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있는 땅/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책임을 묻는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몫

자발적한량 2009.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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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는 '우리는 노무현을 외칠 자격이 없다'라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그 2탄이라고 할 수 있기에..어제 글은 마지막에 쓴 것으로 정리가 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 것은 MB도, 미디어도, 검찰도, 보수세력도 아닙니다. 바로 국민입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경에 국민들이 쉽게 넘어갔습니다. 그것은 마녀사냥이었습니다. 관용이 부족한 국민들.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 어쩌면 그래서 지금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을 사퇴시켜서 여론을 잠재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지도 모르죠. 국민들은 노무현을 너무, 너무, 너무 심하게 몰아붙였습니다. 국민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국민을 섬겼던 노무현 대통령이기에, 그에게 가장 상처를 크게 줄 수 있는 존재 역시 국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노무현을 외칠 자격이 없다 포스트 보러가기>



 국민장의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슬슬 야권 측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책임론' 공세가 시작된 것입니다. 제 1야당인 민주당으로만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 당내에서는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법무장관 및 검찰총장 경질,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현 정권 주변인사들에 대한 특검이나 국정조사 실시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르면 31일 정도 당차원의 입장을 밝힌다고 하네요.


 한가지 간과하고 되고 있는 점은 민주당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는 점입니다.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노무현 심판론’을 꺼내들어 선거를 치렀고, 대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노무현 심판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노무현 심판론’을 버리지 않았고, 끊임없이 탁상공론식의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반성론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대로 반성이 된 것도 없는 것은 물론이었죠. 이미 대선에서 심판을 받은 상황이었음에도 ‘노무현 탓’은 4.9총선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으며, 정권이 바뀐 지 1년 반이 지나 치러진 4.29재보선에서도 민주당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 불똥이 당으로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민주당은 ‘노무현 탓’과 ‘친노 탓’을 해왔던 것입니다. 



 또한 소위 친노라 불리는 지도부 사람들과 시혜를 입었던 386의원들은 앵무새처럼 표적수사다, 수사의 형평성이 없다, MB 측근도 조사해야 한다는 일종의 관행적 수준의 목소리가 전부였죠. 오히려 전직 대통령 사건으로 불똥이나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참여정부 시절 대북문제로 고초를 겪은 박지원 전 장관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탄원서를 받으러 다녔죠. 새삼스럽게 김대중 대통령께선 좋은 사람을 곁에 두셨구나 싶었습니다. 민주당, 특히나 친노 인사들은 '쪽팔린 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당선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자신이 가졌던 소신까지 바꿔버리고 마는 것이 정치인이라는 다큐멘터리 속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 그들은 현재 정국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승리라고 쓰여있는 문을 열고자 합니다. 그리고 눈 앞에 '노무현'이라고 쓰여있는 열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열쇠가 승리라는 문의 열쇠일지, 역풍이라는 문의 열쇠일지는 판단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안그래도 현재 한나라당은 벌벌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이라 할지라도 뼛 속까지 다가오는 씁쓸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국민들의 몫입니다. 권력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은, 국민들의 몫입니다. 길에서 넘어져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라고 말했던 사람들. 그러한 사람들이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고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그 분께선 재임 중에도,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국민을 섬겼습니다. 국민이 그 분의 뜻을 받드는 것은 자꾸만 꺼져가는 촛불처럼 위태로운 민주주의의 불씨를 횃불로 타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참여해야 합니다. 국민이 참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참여의 가장 효과적인 방식인 투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재평가는 국민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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