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것들/감성자극

6년 만에 갚은 은혜

자발적한량 2019.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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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모르던 어린시절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놀다가 사회의 무서움을 느껴서 공부를 했어요..


검정고시를 볼 때 아버지가 믿어주지 않아서 막노동을 해서 생활비와 검정고시 학원비를 벌었는데 저녁은 거의 굶었습니다.

어느 날은 저녁에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구석에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팔길래 그 때 딱 4백원이 있었기에 1개를 사먹었죠...


너무 배가 고파서 국물만 눈치도 없이 10번이나 떠 먹었는데, 그 때 그 아주머니가 알고보니 청각장애인인 것이었습니다.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종이에 글로 써서 나한테 주길래 읽어보니 '학생, 어차피 이거 다 퉁퉁 불어서 팔지도 못해. 그냥 먹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너무나 고마웠었고, 난 오뎅 10개를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먹는 데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에...


그 후에 지나갈 때마다 종종 퉁퉁 불은 오뎅을 공짜로 얻어 먹었습니다. 그때 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줌마, 내가 나중에 능력 생겼을 때까지도 이거 하고 계시면 이거 절대 안 잊고 꼭 갚아 드릴게요..."

그리고 나서 군대를 전역하고 정신없이 대학교 생활을 하다가 운좋게 내가 사는 지역의 대기업 인사과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그 청각장애인 아줌마가 오뎅과 떡볶이를 팔던 포장마차가 홈플러스 뒤에 있었는데...6년이 지났는데..아직도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그 곳을 찾았는데, 맙소사...아직까지 그 아줌마가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팔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다가갔는데 아들로 보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다리를 심하게 저는 뇌성마비 장애인이었어요. 말할 때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구요.


너무나 반가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아주머니가 아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이렇게 종이에 써서 주셨습니다.

'나이 33살인데 장애인이라 마땅한 취직자리가 없어서 아직까지 취직이 안되고 있어요...'


다행히도 우리 회사에서는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장애인을 전문으로 채용하는 계열사가 있었습니다. 급여는 크게 높지 않지만 58세까지 정년보장과 학자금 지원이 되는,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꿈의 기업'이라고 불리는 그런 회사였죠.

내 힘으로 한명 정도는 채용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회사 부장님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고, 결국은 그 아들이 채용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취직한 후에 그 아주머니가 눈물을 흘리시며 고맙다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냐며 아들과 함께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난 "예전에 오뎅을 빚졌잖아요. 그걸 갚은 거에요".

우리 셋은 고깃집에 가서 맛있게 고기를 먹었답니다.


요즘에는, 예전에 내가 눈물나게 힘들고 초라할 때 내 옆에 있어주고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갚으면서 살고 있답니다.


오늘의 키워드

#감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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