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썰을 풀다

중국 바둑계에 무릎 꿇은 한국기원, 사석 보관에 대한 누적 반칙패 규정 폐지... 기세등등해진 중국 네티즌

자발적한량 2025. 2. 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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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이 결국 중국 바둑계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한국기원은 3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국기원에서 여린 2025년 제1회 한국기원 운영위원회에서 '사석 보관 규정 변경 등 반외 규정에 의한 경고'에 대해 누적 반칙패 규정을 없애기로 결정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있었던 중국의 커제 9단과 한국의 변상일 9단이 맞붙은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전. 22일 2국에서 사석 관리 실패로 반칙패를 당한 커제 9단이 23일 3국에서도 사석통 대신 초시계 옆에 사석을 놓자 심판은 경고 1회와 2집 공제 벌칙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커제 9단이 심판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항의한 뒤 대국장을 이탈한 것. 심판은 대회 규정에 따라 변상일 9단의 기권승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커제 9단은 시상식에 불참하고 SNS를 통한 라이브 방송에서 LG배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여론이 들끓었고, 중국기원은 지난달 24일 한국기원에 공문을 보내 "2월11일까지 LG배 결승 파행과 관련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원한다"고 통보했죠.

 

중국 바둑계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우선 2025 중국갑조리그에 외국인 기사 참여를 막은 것인데요. 외국인 기사 대부분이 한국인 기사들인 상황에서 사실상 중국 바둑협회는 한국 기사들을 자국 대회에서 퇴출시킨 것. 또한 한국이 주최하는 세계대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6일부터 1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 기사 결정전이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바둑에 대한 국제적 규정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회를 주최한 국가의 규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석에 대한 입장 차이. 대국을 마친 후 사석을 바둑판 위에 올려놓고 계가를 진행하는 한국에서는 사석을 정확히 관리해야하는 반면 중국은 대국 후 바둑판 위에 놓인 바둑돌만 갖고 계가를 하기 때문에 사석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커제 9단과 중국 바둑계는 실력 대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규정 때문에 중국 기사가 억울하게 패배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바둑계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상호존중'.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제4장 벌칙' 조항 18조에 따낸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경고와 함께 벌점으로 2집을 공제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조항 19조에는 경고 2회가 누적되면 반칙패가 선언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사전에 모든 외국 단체에 공표됐죠.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은 한국기원 주최 대회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 바둑 규정이 적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절차적 문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사석 관리 규정이 부당한 규정이라면 대회 전, 혹은 새로운 규정이 공표됐을 당시 이에 부당함을 제기했어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 당시엔 아무런 말이 없다가 이제 와서 커제 9단이 이 규정에 걸리니 반발하는 것은 그야말로 안하무인 꼴 밖에 되지 않죠. 커제 9단은 심판에게 삿대질을 하고, 중국 바둑협회는 아무런 상관없는 한국 선수들에게 보복을 하고. 그야말로 중국이 '중국다웠다'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기원은 사석에 관련된 반칙패 규정을 없애면서 중국 바둑계에 고개를 숙이면서 그들의 주장을 인정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사석 관리 규정이 커제 9단을 겨냥한 음모라는 사실을 한국인들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두 번째 판에서는 억지로 패배를 판정하고, 세 번째 판에서도 같은 수법을 구사했다. 이는 바둑 세계대회 역사상 가장 어두운 판정이며, LG배 결승 결과는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죠. 한국기원의 꼴이 참 우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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