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것들/일주일에 영화 한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인어공주 이야기, 벼랑 위의 포뇨(2008)

자발적한량 2009.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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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포뇨
(영화 상세정보는 하단부에 있습니다. 리뷰에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원령공주, 붉은 돼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벼랑 위의 포뇨. 그의 작품이었기에 두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관람을 했습니다.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 포뇨. 아버지 후지모토 몰래 육지로의 모험을 감행합니다. 해파리를 타고 육지로 향하다 유리병 속에 갇혀 있는 포뇨를 소스케가 구하면서 그들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소스케는 포뇨를 무척이나 귀여워해주죠. 양동이에 물을 받아 유치원에 데려가게 됩니다.


 도중 포뇨의 아버지 후지모토가 포뇨를 '구출(?)'해내어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만 이내 형제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게 되는 포뇨. 탈출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저지른 실수로 해일이 일어나 세상이 온통 물에 잠기게 됩니다.


 일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거대한 서사, 화려한 비주얼, 심오한 주제 등을 기대한 관객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법합니다. 벼랑 위의 포뇨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훈훈하고 포근한 분위기..이웃의 토토로나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 느껴질 수 있는 감성입니다. 혹자들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심'이라고도 표현을 하더군요.


 파스텔톤의 촉촉한 색감과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그려진 따스함, 친근한 캐릭터 그리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변함없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흔적입니다.


 원령공주, 천공의 성 라퓨타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인간이 행하는 환경파괴 등에 대한 경고는 이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신다면 영화 전체에 걸쳐서 순수한 감성을 그러한 메세지로 승화시켰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른들에 의해 망가지고, 엉망이 되고 있는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고 지켜주길 바라는 그의 마음을 영화 속에 담아낸 것이죠. 어린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존재이기에 먼저 그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영화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은 80년대 초반 인터뷰에서 '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나오면 사랑에 빠져야만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 조금 더 다른 관계(둘이 함께 살아가는 관계라고 할까)가 불가능한 건지 생각하고 있다. 그걸 그린다면 진정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었습니다. 벼랑 위의 포뇨는 그때의 말을 실현했음직한 작품입니다. 포뇨와 소스케의 약속에 세상이 모두 잠잠해지는 것이죠.


 지난 번 T군이 리뷰를 했던 월-E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존재 간의 순수한 접촉'을 지상과제로 삼습니다. 두 편의 천연덕스러운 로맨스에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 환경보호, 자아발견' 같은 주제를 뒷전으로 밀어내는 건 '입맞춤의 마법'과 '마주잡은 손의 기적'입니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안데르센의 동화인 인어공주이지만, 영화 속 이야기와 인물들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이야기와 인물을 생생한 터치로 묘사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은 결과죠.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은 연필로 직접 그리는 수작업 애니메이션으로 이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17만장의 그림에서 피어난 인간적인 터치는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지친 눈을 말끔하게 씻어냅니다. 바다의 역동적인 움직임, 물밑으로 잠긴 세상에 등장하는 신비한 생물, 화면 곳곳에 배치된 아기자기한 생명체를 보노라면 감독의 꿈을 만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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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벼랑 위의 포뇨
개봉일시 : 2008-12-18
장르 : 가족,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상영시간 : 100분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나라 유리에(포뇨) 도이 히로키(소스케) 야마구치 토모코(리사)
국내등급 : 전체관람가
국내공식사이트 : www.ponyo.co.kr/
T's score : ★★★☆☆(7.5)

시놉시스
엉뚱 도도한 물고기 소녀 ‘포뇨’의
사랑을 찾기 위한 좌충우돌 모험이 시작된다!

포뇨, 해파리를 타고 바다를 가출하다!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 ‘포뇨’는 따분한 바다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급기야 아빠 몰래 늘 동경하던 육지로 가출을 감행한다. 해파리를 타고 육지로 올라온 ‘포뇨’는 그물에 휩쓸려 유리병 속에 갇히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포뇨, 바닷가 소년 소스케를 만나다!
때마침 해변가에 놀러 나온 소년 ‘소스케’의 도움으로 구출되는 포뇨. 이후 소스케가 마련해 준 초록 양동이에서 소스케와의 즐거운 육지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곧 바다의 주인이자 포뇨의 아빠인 ‘후지모토’에 의해 ‘포뇨’는 다시 바다로 끌려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여동생들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포뇨’는 거대한 파도와 함께 ‘소스케’에게로 향하는데…

과연 포뇨는 이 난관을 뚫고 소스케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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