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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본받아야 한다'는 박근혜 측근 이경재 '장로', 개신교계 침묵하나

자발적한량 201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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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曰, "이만희 총회장님과 신천지에 하나님의 은총이 있기를"



지난 대선을 일주일 정도 남겨두고 박근혜·새누리당이 신천지 측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논란이 터져나왔습니다. 꽤나 헤비급 사안이었죠. 당시 박근혜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발신자로,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가 수신자로 쓰여진 봉투가 공개되었고, 이와 함께 2002년부터 한나라당에 1만여명의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해온 사실이 드러났었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선 캠프 안에서 신천지 주요 간부가 활동했던 사실도 드러났죠. 당시 "개인적으로 들어왔지 신천지 조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과 신천지가 모종의 관계로 얽혀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대선을 5일 앞둔 12월 14일 대표적인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이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체 조사 결과, 박근혜와 신천지가 연관이 있다는 루머는 사실무근'이라며 '대선을 왜곡과 흑색선전으로 얼룩지게 해 국민들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방해하는 세력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죠. 네, 물론 박근혜 대통령 본인과 신천지는 그다지 크게 연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측근과 새누리당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가며 의혹을 부인했죠. 그리고 오히려 오히려 민주당과 문재인 캠프 인사들이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퍼지며 역풍을 맞았었습니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이경재 前 의원의 검증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점들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첫번째 문제점은 그의 신천지 축사 논란입니다. 새누리당 기독교대책 본부장이자 강화중앙감리교회의 장로이기도 한 이경재 내정자는 2004년 9월 18일 신천지의 '신천기 21주년 체육대회'에 참석하여 축사를 했었는데요. 그는 축사를 통해서 "저는 16대 때 국회 국방위원으로서 이 계룡대에 군사 행사를 많이 봐왔습니다마는, 오늘 여기 이 자리처럼 질서있고 통일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군대도 아닌 민간이 어른, 아이 남녀노소가 이렇게 아름답게 질서있게 이처럼 대회를 실행시키는 것을 보면서 정말 저는 놀랐다"고 극찬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런데 저는 이러한 질서가, 이런 아름다움이, 바로 우리 사회에도 연장되기를 바란다"며 "갈등이 날로날로 깊어지고 있는 지금, 이런 신천지의 질서가, 통합이, 바로 우리 사회에 연장되기를 바란다"고 발언했죠.





지금 이게...교회의 장로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입니까? 자신의 명예와 사리사욕을 위해서라면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신천지를 우리사회가 본받아야 한다고 저런 더러운 발언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이에 대해서 이경재 내정자는 '당시에는 신천지에 대해 일반 장로가 정확히 알 상황까지는 아니었다'며 핑계대기에 급급합니다. 신천지가 이단이라는 점을 인식했음에도 요즘처럼 강하게 문제 제기가 되지 않았기에 '개인 차원'이 아니라 '당의 입장'에서 갔다는군요. 아, 우선 이단이라는 점은 이미 인지를 하고 계셨던 거네요. 그리고 자신의 축사 내용을 '의례적인 발언'으로 애써 의미축소하여 말하는데, '의례적인' 발언 치고는 "하나님의 은총이 이만희 총회장님 부부와 여기 계신 신천지 성도 여러분과 내빈 여러분에게 함께 계시기를 기원한다"는 말은...정말 대단하네요. 장로라는 직분을 가진 자가 신천지의 교주와 그 성도들을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덕담을 해주시구요.


'니 따위가 장로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네요. 2003년 김희선 前 민주당 의원에게는 "남의 집 여자가 우리 집 안방에 들어와 있으면 주물러 달라고 앉아 있는 것"이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성희롱 발언을 쏟아내고, 현재 인사청문회에서는 새누리당 의원조차 "빨간 불이 들어온 듯한 발언을 하고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경고를 받을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 그러면서 이뿐만이 아닙니다. 2009년 9월에는 신천지 유관 단체인 너나들이 봉사단 행사에도 참석했죠. 이 일에 대해선 "신천지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아느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구요. 이에 모자라 오히려 민주당 인사가 신천지와 더 깊게 관련되어 있다며 물타기를 시도하더군요. 이야...역시 니것 내것 없이 나누고 베푸는 것을 '장로님'으로써 몸소 실천하시는건가요? 그 입이 참으로 가증스럽습니다.



강화중앙교회의 장영철 목사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이경재 장로의 '신천지를 본받자' 발언에 대해서 목회자로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이렇게 이경재 장로를 비판하는 것이 혹시 '사탄의 역사'입니까? 아니면 크리스천으로써 신천지 및 이만희 교주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기원하고 '신천지의 질서'가 우리 사회에 연장되기를 바란다고 외치는 것이 '사탄의 역사'입니까? 장영철 목사님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대국민담화를 통해 "방송장악 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친박 중의 친박'을 앉히려는 저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요.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 오간 사이는 아니지만 멀리 있어도 무선으로, 텔레파시로 통한다"는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내정자. 정녕 최시중과 같은 제2의 '방통대군'이 탄생할지 유심히 살펴볼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는 온갖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기독교계 신문들을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은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신천지 축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어찌 된 일입니까? 신천지 눈치를 보는 겁니까? 아니면 목사님들 눈치를 보는겁니까? 아니면 청와대에 계신 박근혜 대통령 눈치를 보는 겁니까? 제가 보기엔 하나님 눈치 보는 건 아닌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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