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을 꿈꾸며/대한민국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섬등반도(바람의 언덕)와 가거도 여행의 시작

자발적한량 2019.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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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가거도 여행 첫번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1)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섬등반도(바람의 언덕)와 가거도 여행의 시작

(2)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가거도 등대(백년등대)와 동개해수욕장(몽돌해변)


서울에서 목포, 그리고 목포에서 가거도 가는 길

간만에 떠나는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호남선KTX를 타보기는 처음. 용산역에서 오전 5시10분 첫 열차를 타고 목포로 향했습니다. 배 시간 때문에라도 전날 목포에 도착해있지 않거나 개인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7시28분에 도착하는 이 열차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게다가 청소년 드림, 힘내라 청춘 등 할인을 이용할 수도 있으니 좋죠. 저 같은 경우는 40% 할인(52,800 -> 31,700)을 받았어요. 그나저나, 용산에서 목포까지 2시간18분 만에 도착한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긴 합니다. 본격적으로 두근거림을 느끼기도 전에 목포역에 도착,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택시타고 5분 정도면 도착하더군요.


참, 제가 향하는 목적지는 가거도입니다.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해 약 4시간이 소요되는 곳이죠. 가거도를 가는 배는 목포항에서 오전 8시10분, 하루 1대 있습니다. 제가 첫 열차를 타고 서둘러 온 이유이기도 하죠. 아참, '힘내라 청춘' 할인으로 KTX 40% 할인을 받았다고 했죠? 가거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바다로'를 이용해 50%를 할인받았답니다. 요 할인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ㅎㅎ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를 해둔 터라 동양고속훼리 사무실에 가서 티켓을 수령했습니다. 출발 10분 전까진 승선해야 하니까 8시까지는 배에 오르셔야 해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적한 여객터미널 내부. 지금쯤이면 이때보다 훨씬 북적거리겠죠?


제가 탄 유토피아 호. 가거도까지는 (주)남해고속과 동양고속훼리(주)가 격일로 운항을 합니다. 제가 탄 유토피아호는 360명 정원의 초쾌속선으로 목포에서 출발해 비금/도초, 다물도, 흑산도, 홍도, 상태도, 하태도, 만재도를 지나 가거도에 도착하는 여정이었죠. 그렇게 도착한 배가 다시 가거도에서 승객을 태우고 오후 1시에 목포 방향으로 출발하더군요. 오는 동안 용산에서 출발해 아직 배가 좀 고픈 상태라 배에 탑승해 컵라면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전 멀미를 하지 않지만, 멀미가 심하신 분들이라면 공복 상태는 피하시는 것이 좋아요. 배에 타고서 둥구펜션 사장님께 무사히 출발했다고 연락도 드리고.


배 안에서는 유리창 코팅 때문에 푸르딩딩하게 사진이 찍히더라구요. 배는 1·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멀미가 좀 있으신 분들은 1층으로 티켓팅을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나저나, 시야에 정말 섬은 물론 자그마한 암초 하나 안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보는 게 몇 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덴마크에서 노르웨이로 가는 페리를 탔을 때 본 것이 마지막인데... 아주 깔끔한 수평선을 다시 만나게 됐군요.


역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내리는 섬은 흑산도와 홍도였습니다. 배가 한번씩 접안할 때면 선원들이 매우 분주히 화물들을 내리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창 밖이나 보면서 잘까 하다가 4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기 살짝 좀이 쑤셔서 이때 가끔씩 나가서 바깥 바람 좀 쐬었습니다. 쾌속선인지라 항해 중에는 외부에 나갈 수 없거든요. 날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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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랜 항해 끝에 가거도에 도착했습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일제강점기 시절 소흑산도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8년에서야 다시 원래 이름을 찾았습니다. 어르신들 중에서는 아직도 소흑산도라고 부르는 분들 계신데, 가거도로 불러주세요! 대한민국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입니다. 워낙 육지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6·25전쟁 당시 전쟁이 끝나갈 때쯤에서야 전쟁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우는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말도 있을 정도죠. 물론 중국과의 직선 최단거리가 385km이기에 그럴 리는 없겠죠. 하지만 간혹 중국 로밍이 뜬다고는 하더군요. 


홍도를 풍광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여성미를 갖춘 섬으로 표현하자면, 가거도는 굵고 힘찬 남성미를 풍기는 자연을 갖춘 섬이라고 표현할 수 있죠. 이 작은 섬에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해발639m)이 있고, 섬 전체가 절벽으로 이루어져 가파른 해안선이 절경을 이루니까요. 

가거도는 크게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로 나누어 집니다. 그 중 위 사진에서 보이는 1구 대리마을은 가거도의 관문인 가거도항(대리항)이 있고, 각종 행정기관과 식당, 민박 등이 몰려 있죠. 그래서 가거도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1구에서 숙식을 해결하곤 하죠. 저도 마찬가지로 1구에 위치한 둥구펜션을 예약해뒀습니다. 둥구펜션을 예약해둔 이유는 차차 하나씩... 둥구펜션 사장님께서 배 도착시간에 맞춰 픽업을 나와 주셔서 편안하게 도착했습니다. 



가거도 여행의 아지트, 둥구펜션 도착

대부분의 민박들이 항구 앞 식당들의 2층인데 비해 둥구펜션은 항구에서 픽업 차량을 타고 3분, 걸어서는 7~8분 정도 언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전 객실이 바다 전망이죠. 다른 숙박시설에는 없는 개별 테라스를 갖추고 있기도 하구요. 숙박비는 펜션 내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공동 취사장을 이용해 직접 조리를 해먹는 것에 따라 2만원의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미리 식사를 요청드렸어요. 가평 같은 서울 근교면 출발 전에 장본 것들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바베큐도 해먹고, 이것저것 만들어 먹겠지만... 가거도까지 그렇게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리고 둥구펜션에서 준비해 준 식사는... 정말 가거도를 다신 잊지 못하게, 꼭 다시 오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천천히 보셔요. 전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무조건 여기서 식사하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둥구펜션에서 바라 본 가거도항의 모습입니다. 단언컨대 1구 대리마을에 위치한 모든 숙박시설 중에서 제일 좋은 뷰를 갖추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제가 도착한 날부터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다가 떠나는 날에서야 개었거든요. 위에 사진이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 아래 사진은 떠나는 날 찍은 사진입니다. 날씨 덕분에 독실산 트레킹도 취소하고, 여러 계획이 변경되긴 했어요. 사실 예보를 보고서 여행 계획을 변경할까도 했지만, 이 또한 가거도와 내가 처음 맺게 되는 연의 모습이려니 하며 계획대로 입도를 했답니다.


도착하자마자 일단 식당으로 가 식사부터 하기로 합니다. 펜션에 머물고 계신 다른 숙박객 일행들은 이미 식사 중이시네요. 대부분 가거도를 찾는 사람들은 직접 음식을 해먹기보단 이렇게 숙소에 딸린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거도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 낚시 등 몸과 마음을 달래며 가거도의 자연을 만끽하러 오는지라 여기까지 와서 번거롭게 음식 만들어 먹으려 하질 않거든요. 

아, 그리고 둥구펜션으로 숙박을 정한 두 번째 이유. 이곳 사장님 부부께서 원래는 항구 앞에 위치한 둥구횟집을 십수 년간 하셨더라구요. 둥구횟집은 가거도 여행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했던 가거도 맛집 중의 맛집. 그러다 펜션을 짓게 되면서 일종의 '확장 이전'을 하게 된 셈인데, 요리 솜씨가 출중하십니다. 별별 음식을 다 먹었어요. 게다가 둥구펜션은 텃밭을 따로 갖고 있어서, 고추, 부추, 오이, 깻잎 등 어지간한 식재료들은 모두 직접 키운 채소들을 사용합니다. 제가 여행와서 맛 없는 거 먹는 건 진짜 못 견디거든요. 음식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작용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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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첫 점심식사. 배추된장국에 고추튀김, 감자채볶음, 깻잎절임, 오이무침, 총각김치, 그리고 스페셜 메뉴 장어구이까지. 매 끼니마다 특식 하나씩을 끼웠는데, 둥구펜션 사장님 가족이 잡은 각종 해산물부터 직접 키운 토종닭으로 만든 백숙까지... 그야말로 수저 들고 식사시간만 기다리는 상황이 되버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참, 그리고 직접 키우신 식재료들 외에 나머지들도 모두 가거도산 식재료들이라는 거.


한 켠에 붙어있는 가거도 관광안내도. 가거도의 대략적인 지리를 알 수 있게 체크해뒀습니다. 지명이 재밌죠? 낚시포인트 안내도도 있구요. 가거도는 차를 가지고 들어올 수 없는 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걸어서 이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둥구펜션 사장님께 요청을 하면 바람의 언덕, 독실산, 가거도 등대(백년등대) 등으로 차량으로 데려다 주신다거나, 배를 섭외해 해상일주나 선상 낚시, 갯바위 낚시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배정받은 방에 짐을 풀었습니다. 식당에서 가장 가까운 방으로 주셨네요. 제가 둥구펜션을 선택한 세 번째 이유. 바로 룸 컨디션. 가거도 내에서 가장 최신 시설인지라 가장 준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가득한 편백나무향. 모든 객실에 편백나무가 사용되어 흡사 숲 속에 들어온 것마냥 상쾌함이 물씬 느껴집니다. TV와 침구류도 물론 갖춰져 있구요. 에어컨은 추울 지경입니다. 방 넓이는 이 정도면 4명은 충분하고 좀 좁게 사용하면 5~6명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 넓이. 제가 만약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놀러왔다면 그렇게 둘러앉아 대화의 꽃을 피우다가 한 사람씩 쓰러져 잠들 것 같네요..ㅎㅎ


여긴 화장실입니다. 비데까지 갖추고 있어요. 사장님 감사합니다... 전 비데 있는 숙소가 정말 너무 좋아요...ㅎㅎ 식사를 마치고 짐을 좀 풀어놓은 다음에 사장님께서 울린 경적 소리에 뛰쳐 나가 트럭에 올라탔습니다. 오늘은 2구에 있는 섬등반도, 일명 바람의 언덕을 가보려고 합니다. 


2구 항리마을과 섬등반도,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천하 절경

둥구펜션이 위치한 1구 대리마을에서 샛개재 고개를 지나 2구 항리마을로 넘어왔습니다. 구불구불 길을 따라가는 차 속에서 바다가 보이던 1구쪽과는 또 다른 가거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산과 바다가 이렇게 한 공간 속에서 어우러지기도 정말 쉽지 않을텐데... 이미 이때부터 가거도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2구 항리마을.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 1구 대리마을로 넘어와 빈집이 많고 몇몇 가구만이 마을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죠. 겨울철 북풍이 고스란히 날아들어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풍경만큼은 가거도 내에서도 알아주는 곳. 그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곳은 역시 섬등반도입니다. 


섬등반도는 '최종병기 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의 데뷔작인 '극락도 살인사건'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미스터리 영화로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 최주봉, 김인문, 안내상 등이 출연했죠. 영화 속 고립되어 있는 극락도와 은근히 겹치는 면도 없지 않죠? 섬등반도 초입에는 송년우체통도 설치되어 있어요. 원근감 때문에 작아 보이는데, 작지 않습니다. 가거도가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점에서 착안해 근심·걱정·절망·좌절 등 어렵고 힘든 사연을 담아 보내고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아 설치되었다고 쓰여져 있어요. 집배원이 매일 수거해 1년에 한 번 배달한다고 하는데... 진짜 매일 수거할까요...?ㅎㅎㅎ 


송년우체통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이승복어린이상과 책읽는 소녀상이 덩그러이 놓여져 있습니다. 원래 이 자리에는 가거도초등학교(과거 소흑산국민학교) 항리분교가 있던 자리였어요. 한 때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했지만,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1995년 대풍분교에 이어 1998년 폐교됐죠. 그 후 을씨년스럽게 폐교 건물이 남아있었는데, 사장님 말로는 얼마 전 철거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현재는 이렇게 동상 2개만 남아있습니다. 그마저도 이승복 어린이상은 1/3쯤 쪼개져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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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등반도는 가거도 북쪽에 위치한 항리의 서쪽으로 뻗은 반도로, 중국을 향해 헤엄치는 커다란 거북이의 모양을 한 형세라고 합니다. 병풍바위가 마치 거대한 성벽처럼 이루어졌다고 하여 '성등(城嶝)'에서 그 지명의 유래를 찾기도 하죠. 반도 전체가 초원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시야 가득 푸른 풀이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과, 이에 어우러진 바다를 보는 맛이 일품입니다. 정말 날씨만 맑았다면 기가 막힌 사진을 찍어서 가져올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네요. 맨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게 바로 병풍바위입니다. 배를 타고 가까이서 보면 정말 기가 막힐 것 같네요. 돌아다니는 자료에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한데, 가거도 8경 중 제4경이 '섬등반도와 망부석' 또는 '섬등 병풍바위와 망부석'입니다.


대한민국 최서남단인 가거도.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서쪽인 섬등반도. 정말 말 그대로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쩍 벌리고 감탄하게끔 한다는군요. 맑은 하늘 아래 바다 속으로 빠알간 해가 쏙 들어가기 위해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모습을 상상하니 지금 당장이라도 다시 가거도로 가는 배에 오르고 싶습니다.


섬등반도를 '바람의 언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요. 분명 대리마을에 비하면 바람이 많이 불긴 했지만, 거제도에 있는 '바람의 언덕'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근데 실히 불어오는 바람과 온전히 맞닥뜨릴 지형이라 바람이 세게 불면 살짝 압박은 되겠단 생각도 들고...

섬등반도 끝자락까지 계단을 비롯해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진을 보니까 수풀이 가슴팍까지 자라있던데, 관리를 꾸준히 잘 하고 있나 보네요. '제주소년' 오연준이 리메이크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틀어놓고 저벅저벅 걸었답니다.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 날씨에 찾아와 섬등반도의 일몰을 카메라 속에 담아내고 말리라 다짐을 하면서 내려왔습니다. 끊임없이 시야에 들어오는 푸른 풀밭이 어찌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던지, 저 아래 트럭에서 송가인 노래에 흠뻑 취해계신 사장님을 새까맣게 잊을 뻔 했네요. 어떤 사람들은 섬등반도의 풍경을 두고 북아일랜드의 정취가 느껴진다고도 표현하더라구요. 그만큼 국내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국적인 느낌이라는 거겠죠?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섬등반도를 내려와 차에 올라타 다시 둥구펜션으로 향했습니다.



둥구펜션 광어회 만찬, 괜히 가거도 최고의 맛집 둥구횟집이 아니네

펜션에 돌아와 방에서 조금 쉬고 있는데, 식당으로 건너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녁 스페셜 메뉴는 회가 준비됐다고 하셔서 후다닥 달려갔죠.


우선 기본찬 6개가 깔려 있었구요. 기본찬은 점심과 동일합니다.


광어회입니다. 그런데 조금 특별한 광어회입니다. 둥구펜션에서 취급하는 해산물들은 모두 펜션 사장님의 형님께서 직접 조업을 하신 것들이라는 거. 즉, 저희가 섬등반도를 다녀온 사이에 가거도 바다에서 잡아 온 자연산 광어, 그것도 3kg가 넘는 대광어입니다. 가거도에는 양식장이 없어요. 모든 해산물들이 다 자연산. 마침 펜션에 있는 다른 손님들도 저녁에 회를 먹겠다고 해서 저희쪽과 그 손님들 쪽을 나눴다고 하네요.  


제가 사실 광어를 썩 즐겨 먹진 않습니다. 물론 광어만 있을 때는 먹죠. 그런데,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광어, 우럭, 농어, 참돔, 방어 뭐 이런 식으로 모듬회를 먹다보면 꼭 마지막에 남는 건 광어라는 거? 아무래도 방어는 물론이고 참돔 등에 비해서 맛이 밍숭맹숭한 것이 사실이죠. 그런데... 아 진짜.... 단언컨대 태어나서 먹어본 광어 중에 제일 맛있는 광어였습니다. 양식 광어에서는 도저히 느껴지지 않을 찰진 식감과 베어물자마자 한입 가득 느껴지는 담백함. 자연산 + 3kg급 크리티컬이 터지면서 정말 놀랄 노자의 맛을 선사해줬습니다. 광어 지느러미(엔가와)는 태어나서 먹어본 것 중에 가장 크고 맛이 진했던 것 같네요.


그 자리에서 직접 만들어주신 광어초밥. 가거도에서 초밥을 먹을 줄은 또 미처 몰랐네요.


자숙소라(소라찜)도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해산물 중에 하나입니다. 정말 술안주로 이거 만한 게 없죠. 젓가락 콕 박아넣고 모양대로 돌리면서 쑥 뽑아냅니다. 


가거도 민박 / 가거도 펜션 / 둥구펜션 / 섬등반도 / 가거도 가는 법 / 가거도 식당

쏨뱅이 구이가 또 기가 막혔습니다. 쏨뱅이는 남쪽 바닷가마을의 밥도둑이라고 불리는 녀석입니다. 여수, 통영, 거제 뭐 이런 바닷가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생선이죠. 저도 거제도에서 딱 한 번 먹어본 게 전부인데, 이렇게 가거도에서 만나게 되네요. 꾸덕하게 반건조시켜 구이로 먹으면 정말 이만한 반찬과 안주가 없죠. 사이즈가 그냥 쏨뱅이 한 마리 놓고 밥 한 공기 먹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1인당 한 마리씩 먹으라고 구워주셨는데, 자연산 광어가 너무 세서 그렇지 이 쏨뱅이구이도 저녁상의 메인급 무게감을 갖고 있었어요. 실하게 살이 오른 데다 내장손질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어서 그냥 배쪽을 벌려서 굵은 뼈만 슥 치우고선 마음껏 흡입했습니다. 씹자마자 살의 탄력에 감탄사를 내뱉었던 기억이 나네요. 괜히 남쪽 바닷가의 밥도둑이 아닙니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밥을 주시려고 하길래 아휴 아니라고 지금 이것들이랑 술 마시기도 버겁다고 사양에 사양을...ㅋㅋㅋ 사장님 통 크기 무엇... 



그 와중에 챙겨간 오버액션토끼 소맥잔 세트ㅋㅋㅋ 이렇게 맛있는 안주와 함께하는 가거도의 첫날 저녁 술자리라... 아 진짜 어쩌면 좋지 행복해서...


한참을 그렇게 식당에서 즐기다가 아예 바다를 바라보면서 회에 술잔을 기울이고 싶어서 테라스 쪽으로 회접시를 들고 나갔더랬죠. 사장님께서 즐거운 시간보내라고 모기향까지 피워주셨는데..ㅎㅎ 아후 근데 이 놈의 모기들이 아주 죽일 기세로 달려들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들어와서 창문 열어놓고 방충망만 닫은 채 마저 마시면서 두런두런 술자리를 이어나갔답니다. 이게 끝이냐구요? 아녜요... 첫째날일 뿐... 사실 한 서너 개로 쪼개서 포스팅할까 했는데, 그럼 또 뭔가 너무 연결이 안될 것 같아서 두 개로 나눠 올리기로 했답니다. 2탄을 기다려 주세요..ㅎㅎ 


(1)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섬등반도(바람의 언덕)와 가거도 여행의 시작

(2)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가거도 등대(백년등대)와 동개해수욕장(몽돌해변)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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