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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12연승' 리그 1위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 도전한다... 한화의 1위 질주 비결은?

자발적한량 2025. 5.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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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의 12연승' 한화 이글스, 리그 1위로 비상하는 독수리

KBO 프로야구 구단 중 만년 하위권에서 주저앉아 있던 한화 이글스의 환골탈태가 놀랍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지난 4년간 시즌 성적은 8위→10위→9위→9위였는데, 현재 1위를 기록하고 있죠. 한화 이글스는 8연승 후 2패 그리고 다시 1992년 이후 33년 만에 12연승을 질주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승 수를 쌓아올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원기옥'을 쏘아올리고 있는 중. 한화 팬들 또한 최근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14경기를 연속 매진시키면서 역대 KBO리그 단일팀 최다 연속 경기 매진 기록에 타이를 이루는 것으로 선수들의 성적에 호응하고 있습니다.

 

한화는 오랜 기간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매년 리그 최정상급 유망주 투수들을 '수집'해왔습니다. 2021년 8월 1차 지명한 광주 진흥고 투수 문동주가 대표적. 광주는 KIA 타이거즈의 연고 지역이지만, 한화는 전년도 최하위 팀 자격으로 '전국구 1차 지명권'을 얻었고, KIA가 그해 '야수 최대어' 김도영을 데려가자 한화는 망설임 없이 문동주를 대전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전면 드래프트가 부활한 이듬해에는 또다시 최하위의 '특권'을 활용해 서울고 투수 김서현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고, 이후에도 장충고 왼손 투수 황준서(전체 1순위), 전주고 투수 정우주(전체 2순위)를 잇달아 데려왔죠. 이들 중 4년 차 선발 문동주, 3년 차 마무리 김서현, 1년 차 불펜 정우주가 모두 올해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탠 주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화가 기나긴 암흑기를 청산하고 1위를 질주하는 모습은 신인 지명이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지 않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서현과 문현빈을 데려온 2023년 신인 드래프트는 1차 지명이 폐지되고 전면으로 바뀌었죠. 만약 1차 지명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두 선수 모두 한화 선수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역 최고령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꿀케미'

그리고 지난해 5월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 선수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면서 베테랑 사령탑의 노하우를 원 없이 펼치고 있습니다. 현역 최고령인 김 감독은 최연소인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44)과 무려 23세 차가 나죠. 김 감독의 상징과도 같은 강한 카리스마는 잃지 않되, 달라진 현장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유연성을 더해 한화의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더그아웃에서 선수를 오래 지켜보고, 한 번 주전으로 선택한 선수에게는 꾸준히 기회를 줍니다. 시즌 초반 한화가 팀 타율 1할대 부진에 허덕이며 하위권을 맴돌 때도 노시환, 채은성, 김태연 등 주축 타자들을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결국 반등에 성공해 공격의 핵심축으로 활약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시행착오는 곧바로 바로잡고, 결단이 필요한 시점엔 주저하지 않는 '뚝심'도 여전합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주요 전력이 아니었던 문현빈을 올해 중심타자로 중용하면서 "작년엔 내가 시즌 도중에 팀에 와서 시야가 좁았다. 마무리 캠프에서 문현빈을 보고 가능성을 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죠. 또 마무리 투수였던 주현상이 개막 직후 흔들리자 3경기 만에 입단 후 2년간 좌충우돌하던 강속구 투수 김서현에게 새 소방수 역할을 맡겼고, 김서현은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는데도 벌써 12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 부문 선두에 올라있습니다.

 

KBO 리그에서는 투수 전문가로 통하는 양상문 투수코치와 김경문 감독의 '꿀케미'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 차례나 감독직을 맡았고 LG 트윈스 감독까지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투수코치로 나서기도 했죠. 이런 거물급 인사가 지난해 7월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 투수코치로 합류한 것은 두 사람이 부산 동성중학교, 고려대학교 선후배간이기 때문. 특히 두 사람은 고려대 시절 배터리를 이루는 등 50년 가량이나 인연을 이어오고 있죠.

 

폰세&와이스, 10개 구단 최고의 원투펀치 외국인 투수 그리고 류현진

오랜 기간 동안 외국인 투수 복이 없었던 한화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10개 구단 최고의 원투펀치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위력적입니다. 특히 폰세는 9경기에서 59이닝을 던져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6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탈삼진(75개)은 전체 1위, 다승·평균자책점·투구이닝은 2위죠. 와이스도 9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하면서 제 몫을 했습니다. 둘은 나란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7번씩 해내 공동 2위에 올라 있습니다.

 

폰세와 와이스를 필두로 한 한화 선발진은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3.08), 승리(22승), 탈삼진(240개), 피안타율(0.222)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완벽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앞에서 끌고, 류현진을 앞세운 국내 선발 삼총사가 뒤를 받치고 있는 형국. 특히 역대 그 어떤 외국인 투수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류현진은 한화 선발진의 정신적인 지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폰세의 통역인 김지환 씨는 "폰세와 와이스에게 류현진 선수는 그저 '우상'이다. 뭐든 류현진 선수가 하자는 대로 하고, 루틴도 다 따라 한다"며 "심지어 야구장에 나왔을 때 어떤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지 헷갈리면, 둘 다 류현진 선수만 쳐다보다 따라서 입을 정도"라고 귀띔했습니다. 

 

양상문 투수 코치가 꼽은 숨은 공신인 포수 최재훈·이재원과 유격수 심우준도 한화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화 신인 정우주가 흔들릴 때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로 올라가 "너 새가슴이야? 맞으면 내가 책임질 테니, 그냥 한가운데로 던져"라고 기운을 북돋우는 장면은 야구팬 사이에 큰 화제를 모았죠.  와이스는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 피칭을 한 뒤 "포수 이재원의 사인에 고개를 흔든 게 1~2개밖에 없었다"고 고마워하기도 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심우준은 수비와 주루에서 일당백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양상문 코치는 "결정적일 때 심우준이 있으면 (웬만한 땅볼 타구는) 다 더블플레이로 이어진다"며 "위기를 맞을 상황에서 흐름을 끊어주니, 투수들 호흡도 돌아오고 여유가 생긴다. 수비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한화에는 없는 '부상 병동' 선발 로테이션 부상자 한 명도 없어

한화의 질주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가 거의 없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개막 전 구상한 선발 로테이션에서 중도 부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팀은 한화가 유일하고, 올해 한화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 중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는 손목을 다친 안치홍 뿐입니다. 그나마도 큰 부상은 아닌데, 타격 슬럼프가 겹쳐 회복 시간이 주어진 경우죠.

 

한화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큰 부상이 아니면 무조건 경기에 나간다"는 의지를 갖고 뛴다고 합니다. 이지풍 한화 트레이닝 코치는 "선수가 아플 때 선택지는 두 가지다. 당분간 쉬고 1군 엔트리에서 빠지거나, 가능한 한 경기에 나가고 결과는 (트레이닝 코치인) 내가 책임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기본적으로 후자를 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코치는 "선수가 아프다고 했을 때, '지금 이 경기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 해도 빠지겠냐'고 묻는다. 그러면 다들 '뛴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당장 이 경기도 뛸 수 있는 거다. 그럴 때 대타든, 지명타자든, 하루 이틀 휴식이든 그 부상 상태에 맞는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한화, 두산 상대로 창단 최다 연승 신기록 도전

한화는 오늘부터 15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을 치르게 됩니다. 한화가 두산과의 첫 두 경기를 승리할 경우 빙그레 이글스 시절인 1992년 5월 12일부터 26일까지 작성했던 팀 최다 14연승 타이기록을 달성하게 되고, 3연전을 모두 휩쓸어 스윕을 달성하면 창단 이래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우게 되죠. 한화 팬들이 33년 만의 12연승에 이어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두산팬인 저로서는 상당히 걱정이 되네요. KBO 리그 역대 최다 연승 기록 3위가 삼성(2002년)과 NC 다이노스(2016년)의 15연승인데, 마침 2016년 NC의 15연승을 이끌었던 것이 바로 김경문 감독이라 더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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