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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 사망, 후계자는 구광모 LG전자 상무로

자발적한량 201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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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오늘 오전 9시 52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타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향년 73세.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4월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해 두 차례에 걸친 수술과 치료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후유증으로 병세가 악화됐죠. 고인의 뜻에 따라 연명치료를 하지 않았고, 장례는 가족 외의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는 등 가족장으로 간소히 치러집니다.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왔으며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했던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하네요.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의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며,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입니다. 구순이 넘은 구자경 명예회장은 아들을 먼저 보내게 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죠. 최근 병세가 악화되면서 서울대학교병원 12층 특실 121병동에는 친인척들의 병문안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LG그룹 내에서도 핵심 임원들에게 휴가 사용 자제 지침이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1945년 2월10일 경남 진주에서 구자경 엘지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구본무 회장은 연세대와 미국 애슐랜드대를 졸업했고, 클리블랜드 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30살인 1975년 엘지화학 심사과장으로 입사하며 그룹에 첫 발을 들였고, 1980년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기획심사본부장이 됩니다. 1984년 LG전자 동경주재 상무를 거쳐 1985년 그룹 회장실 전무로 승진했고, 1989년 LG그룹 부회장이 됐죠. 1995년 2월 구자경 명예회장이 은퇴하면서 50살 때인 1995년 LG그룹 회장이 됐다. LG그룹이 2003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그룹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구씨 집안은 유교적 가풍이 강해 삼성, 현대와 달리 여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의 경영권을 쥐게 될 전망입니다. 구본무 회장의 건강 상태가 예사롭지 않자 17일 LG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했죠.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 선임이 마무리되면 이후 그룹 총수의 역할에 걸맞는 승진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구광모 상무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긴 하겠지만 주요 계열사는 6명의 전문경영인에 의해 움직여질 것으로 보이구요.


그런데 숨겨진 가족사가 있으니, 구광모 상무는 사실 구본무 회장의 친아들이 아닌 양자입니다. 구광모 상무의 친부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됐죠. 원래 구본무 회장의 자녀는 1남 1녀였습니다. 그런데 1994년 6월, 아들인 구원모가 급사를 하고 말았죠. 구 회장 부부는 다시 아들을 얻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인인 김영식 씨가 아들 낳는데 용하다는 명의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중국까지 날아갈 정도였죠. 하지만 결과는 딸. 1996년 막내 딸 구연수가 태어났습니다. 


구광모 상무에게도 사연이 있었으니, 구 상무가 고3 때인 1996년 어머니인 강영혜 씨가 교통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수능시험을 망치게 됐는데요. 강영혜 씨와 사별한지 2년 만인 1998년 구본능 회장은 현 부인인 차경숙 씨와 재혼을 했습니다. 차경숙 씨는 1966년생으로, 호적상 아들인 구광모 씨와 불과 12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았죠. 이러한 상태에서 구씨 일가는 가족회의를 통해 구광모 상무를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시켜 대를 잇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LG그룹은 사돈인 허씨 집안을 비롯해 구씨 집안 내에서도 일정 시기가 되면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을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으로 인해 타 기업과는 달리 경영권 분쟁을 겪지 않기로 유명하죠. 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그룹은 故 구인회 회장과 故 허만정 회장의 동업으로 이루어진 기업입니다. 사업 확장, 대외 교섭 등은 구씨 가문이, 재무, 경리 등 내부 살림은 허씨 가문이 맡았죠. 이후 허씨 가문이 GS그룹으로 독립했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들도 LIG(구철회), LS그룹(구태회·구평회·구두회), 구자경 회장의 동생들도 LF(구자승), 아워홈(구자학), LB인베스트먼트(구자두)로 독립을 합니다. 지난해부터 와병 중인 형을 대신해 그룹을 챙겨왔던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준 LG 부회장은 조카인 구광모 상무가 자리를 잡는대로 독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구자경 명예회장이 LG그룹 회장으로 추대됐을 당시에도 숙부인 구정회 사장이 1년간 그룹 기조실장을 맡아 조카를 도왔죠.




취임과 함께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한 구본무 회장은 정도경영,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도전주의와 시장선도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워 그룹을 운영해 나갔습니다. 아, 소문난 야구 광팬이기도 하죠. 과거 독립운동을 지원한 것부터 시작해 현재 LG그룹의 기업 이미지가 타 기업과는 달리 긍정적인 것은 구본무 회장이 추진한 개혁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뇌물, 비자금 사건도 딱히 없죠. 구본무 회장이 내세웠던 정도경영이 과연 아들인 구광모 상무 체제에서 어떻게 유지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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