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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천안함 유족 논란, 가짜뉴스가 아니고 진짜 쫓겨난 유가족들

자발적한량 2017.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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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가족 "안철수 후보 일정 위해 쫓겨나" 안철수 후보 측 "가짜뉴스... 법적 대응"


지난 9일 인터넷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국립대전현충원 방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천안함 유가족을 쫓아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자신이 천안함 침몰 사건의 희생자인 故 박성원 상사 유가족임을 주장하는 한 네티즌이 오마이뉴스 페이스북에 이와 같은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해당 유족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3월 26일 대전 현충원에서 많은 유가족들이 참배중인데 현충원 관계자들이 나타나 "VIP가 오니 유가족들 모두 묘역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분노한 유가족들이 계속 묘역에 머물고 있었더니 관계자들로 보이는 여성들이 대학생 유족을 밀치는 등 신체 접촉을 포함한 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뒤 나타난 사람은 바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유가족들은 그제서야 VIP가 안철수 후보인 것과 소동을 벌인 관계자들이 국민의당 사람들임을 알게 됐고, 모욕감과 분노를 느끼며 안철수 후보와 마주치지 싫어 묘역을 빠져 나왔다고 했죠.


논란이 증폭되자 국민의당에서는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가짜뉴스"라고 규정짓고 형사고발 등 법적대응을 얘기하며 논란을 잠재우고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때마침 유가족이라고 밝혔던 네티즌이 관련 글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활성화시켰습니다. 이를 본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은 확신에 차서 인터넷상에서 이 논란이 언급될 때마다 "문빠(문재인 지지자 지칭)들이 이제 하다하다 유가족을 사칭해가면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며 공격했죠.


사실로 밝혀진 의혹, 유가족은 안철수 후보를 위해 묘역에서 나와야만 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 측이 유가족들을 쫓아냈다는 주장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오늘(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방문 일정 중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해당 의혹을 '가짜뉴스'라고 규정지은 것을 번복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유가족들과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내고 나서야 부랴부랴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 측이 사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우선 댓글을 적은 유가족은 글을 지우고 계정을 비활성화시킨 것에 대해 "국민의당의 '가짜뉴스' 발언 전, 페이스북 댓글이 기사화 되면서 너무 많은 신상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결코 안철수 지지자들이 주장한대로 가계정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이 아니란 것이죠.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유가족들은 "국민의당 소속 여성 의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딸을 밀친 뒤에 한마디 말도 없이 늦었다는 듯 안철수 후보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공손하게 얘기했든 안 했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이미지를 위해 현충원에 와서 참배하는 유가족들에게 자리를 비켜 달라고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분노했습니다.




해당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공세를 쏟아냈습니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해당 논란에 대해 "유족들에게 추모의 시간과 공간을 빼앗아갔다. VIP가 추모를 하러 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유가족들에게 비켜달라고 한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공개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글을 올린 사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데다, 유가족의 인척을 형사고발하겠다고 겁박했다"고 안철수 후보의 사과를 촉구했는데요. 애초에 더민주당에서는 워낙 국민의당이 강력하게 '가짜뉴스'라고 주장을 한데다 글 삭제와 계정 비활성화 등을 봤을 때 국민의당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고 하네요.



이번 문제의 핵심은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 측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니까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무조건 '가짜뉴스'라며 상대방을 매도했다는 점입니다. 해당 논란이 시작됐을 때 이와 같은 주장을 한 네티즌이 자신을 유가족임을 밝힌 상황이니만큼 여러 루트를 통해 사실확인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故 박성원 상사의 아버지 박병규씨가 얼마 전까지 천안함46용사유족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니 더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 측은 그저 이러한 사실을 '가짜뉴스'로, 유가족을 '허위사실 유포자'로 규정짓고 법적 조치를 운운하며 겁박했습니다. 박근혜 씨의 파면 직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이것이 팩트다' 코너를 만들어 불리한 이야기는 무조건 가짜로 치부해버리던 모습이 겹쳐보이기만 합니다.




안철수 후보가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던 날은 천안함 침몰 사건 7주기였습니다. 유가족들에게서 추모의 시간과 공간을 빼앗은 것으로 모자라 이들을 가짜뉴스 유포자로 몰아세운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 이런 안철수 후보에게 천안함 유가족들은 국민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튀어보일까 참신해보일까만 고민하면서 포스터에서 당명 지우고 팔 번쩍 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시면 어떨까요. 어디 일정간다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내쫓는 일은 이제 다신 하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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