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내음새/서울-강북

종각역맛집 종각회식 평양고깃집, 이런 집을 '맛집'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자발적한량 2018. 9. 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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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역맛집 / 종각회식 평양고깃집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최근 부쩍 종각에서 약속이 자주 잡히는 것 같습니다.

이날은 일요일이었는데, 평일도 모자라 주말까지 종각에서 약속이 잡히는군요.

종각역을 지나 인사동 초입에 위치한 평양 고깃집이 오늘의 약속장소.



최대 130명까지 이용이 가능해 종각회식 장소로도 용이합니다.

테이블에는 인덕션이 장착되어 있구요. 



평양고깃집의 메뉴판. 메인은 급냉 한돈 삼겹살과 급냉 한우 등심.

식사 메뉴로는 평양 물냉면과 비빔냉면, 곰탕, 양지탕 등이 준비되어 있고,

기타 다른 메뉴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메뉴는 차차 살펴보기로 하구요.



우선 급냉 삼겹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쭉 세팅된 반찬들.



삼겹살을 찍어먹을 소스가 4가지 제공됩니다.

들깨소스, 평안도식 쌈장, 간장소스, 기름장.



이 소스들 중 으뜸은 평안도식 쌈장.

멸치를 사용하여 일반 쌈장과 비교했을 때 무척이나 색다른 맛을 냅니다.

쌈장에서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표고버섯과, 함께 간 친구가 좋아했던 파김치. 그리고 쌈야채까지.


종각역맛집 / 종각회식 평양고깃집



삼겹살을 구울 버너가 준비됩니다. 이렇게 버너에 구워먹는 삼겹살은 무척 오랜만이네요.



급냉 한돈 삼겹 2인분이 나왔습니다.

도축 5일 이내에 급냉시킨 삼겹살인데요.



최근 냉동 삼겹살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죠.

와인 삼겹, 통삼겹, 드라이에이징 삼겹 등등 오만가지 버전의 삼겹살이 나오다가

다시금 우리 곁으로 돌아온 냉동 삼겹.

어렸을 적 먹던 삼겹살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심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냉동 삼겹이라고 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한돈을 급냉시켜 얇게 썰어내 과거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냉동한 것 뿐이니까요.



불판에 가득 차게 삼겹살을 올려 봅니다.

빛이 반사되어 번쩍 거리는 은박지 위에 얇은 삼겹살을 구우니

진짜 어렸을 때 생각이 새록새록.



냉동 삼겹은 두께가 얇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구우셔야 합니다.

바짝 익히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상관없지만,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눈 크게 뜨고 쳐다보고 있다가 빠르게 뒤집으셔야 해요. 순식간에 익거든요.

너무 구우면 어느새 쪼그라든 삼겹살을 보며 아쉬워 하실 수도 있습니다.



스테이크나 소고기는 덜 익혀 먹는 것이 제 맛이라고 하면서 

왜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기생충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말 때문인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에 관련한 기생충 질환은 1990년 이후 국내에서 보고된 적이 없답니다. 

과거 양돈기술이 부족했을 때는 돼지들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마구 먹였지만, 

이제는 모두 사료를 먹여 키웠기 때문인데요.

돼지고기 역시 소고기와 마찬가지로 적당히 익혀 드셔도 문제되지 않는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육회도 있는데요 뭐.



평양고깃집에서는 먹는 사람의 입맛대로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삼겹살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아까 보여드린 4가지 소스를 사용하셔도 되구요. 

함께 나온 파절임을 곁들여 먹어도 되고, 상추, 깻잎, 양배추 등 쌈야채를 곁들여서 먹어도 되고.

각양각색의 조합이 나오겠죠.



두 번째로 고기를 올린 불판.

두께가 얇은 대신 갯수는 많아지는 장점이.

한 점으로는 좀 아쉽다 싶으신 분들은 한 쌈에 고기 2개 올리면 되구요.



제가 생각하는 냉동삼겹의 이상적인 익힘 정도가 딱 요 정도입니다.

취향 차이가 존재하긴 하겠지만, 전 이 정도가 가장 먹기 좋은 것 같아요.



냉동삼겹이 추억의 식감과 맛에 대한 그리움에서 출발된 것이라는 가정 하에

가장 어울리는 것은 역시 기름장.

제 기억에 저 어렸을 적엔 쌈장이 없었던 것 같아요.

좀 커서 쌈장을 보게 된 것 같은데,

어렸을 땐 그냥 참기름에 후추랑 소금 조금 섞어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기름장에 콕 찍어서 드셔보세요.



그 외에 추천드리는 것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 법.

김치 맛있습니다. 딱 이 정도의 신김치가 고기랑 제일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평양고깃집에서는 역시 이걸 절대 빼놓을 수 없죠.

평안도식 쌈장. 일반 쌈장과 비교하면 이 쌈장이 기분나쁠 정도입니다.

흑돼지 먹을 때 멜젓(멸치젓) 찍어 먹잖아요.

그때 느껴지는 시원함이 이 평안도식 쌈장에서도 느껴집니다.



이 평안도식 쌈장은 비단 고기 뿐 아니라 양배추 같은 야채에 곁들여 먹어도 꿀맛.


종각역맛집 / 종각회식 평양고깃집


고기를 모조리 먹어 치운 뒤 술을 좀 더 마셔볼까 하는 생각에

메뉴를 2개 주문해봤습니다.  초계무침이랑 감자전을 주문했는데요. 

사실 이 두 개를 주문한 이유는 오로지 가격이 저렴해서였어요.

초계무침이 6천원이고, 감자전이 7천원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하니 부담없겠다 싶어서였죠.



그런데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습니다.

커다란 접시에 산더미처럼 쌓여져 나온 초계무침을 보면서 

혹시 초계무침도 대, 소 사이즈가 있냐고 직원 분께 되물어봤어요.

아니라고, 이게 6천원인 초계무침 맞다고 하시는데. 헐... 이 가격에 이 양 실화냐...



국내산 닭고기에 오이, 양파, 사과 등 각종 재료 아낌없이 들어가고

식초를 좋아하지 않는 일행도 전혀 문제없이 먹을 수 있었던 초계무침.



함께 나온 부추와 곁들여서 한입에 쏙. 닭고기가 부들부들한 것이 입 안에서 그냥 슥슥 분해되버립니다.

짜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고, 너무 시지도 않고 어쩜 이렇게 밸런스가 잘 맞춰졌는지

먹는 내내 감탄을 하면서 먹었던 초계무침.

이게 6천원이라는 건 정말 혜자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냥 평양고깃집 오면 무조건 주문해야 할 메뉴.



이윽고 나온 감자전.

으악, 감자전도 그냥 접시에 적당한 사이즈로 1개 나올 줄 알았는데

어른 손바닥 2개 만한 감자전이 2개나.



감자를 곱게 갈아내 전을 부쳤는데, 

말랑말랑 잇몸으로만 뭉개도 사르르 녹아사라질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제가 또 감자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쪄서 먹든 구워 먹든 튀겨 먹든 삶아 먹든 그 어떤 것이라도 다 좋아하는데,

와, 이 감자전은 정말. 칭찬이 절로 나오는 감자전이었습니다.

이게 7천원이라니...ㅠㅠ

초계무침 만큼의 놀라움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대만족스러웠던 메뉴.



원래 생각은 감자전이랑 초계무침에 한 잔 하고선,

평양냉면으로 마무리할 생각이었는데요.

초계무침, 감자전에 대만족을 느낀 이후

원래는 다음에 와서 주문해보자던 메뉴를 그냥 시켜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쯤되니 이 집의 맛이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주문한 이북식 감자찌개.

저희 친가가 이북 출신이기도 하고, 과연 어떤 음식으로 나올지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일단 나온 사이즈부터 놀래 자빠졌습니다.

뚝배기 하나 나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커다란 냄비그릇이 나와버리는 클라스.

세상에나....  



베이스가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아까 삼겹살 먹을 때 나왔던 평안도식 쌈장.

이걸 보자마자 이미 이 감자찌개는 끝났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아까 그 맛이 찌개국물에 녹아든다면 보증수표나 다름없죠.

평안도식 쌈장을 살짝 걷어내보니 깍두기가 또 이렇게 들어있군요.

아무래도 깍두기가 들어갔다는 건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주기 위함이겠죠?



끓이는 내내 '아니, 어떻게 이 정도 양이 6천원일 수 있을까' 계속 생각을 했습니다.

감자도 엄청 들어갔고, 그 평안도식 쌈장하며, 수육까지 들어갔던데.

맛은 둘째치고 일단 양에서부터 투머치 만족.



감자찌개 안에 들어있던 수육.

함께 간 친구가 이 수육을 먹더니, 이젠 수육 반 접시를 시키고 싶다고 하더군요. 겨우 말렸습니다.

이쯤 되니 이런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그냥 이 집은 요리 자체를 잘하는 거야. 내공이 보통이 아냐'

전 원래 물에 빠진 고기를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넣는 고기들 있잖아요.

와 근데 이건 진짜... 어쩜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는지.

찌개에 들어간 수육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집이라니.



정말 맛있는 장은, 물에 장만 타서 끓여도 맛있는 것이 참말입니다.

아마 이런 맛의 찌개 드셔보신 분들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국물 한 숟갈에 '이야~' 감탄사가 몇 번 터져 나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평양고깃집에서 고기 드시고 이 감자찌개 안드시고 나오신다면, 정말 후회하실 겁니다.

그냥 이건 무조건 주문하세요. 후회라곤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종각역맛집 / 종각회식 평양고깃집


그렇게 먹어제끼고선 마지막은 면으로 끝내겠다며 주문한 냉면.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국내산 메밀가루로 직접 반죽하여 제면한다고 쓰여있었는데요.

사실 평양고깃집은 면 외에도 모든 찬과 소스도 직접 만들고 숙성시킨다고 합니다.

그냥 이 집은 손 맛이 좋은 집이라니까요.

흔히 유명세를 탄 노포 평양냉면집이 아닌데 맛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있었긴 합니다만,

먹어본 결과 전 85~90점 정도를 주고 싶네요. 



냉면 안에 들어가는 수육 두께 좀 봐요... 하... 너란 녀석...

이렇게 평양고깃집에서의 침샘폭발 먹방이 종료됐습니다.



반찬부터 삼겹살, 소스, 초계무침, 감자전, 이북식 감자찌개, 평양냉면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 없는, 정말 기똥찬 음식들이었습니다.

하나를 먹으면 다른 메뉴의 맛이 궁금하게 만드는 내공, 정말 무섭네요.

 

또 하나 눈 여겨 봤던 것이 하나 있는데요.

사실 이렇게 많은 양이 나올 줄 모르고 주문했던지라, 초계무침을 위의 사진처럼 남겼더랬습니다.

아니, 남길 수 밖에 없었던 게, 사실 딱 저 정도 나오지 않을까 해서 주문한 거였거든요.


계산을 마치고서 앞쪽에 마련된 흡연공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친구가 저보고 '야야, 주방에서 나와서 우리가 남겨둔 초계무침 맛본다' 이러더라구요.

저희가 초계무침을 남기니까 혹시 맛에 문제가 있었지 않을까 싶어 맛을 보신 것 같은데,

이런 집이 과연 맛 없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었던 종각역맛집, 평양고깃집이었습니다!



▣ 평양고깃집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5길 14 2층(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98-31 2층)

☞전화번호

070-4419-4999

☞영업시간

 OPEN 11:00 CLOSE 23:00

Last Order 1시간 전

☞휴무

없음 

☞주차

없음

☞와이파이

가능

☞스마트폰 충전

안드로이드/애플 가능

☞화장실

내부, 남/여 분리

☞주관적 점수

가격  위치  서비스 ★★★ 

맛  분위기 ★★★

총점

★★★


오늘의 키워드

#종각역맛집 #종각회식 #평양고깃집 #인사동맛집


토털로그의 식당 리뷰 [맛있는내음새]는 제가 느낀 그 맛 그 느낌 그대로, 솔직함을 보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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