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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와 삼성에게 꼬리 흔들어댄 언론, 그 더러운 혓바닥을 집어넣어라

자발적한량 201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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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와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의 한판 승부를 다룬 영화 <베테랑(2014)>. 누적관객 1,34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순위 3위에 오른 영화죠. 아, 현재 스크린 독과점 문제 등으로 이런저런 구설수에 올라있는 영화 <군함도>와 마찬가지로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구요. 서도철에게 소스를 받은 기자가 조태오와 관련된 기사를 쓰자 조태오의 아버지인 조회장(송영창 분)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명성일보 석회장한테 전화왔어. 명성일보에 한동안 끊었던 광고 다시 트고 기사 막았다 (중략) 정 고문은 뭐한거야? 이럴 때 문제 잘 해결하라고 명함 파준 거 아닌가?"


영화가 너무 현실을 극사실적으로 반영하여 때때로 현실이 오히려 영화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작년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개돼지 발언'을 보며 많은 이들은 영화 <내부자들(2015)>를 떠올렸죠. 제가 포스팅의 시작을 재벌 3세의 만행을 다룬 영화 <베테랑>의 한 장면으로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특검이 확보한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하 미전실장)의 문제 미시지 일부가 주간지 시사인을 통해 공개된 것 때문입니다. 





시사인이 517호 커버스토리 '그들의 비밀 대화'에서 공개한 장충기 전 미전실장의 휴대폰 속에는 대한민국 언론들이 삼성이라는 돈의 권력 앞에 넙죽 엎드러져 꼬리를 흔들며 핥아대는 추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문화일보, 서울경제, CBS, 연합뉴스, 매일경제 등. 공개된 문자 메시지 내용들을 보니 대부분 각 언론사에서 고위직 간부일텐데, 부하 직원들에게 목에 힘 빳빳하게 주고 지냈을텐데, 그 더러운 입으로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을 기원하면서까지 자녀의 채용을 청탁하고, 광고와 협찬을 요구하고, 사외이사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불거졌을 때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간다"며 재벌의 홍위병을 자처하기도 했구요. 길게 말할 것 없이, 한번 쭉 보시죠.


사장님(장충기 전 차장),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OOOO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4개월.. 저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죄송스런 부탁드릴 게 있어 염치 불구하고 문자 드립니다. 제가 OOOO 맡으면서 OOO OOOO에서 당부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OOOO으로서 문화일보 잘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발 저한테는 영업 관련된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지켜주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정말 심각한지 어제부터 제 목만 조르고 있습니다 ㅠㅠ 올들어 문화일보에 대한 삼성의 협찬+광고지원액이 작년 대비 1.6억이 빠지는데 8월 협찬액을 작년(7억) 대비 1억 플러스(8억)할 수 있도록 장 사장님께 잘 좀 말씀드려달라는 게 요지입니다. 삼성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혹시 여지가 없을지 사장님께서 관심 갖고 챙겨봐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 OOO 배상

- 문화일보 간부 A

별고 없으신지요? 염치불구 사외이사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 부족합니다만 기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년에 서울경제 OOO 그만두고 OOO 초빙교수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OOO 드림

- 서울경제 전 간부 B

존경하옵는 장충기 사장님!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몇 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문자를 드립니다. 제 아들아이 OOO이 삼성전자 OO 부문에 지원을 했는데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떨어졌는데 이번에 또 떨어지면 하반기에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합니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험 과정과 방법도 바뀐다고 해서 이번에도 실패를 할까 봐 온 집안이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OOO 수험번호는 1OOOOOOO 번이고 OOO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같은 부탁이 무례한 줄 알면서도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 사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면서까지 폐를 끼쳐드린 데 대해 용서를 빕니다. 모쪼록 더욱 건강하시고 섬기시는 일들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CBS OOOOOOO OOO 올림

- CBS 간부 C

장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가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구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갑니다. 연합뉴스 OOO 드림

- 연합뉴스 관계자 D

방상훈 사장이 조선과 TV조선에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관련) 기사 쓰지 않도록 얘기해두겠다고 했습니다. 변용식 대표가 자리에 없어서 OOO TV조선 OO에게도 기사 취급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왔습니다.

- 신원불명 E

존경하는 실차장님! 어제 감사했습니다. 면세점 관련해서 OOOOO과 상의해보니,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의 면세점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OOO 올림

- 매일경제 기자 F

임채진이네. 그동안 건강하게 잘 계셨는가. 이번 토요일 미팅 계획은 예정대로 시행되겠지? 내공을 좀 더 깊이 갈고 닦아 그날 보세. 그리고. 내 사위 ““OOO””이 수원공장 OO실에 근무 중인데, 이번에 ““인도”” 근무를 지원했네. 본인의 능력과 적성에 대해 오랜 고민 끝에 해외근무를 신청한 것이라 하네. 조그만 방송사 기자를 하고 있는 내 딸 OO이도 무언가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인도에서 몇 년간 공부하고 오면 좋겠다면서 날더라 꼭 좀 갈 수 있도록 자네에게 부탁해달라 하네그려. 부적격자라면 안 되겠지만, 혹시 같은 조건이면 가급적 OOO이 인도로 나갈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시면 안 되겠는가. 쓸데없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네. 이번 토요일날 보세~~~!!

- 임채진 전 검찰총장




이들이 하는 청탁조차도 비루하기 그지 없는 내용들인데요. 이러고도 대한민국 언론들이 양심에 따라 펜을 든다고 그 잘난 입으로 떠들어 댈 수 있나 모르겠습니다. 정말 저 같은 일개 블로거만도 못한 그지새끼들이네요. 뭐 '언론이 재벌들에게 광고 받고 호의적인 기사 써준다' 정도는 워낙 다들 '당연히 그렇지 않겠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니 새끼들이 그럼 그렇지' 하고 웃을 뿐인데, 나머지 내용들은 정말ㅋㅋㅋ 조태오 말대로 어이가 없네요.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 크으~ 언론인이 아니라 문학가를 하셨어야 했을 것 같네요. 진짜 부모의 절절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문장입니다.



이들은 엄연히 부정 청탁을 했습니다. 하지만 장충기 미전실장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해당되지 않은터라, 이들에 대해 이 법을 적용하여 처벌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되려 장충기 미전실장에게 청탁을 한 이들이 모두 언론인 및 검찰총장으로 김영란법에 해당되는 기가 막힌 상황. 이들에겐 부정 청탁에 대한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일까요? 그저 망신만 당하고 마는 정도라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적폐를 발견하고도 청산하지 못하는 나라라는 생각에 우울할 듯 합니다. 대통령 한 명 바꾸는 것만으로는 역시 무리였던 것일까요?


삼성의 이미지 방어를 위해, 삼성의 이익을 위해, 이씨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충견이 되어 꼬리를 흔들며 국민을 향해 짖어댔던 수많은 언론들. 과연 이들이 발정난 개새끼마냥 부벼댔던 것이 삼성 뿐이었을까요? 이 천박한 언론들을 사회에서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청산해야 할 적폐가 한반도를 덮고 있는 기분이라 편안히 잠을 청할 수 없는 밤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장충기 미래전략실장 #삼성 #언론 #부정 청탁 #베테랑 #문화일보 #서울경제 #CBS #연합뉴스 #매일경제 #임채진 검찰총장 #최순실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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