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인생/Namaste India

EBS '다큐 프라임 - 인도의 얼굴' 1-6부 완결편, 인도의 깊은 곳을 보여주는 최고의 다큐멘터리

자발적한량 2024. 6. 1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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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은 워낙 거리가 가깝다보니, 그리고 미국은 복합적으로 가깝고 친근한 나라이다보니, 유럽은 과거엔 '선망의 여행지'이자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한국보다 앞서나간다는 인식이 크다보니 한국인들이 많이들 찾고, 관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인도는 한국인들에게 그다지 인기있는 여행지도 아니고, 문화적으로도 이질적일 뿐더러(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을 통해 전래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인도의 불교 신자 수는 기독교인보다 적습니다), 한국인들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위생적이지 않다든가, 질서가 없다든가 뭐 여러가지 부정적인 인식이 꽤나 있는 편이라 관심도가 한참 떨어지죠.

 

하지만 지난 2023년 인도는 약 14억3,000만명으로 인구가 집계되며 중국을 앞지르고 세계 1위 인구대국이 되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인도 증시에서 4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는 몰라도 인도만큼은 공략하지 못할 것 같았던 K-pop은 인도를 뜨겁게 강타하며 인도의 젊은 여성들은 K-pop에서 시작해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 등  한국 문화 전반에 걸쳐 어마어마한 관심을 보내고 있죠. 당장 저한테만 해도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쇄도합니다.

 

인도는 정말이지 거대한 기회의 땅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가능성도 없는 시장 문을 이렇게 열심히 두드릴 이유가 없죠. 단순히 '인구가 이렇게 많은데, 그 사람들한테 10원씩만 팔아도 얼마냐' 이런 단편적인 계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그리고 2024년과 미래가 한 국가 내에서 지역과 사람에 따라 저마다의 모습으로 공존하고 있는 정말 재미있고, 이상하고, 신기한 나라입니다. 한켠에서는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싶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한켠에서는 대한민국보다 훨씬 앞선 우주기술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고, 한켠에서는 맨발로 걸어와 구걸을 하는데, 한켠에서는 마이바흐를 색깔별로 소유하고 아들 결혼식에 2천억 원을 쿨하게 사용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해 한쪽 구석에서 박수치고 있는 건 덤.

 

최근 MBC에브리원 '위대한 가이드'에서 인도 라자스탄 주의 자이푸르에 방문한 박명수 일행이 전통시장에서 인종차별 단어인 '칭챙총'이란 단어를 들어 논란이 됐었죠. 이에 대해 인도인 편을 든 것이 아니라 '칭챙총'이라는 단어가 어떠한 의미로 쓰였는지 글을 좀 썼다가 설명을 해줘서 고맙다는 응원도 많이 받고, 명예 인도인이냐고 욕도 좀 듣고 그랬는데...

 

오늘은 최근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 하나를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과 나누고 싶어 소개합니다. 해당 영상은 2009년 2월 23일 방송된 <다큐 프라임 - 인도의 얼굴> 1부~6부입니다. 벌써 15년 전 다큐멘터리이긴 한데, 다큐멘터리 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의 삶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걸 보고 'EBS는 진짜 다큐멘터리의 명가구나'싶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1부 '영원의 땅, 카슈미르', 2부 '힌두의 눈물, 여성', 3부 '경계를 떠도는 방랑자, 타르 사막의 라바리', 4부 '살아있는 중세, 라자스탄의 대장장이', 5부 '카스트, 굴레를 넘어서', 6부 '소리가 만든 모자이크, 콜카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음은 해당 다큐멘터리의 소개글.

 

우리가 보기엔 이해하기 힘든 가치관과 비합리적인 사회상이 공존하는 인도.
너무도 많은 오해와 선입견, 편견으로 가득한 인도라는 공간에서 
그 근원이 되는 인도의 문명과 종교,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더불어 한국 사회의 제반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한다.

인도라는 지역적, 역사적 정보를 체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지기 쉬운 저급한 우월의식을 타파하고 
인도에 대한 문명사적,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한 총체적인 이해 추구 
시장 확대라는 산업, 경제적 접근 또는 일부 지엽적 학문을 통한 접근에서 탈피하여 
인도의 성장배경과 원천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원동력을 밝힘. 
문명사적 접근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이고 
한국 사회 내에서의 갈등과 분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5부 ' 카스트, 굴레를 넘어서'는 상당히 씁쓸했습니다. 해당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것은 2009년. 하지만 2024년 현재도 이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준 카스트의 굴레는 그대로입니다. '수천 년간 버텨온 카스트라는 제도는 지금 서서히 표면으로부터 균열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새로운 부자들의 등장. 그리고 평등과 인권, 무엇보다 더 나은 삶에 대한 욕망.. 그런 것들이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안으로부터 무너지고 있는가. 화염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 도자기들처럼 좀 더 은밀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는 나레이션이 나오는데요. 정말이지 너무나도 정확한 표현입니다. 현재 인도는 수천 년간 이어온 전통의 카스트 제도에 더해져 자본주의에 의한 또 하나의 카스트 제도가 암묵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카스트라면, 그야말로 크리티컬 히트. 하지만 인도 정부는 그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하나의 이름을 지우면 될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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