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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한동훈 브로맨스 '파국열차', 연일 때려대는 홍준표에 빡친 한동훈

자발적한량 202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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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끝난 직후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을 쥐고 가려면 윤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그 여론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고, 한동훈 위원장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은 이미 김건희 여사 디올 백 수수 의혹 문제 등을 다루면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라면서 "검찰 선후배로 다졌던 끈끈한 관계가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끝내 올 것이 오는 듯 합니다. 총선 참패 이후 그 어떠한 자성의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비밀리에 만찬을 갖고 향후 국정 기조나 국무총리,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 인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구체적인 대화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이어 쏟아내고 있는 발언들이 의미심장합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가 참패하고 난 뒤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의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정권에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진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비롯해 "그래도 윤 대통령은 대선과 지선에서 승리했다"면서, 대통령 책임론을 일축하는 듯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12일에는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돼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애 데리고 와서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 게 그렇게 좋더냐" "깜도 안 되는 한 위원장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한동훈 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죠.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마친 홍준표 시장은 18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황태자 행세로 윤 대통령 극렬 지지세력 중 일부가 지지한 윤 대통령의 그림자였지 독립 변수가 아니었다" "황태자가 그것도 모르고 자기 주군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되었을 뿐이고 당 내외 독자 세력은 전혀 없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19일엔 "자기 것을 내주지 않고 이기려는 심보는 놀부 심보"라면서 "이미지나 가꾸고 현실을 눈감는 비겁한 정치는 하지 않는다"며 한동훈 위원장을 향한 듯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20일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한 네티즌이 "45%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는 한동훈이 차기 당대표를 맡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답변했습니다. 그 외에도 홍준표 시장은 "그렇게 모질게 당하고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신나간 배알없는 짓으로 보수 우파가 망한 것" "나는 한동훈이를 애초부터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의 등장은 일회성 해프닝으로 봤다.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기적은 두 번 다시 없다"고 주장했죠.

 

이렇게 홍준표 시장이 연일 자신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자 한동훈 전 위원장이 드디어 긴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위원장은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총선 다음날인 11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는 자리 이후로 처음이고, SNS를 통해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 또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 위원장은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고 적었습니다. 또한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강조했죠. 한동훈 전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홍준표 시장이 자신을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한 반박입니다. 또한 한 전 위원장은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갖고 성찰하겠다"면서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 또한 밝혔죠.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고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데 개인 간의 배신이 무엇이 중요하랴! 대통령이 잘못하면 당연히 그 시정을 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적 신의에 어긋나는 일을 하더라도 그는 훌륭한 공직자요, 공인"이라면서도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한동훈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가진 과신"이라고 총선 패배는 한동훈 전 위원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죠. 신평 변호사는 "그는 오직 자신이야말로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혼자서 선거판을 누볐다. 변명은 그만하자"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대통령실발 각종 악재들이 총선 참패의 근본 원인이고, 한동훈 전 위원장이 그나마 분투했기에 개헌 저지선이라도 지켜낼 수 있었다는 반박 또한 상당합니다. 서울 동대문갑에서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에 와서 한 전 위원장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라며 "결과는 아쉽지만 총선 내내 한동훈은 누가 뭐래도 홍길동이었다"고 강조했죠. 또한 "야당의 무지막지한 의원들이 청담동 술판 괴담을 비롯해 대통령실과 정부에 폭격을 가할 때 혈혈단신 막아낸 한동훈, 너무 절망적이고 암울한 당에 들어와 비대위원장을 맡아준 한동훈, 그나마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불을 붙여준 한동훈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필요할 때만 솔직하고 아닐 때는 안 그런다"고 직격하면서 "대통령을 만나 뵙고 누구 추천했다, 이렇게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게 맞는가 싶다"고 비난한 것을 비롯해 "(홍 시장 관련) 보도는 대구 일보다는 중앙 일이 9 대 1 정도 된다"며 "그분은 대구 일에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며 자제를 주문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대통령실로 초청했지만 한동훈 전 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양한 것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씁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대통령실로부터 한동훈 비대위와의 오찬을 제안받은 바 있으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한동훈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초청에 응할 뜻이 있느냐'는 언론사의 질문에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답했죠. 한 전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22일 오찬이 가능한지 묻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말 건강상의 문제라면 다시 일정을 조율할 수 있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배포상 한 번 까인 마당에 그를 다시 초대하진 않을 것 같네요.

 

그런데 우리 가만히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대통령 비서실 측에서 19일에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죠. 이게 금요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 전 위원장에게 주말이 지난 월요일(22일) 점심에 시간 가능하냐고 물어본 겁니다. 얼마나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전 위원장을 얕잡아 보고 아래로 깔아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제가 한동훈이었어도 상한 우유 한 사발을 들이켜서 배탈을 내서라도 안갔을 겁니다. 진짜 윤석열 대통령, 대단해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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