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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군인 남재준 장군과 국기문란의 최선봉 남재준 국정원장, 차디찬 감옥 만이 남았다

자발적한량 2017.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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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환·노태우에게 미움 받던 참군인 남재준 장군



남재준 장군. 제가 제6보병사단 군악대에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 육군본부에서 전입 온 간부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던 군인이었기에 기억을 하는 인물입니다.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남재준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25기였지만 하나회 소속이 아니었고, 그가 영관급이었던 제5공화국 시절 상당한 인사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요.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과의 총격전에서 전사한 김오랑 중령이 남재준 장군의 육사 동기였는데, 당시 소령이었던 남재준 장군은 신군부의 정치개입을 규탄한 것을 비롯해 김오랑 중령의 무덤 앞에서 울분을 터뜨렸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죠.




그런데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김영삼 대통령이 대대적인 하나회 숙청 작업을 하며 남재준 장군은 승승장구를 하기 시작합니다. 안그래도 군 내에서 유능함을 인정받았던 그였기에 준장 진급부터는 모든 진급을 1차에 끝내며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연합사 부사령관, 육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했죠. 참여정부 시절 육군참모총장이었던 남재준 장군은 군 내의 각종 구타 및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시행한 것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전투진지를 폐타이어에서 콘크리트 블록으로 재구축하는 등 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일화가 몇 가지 있죠. 고위급 군인이 골프를 즐기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군대의 장교가 주중 내내 골프를 화제로 삼고 주말엔 골프장을 찾는다면 차라리 골프선수가 되지 왜 군인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비롯해 육군사관학교 특강 당시 "생도들은 내가 부러운가? 나는 생도들이 너무 부럽다. 생도들은 얼마든지 육군 참모총장이 될 수 있지만, 나는 다시는 생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꿈이 있는 생도라는 신분에 감사하라"는 발언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던 것 등이요.



박근혜 곁에서 국기문란의 최선봉에 선 남재준 전 국정원장



이렇게 존경을 받던 군인인 남재준 장군이 추락하게 된 것은 바로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국가정보원 원장에 취임하면서부터입니다. 최근 적폐청산을 위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2013년 국정원 댓글 선거법 위반, 즉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자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원세훈 전 원장이 유죄가 나오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무조건 무죄를 만들라"고 지시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얼마 전 자살한 故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등이 구성원이었던 '국정원 현안 TF'였던 것이죠.




이 뿐만이 아닙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8일 오후 1시 검찰에 소환되어 19시간 가량의 고강도 조사를 받았는데요. 검찰 조사에서 남 전 원장은 청와대의 지시로 매달 5천만원씩 국정원장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돈은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관리하는 금고에 따로 관리하며 박근혜 씨의 비자금처럼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참고로 이재만 전 비서관은 "통치를 잘하기 위해 대통령이 쓴 것은 문제가 없지 않냐"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내놓기도 했죠.



하나가 더 있네요. 2013년 당시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속칭 'NLL 대화록'을 통째로 공개하며 큰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오늘 JTBC의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기본 팩트를 왜곡해가며 국가기밀인 이 대화록을 공개하는 작업을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대화록에 대해 "남북정상의 대화를 국정원이 녹취해 기록으로 작성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국정원은 대통령기록물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요. 그런데,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녹취는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정원은 청와대의 지시로 녹음파일을 받아 녹취록을 만들었을 뿐이었던 것이죠. 즉, 남재준 원장은 공개절차가 까다로운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 일반 공공기록물이라는 유권해석을 끌어내기 위해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당시 장호중 감찰실장을 비롯해 파견 검사 일부와 보안처장 등은 "향후 회담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지만, 남 전 원장이 소신이라며 이를 강행한 것입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지난 8일 검찰에 출석하며 "국정원 직원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라며 "찬사는 받지 못할 망정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는 현실에 고통을 느낀다"는 말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검찰 수사에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찬사 받아야 마땅할 국정원 직원들을 정치판의 한복판으로 떠밀어 결국 이들이 수사를 받다 목숨을 끊는 현실에 처하게 한 것은 바로 남재준 전 국정원장 아닐까요? 대한민국에 암세포를 자라게 한 것이 바로 대한민국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자신이라는 사실, 그는 정말 아직도 모르고 있을까요?


남재준. 그가 참군인 남재준 장군으로만 남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도 강하게 듭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알았다면, 총 들고 청와대 들어갔다"는 그의 발언이 코웃음만 쳐집니다.


오늘의 키워드

#남재준 #남재준 장군 #육군참모총장 #박근혜 #국정원 대선개입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NLL 회의록 #특수활동비 상납 #국가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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