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여행#2] 당나라 공주의 전설이 서려있는 춘천 청평사

Posted by 자발적한량
2014.07.07 16:23 일상탈출을 꿈꾸며/대한민국


 강원도


[춘천] 

명동에서 소양강댐 지나 배타고 청평사 가는 길

당나라 공주의 전설이 서려있는 춘천 청평사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 속 선재길 트레킹,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철원]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 승일교, 그리고 임꺽정의 전설이 서린 고석정

[양양] 

오색온천이 있는 주전골에서 단풍구경..그리고 물치항에서 맛있는 회까지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쉼표 가평 휴게소 가보고..단풍에 물든 설악산 맛만 보고..




행군 아닙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소양강댐 정상 선착장 <-> 청평사 선착장 까지 여객선을 타고 갔었죠. 배에서 내리시면 요로코롬 걸어가시게 됩니다.



주변 풍경...이라고 하기에 선착장 근처는 그냥 이렇게 바위와 돌 뿐이긴 합니다. 그래도 딱 초록색 회색 두가지 색으로 정리가 되니 간결하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 돌만 보면 돌탑을 못 쌓아서 안달일까요?ㅎㅎㅎ 얼마 전 오대산 국립공원에 가서 선재길을 걸었을 때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소원을 빌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강토 구석구석 돌탑을 남기는 듯 합니다...ㅎㅎ 저도 하나 쌓아보고 싶었지만 더워서 패스...



다시 말씀드리지만 행군하는 거 아닙니다...청평사로 가기 위해서는 지나야만 하는 길이예요..ㅎㅎ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 수 없으므로 자외선에 민감하신 여성분들께서는 양산을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잠시 걸어왔던 행군 길 이 끝나갑니다. 6월말이었는데 그리 심하게 덥지도 않고 적당했습니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발걸음을 한지라 내심 기대도 되구요. 청평사까지는 대략 1.2km 정도...



청평사 관광지. 본격적으로 청평사로 들어가기 전 이곳을 지나게 되는데 민박을 비롯해서 민물매운탕, 파전, 닭갈비, 막국수 등 다양한 향토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모여 있습니다. 전 이미 춘천 명동에서 식사를 마치고 왔지만 청평사와 오봉산을 오고가는 많은 분들이 막걸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계시더군요.



선착장에서 오던 길 기준으로 좌측에 다리가 하나 놓여져 있는데요. 이쪽으로 가셔야 청평사가 나옵니다. 아무 생각없이 식당들이 이어져 있는 오른쪽으로 갔다가 맨 마지막 식당 할머니께서 어디가냐고 여쭤보셔서 청평사 간다고 대답했더니 반대로 돌아가라고 말씀해주신 덕분에 제대로 갔네요. 한참 가면 나오는 마을에 가서 '여기 근처에 절 어딨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나요?ㅎㅎ



이 곳 청평사에는 당나라 공주에 관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당태종에게는 빼어난 미모의 공주가 있었는데, 평민 청년과 몰래 사랑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를 알게된 태종이 격노해 청년을 사형에 처했는데, 죽음을 당한 청년의 원혼이 커다란 뱀으로 환생합니다. 뱀은 궁궐로 들어가 공주의 몸을 칭칭 감았고, 공주는 점점 야위어만 갔습니다. 그 때 어느 한 노승이 '신라의 영험한 사찰에서 기도를 드려보라'고 권유했고, 공주는 유명사찰을 순례하다 청평사까지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구송폭포 아래의 작은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낸 공주는 범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자 "절에게 밥을 얻어오려는데 잠시만 몸에서 내려와 달라"고 뱀에게 부탁했고, 한 번도 이런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던 뱀은 웬일인지 순순히 몸을 풀어주었다고 합니다.



공주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때마침 법회가 열리고 있는 법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는데, 시간이 늦어지자 뱀은 공주가 도망갔나 싶어 공주를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뱀이 절문(회전문)을 들어서려는 순간 맑은 하늘에 소나기와 함께 벼락이 내리쳤고, 뱀은 그 자리에서 죽고 불어난 빗물에 떠내려갑니다. 법회를 마친 공주가 나와보니 뱀이 폭포에 등등 떠 있었고, 이를 정성껏 묻어주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태종은 기뻐하며 금 세 덩어리를 보내 하나는 법당과 공주가 거처할 건물을 세우게 하고, 또 하나는 공주의 귀국 여비로, 마지막 하나는 후일 건물을 고칠 때 쓰라고 오봉산 어딘가에 묻어 두었다고 합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합니다. 이곳에는 2개의 국가지정문화재와 3개의 강원도문화재가 있습니다.



계곡을 흐르는 물이 무척이나 시원해 보입니다. 비가 온지 좀 오래되어 물이 많이 없지만, 계곡의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아까 설명드린 전설에 등장하는 공주상입니다. 뱀이 몸을 감지 않고 있는 걸로 보아서는 죽은 뱀을 묻어주려는 상황인 것으로 보이네요.



공주상 뒤에서 사이좋게 물장난을 치고 있던 두 공주 여행객...



포장이 안된 흙길이 나옵니다. 전 요렇게 다져진 흙길 걷는 느낌을 상당히 좋아합니다..ㅎㅎ



뿌리가 바깥으로 드러나있는 나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습니다. 흙이 무너져내려 뿌리가 드러난 것일까요? 아니면 뿌리가 숨쉬기 위해서 올라온 것일까요?



이건 거북바위입니다. 딱 거북이 모양이죠? 자연 암석입니다. 예전부터 거북이가 물을 바라보게 되면 청평사가 크게 융성할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 바위의 아래쪽엔 신규선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이 사람은 1915년에 청평사를 정비하고 청평사의 역사책인 <청평사지(淸平寺誌)>를 편찬하도록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계곡 밑으로 잠깐 내려가봤는데 올챙이가 계곡 가득 살고 있었습니다. 얘네 다 개구리로 크면 상당히 시끄럽겠는데요? 바위 위에서 발구르기를 한번 해보니 올챙이들이 우르르 도망갑니다.



'설마 이게 구송폭포인가? 왜이렇게 작지?' 싶었는데 속았습니다. 이건 폭포가 아닌 걸로...



당나라 공주가 머물던 공주굴입니다. 공주가 상당히 작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상반신만 집어넣고 잔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우리 한국인들의 소원을 빌기 위한 돌탑 쌓기는 이어집니다...ㅎㅎ 죽도록 매달려서 떼어내고 싶은 사람이라도 있는 걸까요?ㅋㅋㅋ



구송폭포입니다. 주변에 소나무 아홉 그루가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폭포 위쪽에는 사람이 쉴 수 있는 구송대가 있습니다. 안그래도 한 분 앉아계시죠? 구송폭포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아홉가지 폭포 소리가 들린다고 하여 구성폭포라고도 불립니다. 이 폭포는 일 년 내내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리는데요. 특히 폭포의 양쪽에 수직으로 펼쳐진 절벽이 단정한 모습의 선비처럼 아름답습니다. 구송폭포는 삼악산 등선폭포, 문배마을 구곡폭포와 함께 춘천 3대 폭포로 꼽힌다고 합니다.



구성폭포를 지나고 나니 담벼락이 눈에 띕니다. 이제 청평사에 다 온 것 같군요.



아래쪽 건물은 템플스테이를 하는 숙소이고, 그 위에는 세향다원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문이 닫혀있었네요.



왼쪽에 있는 최근 만들어진 부도는 단기 4279-4323 (서기 1946-1990) 각산당 석진대화상의 비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오래된 것은 진락공 이자현의 부도입니다. 이자현은 청평사를 세 번째로 중창한 뒤 이 곳에 들어와 도를 닦았던 고려시대의 학자이며 진락공은 이자현 사후 인품이 뛰어난 그를 흠모한 고려 인종이 내려준 시호입니다. 하지만 만들어진 양식은 1700년대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생존 시기와 600년 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스님의 부도라는 설도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이자현의 유골은 질그릇으로 만든 함에 넣어서 청평사 북쪽의 청평식암 근처 바위 틈에 안치했다고 합니다.



영지. 이 연못은 고려시대 이자현이 조성한 것으로 조선 초기 생육신인 김시습의 한시에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영지는 전체적으로 직사각형의 연못으로, 부용봉에 있던 견성암이 연못에 비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지금도 연못에 물결이 일지 않으면 부용봉이 물 속에 그림자처럼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구요. 예전에는 장마가 지거나 가뭄이 들어도 물이 늘거나 줄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원의 일부처럼 만든 연못을 연지라고 하는데, 사찰이나 궁궐에 조성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식암 여기서 쉬니 / 만사가 뜬구름 같구나 / 주위와 길이 함께 고요하니 / 몸도 장차 마음과 함께 쉬리라 / 하늘의 기미는 원래 적적하고 / 인간 세상은 수수하기만하다 / 내가 그 쉼을 배우고자 / 속세에서 벗어나 강해에서 노누나 -유숙의 식암-



선동교를 장수샘이 있습니다. 시원하게 물 한잔씩 들이키시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전 생수를 마시지 않아 입만 헹구고 통과...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시문과 설화가 어우러진 청평사는 973년 고려 광종24년에 백암선원으로 창건되어 천년 이상을 이어 온 선원입니다. 고려시대에는 이자현, 원진국사 승형, 문하시중 이암, 나옹왕사 등이, 조선시대에는 김시습, 보우, 환적당, 환성당 등이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고려 초기에 건립된 삼층석탑을 비롯하여 이자현이 37년간 청평사에 머물면서 주변 계곡에 조성한 암자와 정자, 연못 등이 있습니다. 경내에는 국보로 지정된 극락전도 있었으나 6·25 전쟁 당시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는 문수사 시장경비가 있었습니다. 고려 말 원나라에서 청평사에 보내온 대장경과 사찰 후원금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비석이었는데요. 이는 당시 고려와 원나라의 국제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입니다. 고려 말 대학자인 익제 이제현이 비문을 짓고 당대 최고의 명필이었던 문하시중 행촌 이암이 비문을 썼으나 1800년대 훼손되어 현재는 비석을 세울 때 받침돌로 썼던 비좌와 비문의 탁본이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청평사의 중문에 해당하는 회전문. 보물 제164호입니다.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양옆으로 익랑이 있습니다. 6·25전쟁 당시 이 회전문만 남기고 청평사가 모두 소실됐다고 하네요. 당나라 공주 전설에서 뱀이 벼락에 맞아 죽은 장소입니다. 회전문의 '회전'은 '회전(回轉)'이 아니라 윤회전생의 줄임말인 '회전(廻轉)'으로 중생들에게 윤회의 전생을 깨우치게 하려는 마음의 문이라는 의미입니다. 



회전문 뒤편으로 보이는 오봉산. 오봉산은 청평사를 포근히 껴안고 있습니다.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 이렇게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죠. 회전문과 오봉산이 한 컷에 담긴 이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드네요. 배후령에서 시작해 정상에 오른 뒤 구성폭포로 하산하는 4km 2시간 코스와 청평사를 지나 구성폭포로 하산하는 6km, 3시간 코스, 부용계곡으로 하산하는 7km 3시간 반 코스가 있구요. 청평사 선착장에서 시작해 구성폭포, 청평사를 지나 정상에 오른 뒤 청평사로 다시 내려와 선착장으로 되돌아오는 7km 3시간 반 코스 등이 있다고 합니다.



진락공 중수 문수원비의 요약문입니다. 본래 비석은 고려 인종8년인 1130년에 건립되었지만 오랜 세월 풍화와 전란으로 파손되어 없어졌던 것을 일부 비편과 탁본, 문헌, 사진 등을 토대로 다시 만들어 세웠다고 합니다. 비석의 앞면은 고려 중기의 문장가 김부철이 지은 청평사의 창건과 중창, 진락공 이자헌의 행적 등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뒷면에는 그를 추모하는 제문으로 대각국사 의천의 제자 혜소가 지었구요. 글씨는 왕희지 서체에 능통한 신품사현 중 한 사람인 대감국사 탄연이 썼습니다.



범종각. 간혹 방문객들이 종을 치나 봅니다. 종을 치지 말라는 문구가 있더군요. 아직까지 직접 치는 종소리를 들어본 적이 한번도 없네요.


오른쪽 사진이 청평사의 대웅전입니다. 대웅전 양 옆으로 나한전과 관음전이 배치되어 있는데, 왼쪽 사진이 나한전입니다. 이 곳 청평사 방문객들의 연령대가 가장 젊다네요. 아무래도 청춘과 낭만의 호반 도시 춘천을 방문한 이들이 많이 들르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약간의 오류가 있습니다. 고등학생(요새는 외국으로 많이 나가지만)들의 단골 수학여행지인 불국사가 있잖아요..ㅎㅎ



법당중창불사공덕비가 있네요.


대웅전 뒤편으로 극락보전과 삼성각도 있습니다.



극락보전에서 밑을 내려다 봅니다. 우리나라의 경치 좋은 곳에는 절이 있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저 앞의 산이 가을이 되서 울긋불긋한 옷을 입으면 어떻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마음 같아선 오봉산 정상까지 가고 싶지만 기차 시간에 맞추려면 지금 내려가서 배를 타야 해서 그만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다람쥐.



소양3호가 태워가려고 대기중. 벚꽃이 핀 봄, 단풍 옷을 입은 가을, 새하얀 눈을 뒤집어 쓴 겨울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은 청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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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 청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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