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한일전 승리와 동메달 획득!
남자 축구 올림픽 국가대표팀이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또 한번의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2:0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요. 한국 축구 최초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고야 만 것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위의 대기록 달성과 더불어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은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회자되겠네요.
더군다나 동메달을 두고 마지막으로 맞붙은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이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합니다. 브라질에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역시 멕시코에 패배한 일본과 3, 4위전에서 만나게 되면서 대혈투를 예고했습니다. 동메달을 두고 경기를 치뤄야할 경기가 하필이면 한일전이라니...한국, 일본 모두에게 크나큰 부담감을 안겨주었을 겁니다. 특히나 한국에서는...일본에 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엄청난 후폭풍이 있었겠죠. 왜냐하면, 일본이니까!
경기는 초반부터 한일전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양쪽 모두 약간 흥분된 듯한 인상을 주었죠. 더군다나 한국은 전반에서만 3개의 옐로우 카드를 받습니다. 아무리 마지막 경기라고는 하지만, 전반에 받은 카드로 인하여 후반에서 위축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지요.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날선 공격과 수비를 해나갑니다. 설렁설렁 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네요.
전반 38분, 박주영 선수가 첫골을 터뜨렸습니다. 와..근데 진짜 박주영 선수가 과거 축구천재로 불렸을 때의 모습을 보는 듯 했어요. 일본의 수비수 4명을 제치고 골을 넣었거든요. 그의 오른발 슈팅은 굳게 닫혔던 일본의 골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주영에게는 정말 천금과 같은 골이었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경기가 끝난 이후 "끝까지 박주영을 믿었다"고 할만큼 그에 대한 신뢰를 보냈는데, 그 신뢰에 부응했네요.
더군다나 그는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박주영 선수의 병역 기피의혹으로 한동안 시끄러웠죠. 모나코 시민권 등..그가 와일드 카드로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무척 말이 많았습니다. 여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죠. 축구화 스폰서에 대한 걸로도 욕을 먹고..뭐 골을 넣은 후 기도를 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하지만 결국 이번 골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고, 결과적으로 승리를 견인함으로써 병역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박주영 선수가 병역기피를 하려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입장이었던 저로써는 박주영 선수가 병역특례를 받게 된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기는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일본을 응원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일단 일본은 이겨야지...축하합니다. 박주영 선수. 당신을 보면 '꿈은 이루어진다'가 생각나요.
후반전이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일본이 이를 악물었습니다. 원래 전반부터 볼 점유율은 일본이 높았지만, 후반으로 오면서 더 높아졌구요. 플레이가 전반에 비해 상당히 거칠더군요. 노골적으로 파울을 하는 모습도 몇번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팀은 그들의 패스를 매번 끊고, 빠른 공수전환 및 어기적거리지 않는 시원한 플레이로 일본을 끊임없이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주장 구자철 선수가 다시금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어요. 유난히 전반부터 평소보다 흥분한 모습을 보이고 옐로우카드까지 받았던지라 내심 불안불안했는데, 시원하게 한골을 기록해주었습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 하던 일본은 결국 그렇게 2:0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후반이 끝나갈 무렵 일본이 한골을 넣는 듯 했으나, 골키퍼 정성룡 선수를 민 사실이 들통나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옐로우카드를 받았죠. 일본의 완벽한 패배였습니다. 일본의 반응은 무척 참담합니다. '독도도, 일본도 다 뺏겼다'라고 네티즌들이 성토하네요. 처음부터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뺏겼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참 미련해 보이기만 합니다. 쓴 입맛을 다시며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열리게 될 한일정기전에서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데, 글쎄요..뭐 잘들 해보길..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이번 국가대표님에게 어떠한 혜택이 주어질까요? 우선 가장 큰 것은 바로 병역특례! 축구대표팀 18명 전원은 4주 동안 기본군사교육을 이수한 뒤, 3년 동안 축구계에서 선수나 코치로 활동하면 병역의무를 다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전 마지막에 교체 투입된 김기희 선수가 진정한 승자라고 봐요....ㅎㅎ 자, 그 다음은 머니! 대한축구협회에서 책정한 동메달 포상금은 15억 2천만원입니다. 홍명보 감독에게는 1억원, 김태영 수석코치에게는 8천만원, 3명의 코치들에게는 7천만원이 지급되구요. 선수들은 활약 등급에 따라 최대 7천만원에서 최소 4천만원까지 차등 지급됩니다. 그리고 동메달 연금으로 매달 52만 5천원이 평생 주어지게 되구요. 마지막으로 대한체육회가 책정한 동메달 포상금도 추가로 받게 됩니다.
홍명보 감독에게도 이번 승리는 커다란 기쁨입니다. 2009년 이집트 FIFA U-20 월드컵에서 8강 돌풍을 일으키며 감독으로써의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에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커다란 업적을 추가시켰습니다. 낙하산이니 뭐니 말들도 있지만,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오랜만에 야외응원전도 있었구요. 동메달 결정전이자 한일전이라는 의미가 겹쳐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밤을 지새워가며 경기를 관람했을 겁니다. 골이 들어가자마자 아파트가 울리더라구요. 런던에서부터 한국까지 기쁜 소식을 전달해준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국가대표팀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즐거움 만끽하시구요.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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