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간 공천 관련 의혹 보도
윤석열 대통령의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4·10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정치권은 자칫 이 문제가 핵폭탄급 파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오늘(5일) 언론매체 뉴스토마토는 단독 보도를 통해 김건희 여사가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뉴스토마토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지난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 중진이었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익명 보도를 요청한 A 의원은 "김 여사가 김 전 의원과 텔레그램을 주고받았다"며 "텔레그램에 따르면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해로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따른 지원 방안 등도 구체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한 것을 비롯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 등의 제안을 건넸다고 부연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맞춤형 지역 공약이라는 것은 지난 총선 당시 윤 대통령이 전국에서 진행했던 민생토론회와 거기서 남발된 수 많은 지역별 지원 정책을 말하는 것이겠죠.
A의원은 이러한 사실을 알게된 경위에 대해 "컷오프 되며 공천에서 배제된 김 전 의원이 분개했고, 해당 텔레그램을 김 전 의원이 내게 직접 보여줬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례대표로 제15대 국회에 처음 발을 들인 김영선 의원은 2022년 6월에 치러진 보궐선거(경남 창원의창)를 통해 5선 고지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제22대 총선 당시엔 험지 출마를 명분으로 창원을 떠나 경남 김해갑에 도전장을 던졌는데,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국회를 떠나게 됐죠. A 의원은 "결과적으로 김 여사가 약속을 안 지키거나 못 지킨 것"이라며 "화가 난 김 전 의원이 탈당까지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B의원의 주장 역시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B의원은 "2월 말 경 지방 모처에서 M씨와 만났다. M씨는 창원을 기반으로 경남은 물론 중앙에도 알려진 인물이다. 그 자리에서 M씨가 캡쳐단 해당 텔레그램 메시지들을 내게 건냈다"고 말했죠. 여기서 등장한 M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 박완수 경남지사,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등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의원을 돕고 있던 상태였고, 이러한 사실은 뉴스토마토가 복수의 김영선 전 의원 참모진을 통해 확인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A의원과 B의원 모두 "김 전 의원이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면서 당사자인 김 전 의원의 양해와 용기 없이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난처함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다만 A의원은 "면책특권이 있는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공개 증언을 고심했다고도 하죠.
뉴스토마토와 만난 김영선 전 의원의 참모 C씨는 M씨의 이름이 거론되자 "터질 게 터졌다"면서 "다른 의원들도 얽혀있다" "못 볼 것을 너무 많이 봤다. 다 잊고 살고 싶다. 심경이 복잡하다"고 말을 아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 D씨는 "지난 총선 때 김 여사가 어떻게 했는지 다 알고 있다"면서도 "걸려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은 (전말을 공개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고 합니다. D씨 역시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들도 모두 갖고 있다고 하구요.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 이준석 '아 다르고 어 달라'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김 여사의 '선거 농단'이 드러났다"고 맹공을 퍼부으며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뜻도 분명히했습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 여사의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 국정 농단이 실제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의혹을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예고한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에서 진행한 민생 토론회가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음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관점에 따라 관여나 개입이 아닌 '조언'으로 보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혁신당도 지난 총선 때 이 건에 관해 제보를 들은 바 있는데, 이 제보는 완결성이 떨어진다"며 "김 여사가 (창원을에) 꽂고 싶어 한다는 인사를 꽂지도 못했다. 완결성이 있으려면 김영선 전 의원을 몰아내고 김 여사의 의중대로 공천을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금 나와 있는 정보만으로는 '미수'인지도 판단이 불가능하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걸 수도 있는 것"이라며 "'선의의 조언'일 수도 있는 것인데, 그걸 개입으로 보면 그런 것"이라고 했죠.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러한 보도 및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김영선 의원은 당초 컷오프(공천 배제)가 결정됐고, 결과적으로도 공천을 받지 못했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란 말이냐. 공천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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