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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올해로 30회를 맞은 클래식 축제의 역사를 알아보자

자발적한량 2018.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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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매년 이 맘 때면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정상급, 그리고 촉망받는 신예 등 다양한 연주자들의 협연을 약 한 달에 걸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最古), 최대의 클래식 축제죠.

 

교향악축제는 1988년 예술의전당 개관 음악제의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이듬해인 1989년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된 음악 환경을 개선하고, 각 지역의 악단들이 한 자리에서 서로 실력을 겨루며 중앙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최 취지였죠. 또한 재능있는 연주자들을 발굴하여 오케스트라와 협연 기회를 마련하고,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관현악 작품들을 연주하는 무대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교향악축제 초기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거점으로 한 악단과 타 지역 악단들 사이에 연주력과 청중 동원력 편차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 악단들의 약점이 필요 이상으로 노출된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몇몇 악단들은 수준에 걸맞지 않는 대곡이나 난곡에 욕심을 부렸다가 큰 실패를 맛보는 등 공명심과 만용을 부추기는 행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죠.

 

게다가 1991년에는 협연자 중 일부가 음악계를 뒤흔들었던 음대 입시부정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 혹은 기소되면서 협연자와 연주곡이 교체되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악단 예산이나 준비 기간의 부족 등을 이유로 참가를 번복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청중을 동원하기 위해 특정 단체에 무료 초대권을 지나치게 많이 배포했다가 되려 공연 진행이나 감상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교향악축제 측에서는 관객이 저조한 지방 악단의 공연에 명망있는 협연자를 배치한다거나,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 관현악곡을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키거나, 축제 종료 후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하여 평점이 낮은 악단은 이듬해 참가에 제재를 가하는 배심원 제도를 실행하기도 했지만,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많아 얼마 가지 않아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이 되면서 지방 악단들의 연주력이 향상된 것을 비롯하여 초기에 발생했던 문제들이 많이 보완되는 현상을 보이며 교향악축제는 점차 안정되어 갔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 기업들의 후원이 끊기면서 행사가 존폐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한화그룹이 2000년부터 단독 후원을 결정하면서 숨통이 트였고, 올해로 19년째 후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제1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공로상을 시상하기도 했죠? 

 

현재는 협연자들을 악단에서 자체적으로 초빙하거나 선발하기도 하지만, 2005년부터 예술의전당 측에서 자체적인 오디션을 통해 신예 연주자들을 기용하고, 한국 작곡가들에게 창작곡을 위촉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축제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서 초청된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섰고, 올해도 대만국가교향악단이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올해는 30회을 맞이한 기념으로 전야제 행사를 하기도 했죠. 작년에 이어 네이버 V LIVE를 통해 3개 악단(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부산시향)의 연주회를 영상 생중계하기도 합니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제외하면 대개 지방자치단체 소속 악단들이 참여했는데, 2012년에는 대학 오케스트라 최초로 이화여자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초청을 받아 연주를 했고, 부산의 천주교 재단법인 마리아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와, 2002년 타계한 故 임원식 지휘자의 10주기를 맞아 음악인들이 결성한 운파 메모리얼 오케스트라도 무대에 올랐습니다. 반면 제1회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했던 KBS교향악단이 악단 내 심각한 내분을 겪으며 출연을 취소했고, KBS노조 파업으로 인해 매년 이루어지던 KBS Classic FM(KBS 1FM, 93.1Mhz)의 실황 중계도 취소됐었죠. 이래저래 이슈가 많았던 2012년이었습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축제 최초로 국악관현악단인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초청을 받아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죠.

 

매년 축제를 알리는 공지가 뜨면 참여하는 악단과 협연자를 보며 어느 공연을 관람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이제는 다양한 클래식축제가 만들어지며 클래식 음악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지만, 교향악축제가 꾸준히 그 매력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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