷰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그동안 본 인터뷰 중에 역대급으로 감명깊게 본 인터뷰라 소개를 안할 수가 없네요. 지금 보고 있는 것이 SNL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친박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오랜만에 만나가지고 좋은 이야기하지 뭘 자꾸 따져사요.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편하게 물어보라" "옆에서 얘기하면 볼 수 있는데 떨어져 있으면 볼 수가 없다"며 대뜸 '손석희 대본설'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이후 손석희 앵커의 시선이 아래로 향하자 "보고 얘기하잖아. 보지 말고 하지 말아야지. 작가가 써준 거 말고"라며 반말까지 시전. 손석희 앵커가 "준비된 질문을 드리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질문도 드리는데, 그런 말씀을 자꾸 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자 또 다시 "그 밑에 보지 말고"라며 웃으며 얘기했죠.

국민의당 대선 후보인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에 대한 질문에서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2중대 아닙니까"라고 말한 것은 애교 수준이었구요. 다음으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대해 '무자격 후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손석희 앵커가 홍준표 후보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답변을 하게 되면 자꾸 기사만 생산하게 된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는데, 대뜸 "지금 손박사도 재판 중일걸요? 그렇죠? 손박사도 재판 중인데, 거꾸로 방송하면 되냐 내가 물어보면 어떻게 이야기 하시겠습니까?"라며 삿대질과 함께 발언을 했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이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며 재차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는 조선일보에 인터뷰를 했다는 것을 밝히는가 싶더니 갑자기 다시 "손박사도 재판받고 있으면서 질문하면 안되지"라며 또다시 그 놈의 삿대질과 반말... 손석희 앵커도 약간 욱했던 건지 "제가 지금 재판받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홍 후보께서 쉽게 말씀 얘기는 아닌데요. 그렇다면 제가 방송할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말씀이십니까?"라고 정색을 하며 물어봤습니다. 그제서야 홍준표 후보는 "아니, 내가 싸우려고 하는게 아니고..."라며 꼬리를 내리더군요. 자꾸 조선일보에 인터뷰한 거 찾아보라는 말만 반복하니까 결국 손석희 앵커는 "인터넷에서 자꾸 찾아보라고 하면 제가 인터뷰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한 마디 던지죠.

다음에 한 번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다는 손석희 앵커의 말에 무척이나 기다렸다는 듯이 "멀리 떨어져서 들리는 소리가 웅웅 거리고 그래서 다음에 한번 JTBC 뉴스룸에 불러달라. 부르면 온갖거 물으면 다 이야기하겠다"며 반색했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은 큰 불편을 안느끼는 것 같은데 유독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한 마디 날리며 인터뷰가 마무리 됐죠.

이번 손석희 홍준표 인터뷰 논란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문재인 홍준표 삿대질'인데요. 평소 온화한 분위기로 상기된 표정을 좀처럼 보기 힘든 문재인 전 대표가 꽤나 감정이 상한 표정으로 악수를 청하는 홍준표 지사에게 삿대질을 하는 모습이 나돈 적이 있죠. 이때가 2015년이었는데, 경상남도에서 무상급실을 거부하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후보가 토론을 벌였죠. 대화를 끝내고 나가면서 "빚이 많아가지고..."라고 너스레를 떠는 홍준표 지사에게 "거 무슨... 무상급식 돈을 딴데 쓰겠다고 해놓고..."라며 한 마디 하는 모습입니다. 네티즌들은 문재인 전 대표의 심정을 알 것 같다는 반응이 대다수. 홍준표 후보님, '한국의 트럼프'로 컨셉 정말 잘 잡으셨어요. 어울리십니다. 다만 결과가 같지 않을 것 같아서 좀 유감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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