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시작된 강원도 고성·속초·양양·강릉 산불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건조경보와 강풍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무섭게 타오른 불길은 밤새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죠. 특히 고성·속초 지역이 피해가 막심했는데요. 4일 오후 7시 17분경 강원도 토성면 원암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고성 250ha, 속초 100ha를 태우고 말았습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미시령쪽에서 속초 방면 7번 국도변에 있는 전신주의 진공부화 개폐기에서 불꽃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는 큰불이 거의 잡힌 가운데 잔불 진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피해 규모가 축구장 면적의 735배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1명 사망에 11명 부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주택 125채가 소실되었고 4,0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산불을 피해 대피를 했습니다.
이번 산불에 대한 민관군의 대처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정부의 대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세종청사에서 예정되있던 이임식을 취소하고 고성 화재 현장에서 임기를 끝마쳤습니다. 6일 0시부터는 진영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되죠. 정부에서는 5일 9시를 기해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대책본부를 찾아 화재수습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화재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한편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우선 소방당국의 활약이 돋보였는데요. 산불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에서 소방차 820대가 어둠을 뚫고 현장으로 달려온 덕분에 강원도소방본부의 소방차까지 총 872대가 밤새 화마와 맞서 싸웠습니다. 관할 지역이 아닌 다른 시·도에서 소방력을 지원한 것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강원도 소방당국의 힘만으로는 강풍을 타고 사방으로 퍼지는 불씨를 10%도 막아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써주신 소방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날이 밝은 뒤엔 산림청과 국방부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습니다. 국방부는 군 헬기 32대, 군보유 소방차 26대, 군 병력 16,500명을 투입했으며, 산림청은 보유 헬기 21대와 10,700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했죠. 정부의 대처는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당시 미국 정부의 대처와 비교해보면 더욱 빛을 발합니다. 캘리포니아 산불 당시 피해지역은 62,000ha로 이번 강원도 산불의 160배 규모였는데, 화재진압을 위해 투입된 인력은 18,000여 명이었습니다. 이번 강원도 화재 진압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을 투입한 것이죠.
수습을 위한 민간의 활약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유통업계가 앞장서 산불 지역에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롯데그룹, CJ그룹 역시 긴급구호물품 지원에 나섰고,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굴착기, 휠로더 등 복구장비와 구급약품, 생필품 및 의료진, 구호 인력을 파견했습니다. 통신3사도 신속한 복구활동으로 재난 지역 내 네트워크 서비스에 문제가 없게 조치했으며, 신한·KB·하나·우리금융 및 삼성·롯데·카드 등 금융권도 산불 피해 금융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대처의 발목을 잡고 늘어진 단 한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4일 국회에서는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위기대응의 총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이석을 위한 양해를 부탁했죠. 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은 이를 막아섰습니다. 이에 대해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지금 대형 산불이 생겨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고 있는데 대응을 해야 하는 책임자를 국회가 이석을 시킬 수 없다고 잡아놓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며 재차 정의용 실장의 이석을 요청했죠.
이 때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주장한 것은 어이없게도 "질의 순서를 조정해 야당의원들이 먼저 질의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갔을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또한 "청와대 사람들을 보기 쉬운가. 올해 처음 하는 업무보고니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는 X 같은 이유를 대기도 했습니다. 업무보고에서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이 보여준 행동은 국가적 재난을 눈 앞에 두고 그야말로 강 건너 불구경이었습니다. 자유당 소속 송석준 의원은 "(질의)시간을 얼마나 드릴까요"라는 질문에 "다다익선"이라고 말한 것을 비롯해 질의시간에서 5분씩이나 넘겨가며 정의용 실장에게 질문을 이어갔고, 참다못한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너무하지 않나. 모니터를 한 번 켜고 뉴스 속보를 좀 보시라"고 지적을 했죠. "보내주시죠"라는 이만희 의원의 말에 정의용 실장이 자리에서 일어난 시간은 오후 10시 38분.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서는 자유당의 이러한 행태에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이석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야당 너무한다. 불났는데도 느긋하게 저녁 먹고…질문이 중요? 사람이 중요!"라고 올린 것을 비롯해 박광온 의원도 "산불의 재난사태에도 안보실장을 잡고 안 보내준 것은 국회가 아니라 자한당"이라고 비난했죠. 참고로 산불이 발생한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의 국회의원은 자유당 이양수 의원입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자유당은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5일 있었던 의원총회에서 "유감스러운 것이 당시 심각성을 보고하고 이석이 필요하다면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이 없어서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는 변명을 쏟아냈습니다. "회의에 집중하느라고 산불을 알지 못했고, 홍영표 위원장이 산불로 인한 것은 이야기하지 않고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이석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변명도 덧붙였죠.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러한 변명이 거짓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거짓 변명 실마리들이 버젓이 속기록에 있으니, 이제라도 강원도민과 국민에게 사과해야 바람직하다"고 밝혔죠. 또 하나의 증거는 바로 자유당 소속의 이양수 의원.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 지역구인 이양수 의원은 4일 오후 8시에 산불 소식을 접하자마자 운영위를 떠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방관 국가직 전환 및 인력 충원 등을 추진하였지만 자유당이 "노는 공무원 왜 늘리냐"며 발목을 잡는 바람에 원안에서 대폭 후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강원도 산불 피해 상황을 추경에 반영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자 "정치적인 목적이 있지 않나"며 추경 편성을 반대했죠.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의 국회의원은 이양수 의원입니다. 그리고 화재 대처의 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보내주지 않고 늘어진 것은 바로 이양수 의원의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입니다. 자유한국당에게 국민의 안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또 다시 증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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