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내장 병천장 아우내장터 유관순 열사 3·1운동 박순자아우내순대 호두과자 호도과자 학화할머니호도과자 5일장 장터 전통시장
친가에 약간 일이 있어 구정에 앞서 잠시 천안에 다녀왔습니다.
고향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때 할아버지께서 천안시 목천읍으로 내려가셔서 매번 찾아가고 있죠.
일을 다 마치고 잠시 들른 병천.
'병천'이라는 지명이 어딘가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특히나요.
바로 병천순대국의 고장입니다. 골목 전체가 순대국집이죠.
고양이가 생선 가게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한 그릇 뚝딱 먹어줬습니다. 박순자 아우내 순대와 충남집을 번갈아가면서 가는데,
이 날은 발걸음이 이리로 왔네요.
4천 원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병천 현지에서도 이제 순대국은 6천 원을 줘야 먹네요.
배도 부르고...그냥 이동하기가 좀 섭섭해서...
시끌벅적하길래 둘러봤더니 마침 장이 서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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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병천면 병천리에는 아우내장, 혹은 병천장이라고도 부르는 장이 섭니다.
5일장으로 끝까지 1, 6일마다 열리는 장이예요.
백천천과 광기천이 합류하는 부근에 세워져 '내를 아우른다'하여 이름 붙여진 아우내장.
(현재 위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네,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떠오르신대로 일제에 항거하여 태극기를 들고 일어난 3·1운동의 장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1919년 4월 1일(음력 3월 1일) 바로 이 아우내 장터에서 3,000여 명의 군중들이 모여
유관순 열사가 태극기를 나눠주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호서 지방 최대의 독립만세운동이 있었죠.
남자한테 '참' 좋다는 우엉차와 산수유.
배가 불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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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입구 쪽에 있던 한 도예공.
대학교에서 교양수업으로 도예실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서 한참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건 잠시 뒤에...
미꾸라지, 잉어 등 민물고기들을 팔고 있기도 하구요...
근데 저렇게 밖에 꺼내놔도 상하거나 하진 않는 거겠죠?
날이 추워서 괜찮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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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송화단이 먹고 싶어지는 오리알도 있습니다.
생선가게는 한 3군데 있더군요. 제가 간 게 구정 전 주인데...
벌써부터 제수음식 등을 준비하는 건 아니겠죠?
많이들 사가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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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된 게 전 이렇게 성한 놈보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회쳐진 형태가 더 익숙하네요.
장에 가건 마트에 가건 빠지지 않는 반찬가게입니다.
마트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너 중 하나이기도 하죠.
젓갈 하나씩 다 먹어보고 갑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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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을 배불리 먹고 나왔는데도...
햇반 하나 들고 좀 더 먹고 싶어지네요.
식용유 비누 맞죠?
초등학교 때였나 방학과제가 식용유 비누 만들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덕분에 앞뒤가 바뀌어서 비누를 만들려고 튀김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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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상당히 내외하는...초록색 야채들...
전 야채가 싫습니다...
가득가득 쌓여있는 수제 강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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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맛있겠네요!
요 떡들은 공장에서 만든 게 아니고 직접 만든 떡이려나?
국산 도라지!
전 이런 거 구분할 줄 모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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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엔 3층으로 쌓여있는 메주가 있습니다.
메주 이렇게 직접 보는 거 참 오랜만이네요.
하긴 뭐 제가 메주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긴 합니다.
큼지막하진 않지만 조기두름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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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으로 시야에 들어왔을 때 고개를 돌려야만 도덕적인 남자인마냥 인식되는(?)
속옷 가게도 있습니다.
손으로 만든 두부가 한 모에 2,000 원.
간장 찍어먹으면 참 맛있게 생겼네요.
두부 모양 참 이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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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생각보다 크기가 큰 과일들이 있네요.
대과는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배, 사과 다 가을철 과일인데 이젠 이렇게 한겨울 구정에도 쉽게 구경할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죠?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코너.
족발이 먹음직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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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아....와....
저 돼지껍데기 정말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이렇게 돼지껍데기만 한가득!!!
제가 만약 순대국을 먹어서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분명 돼지껍데기에 소주 일 잔 했을 겁니다.
역시 장보다가 잠시 쉬면서 먹어줘야 합니다.
병천순대국도 바로 이 아우내장과 맞물려 생긴 명물이죠.
몇몇 블로그에서는 주변에 햄공장이 생기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설명이구요.
아우내장의 전통과 더불어 내려오다가 1971년 병천 부근에 '한국냉장'이라는 육가공 공장이 들어서면서
돼지 부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돼 그 입지가 확고해졌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호두, 아몬드, 케슈넛 등 견과류들도 눈에 보입니다.
전통시장이어도 원산지 표기가 확실하군요..ㅎㅎ
햇호두 햇아몬드라...미국에서 수확해서 한국으로 들어오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하네요.
호두가 눈에 보여서 말인데, 천안의 또 다른 명물인 호두과자 아시죠?
많은 업체들이 있는데...대부분이 국산 호두가 아니라는 사실...
물론 국산 호두를 쓰는 업체도 있습니다만, 아쉬운 부분이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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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좋아하는 밤!
아빠가 공주 밤 한 포대 가져와서 맛있게 쪄서 까주면 낼름낼름 받아먹었었는데.
그 이름도 유명한 경산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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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망, 떡보자기, 광목자루, 이불 등도 절찬리 판매중!
다시 아까 도예공이 있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찻잔 세트 너무 이쁜 게 있었는데 그건 촬영하지 않고 만드는 모습만 촬영해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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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열심히 돌리시던 수동 물레.
손이며 옷이며 온통 반죽 범벅이지만, 잔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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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받침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번 볼까요?
손을 대서 잔 입구를 넓히고...이내 점차 평평하게 펴집니다.
손을 살짝 대서 잔이 받침과 맞붙을 홈을 만들어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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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에서 떼어내면 끝!
근데 이렇게 만들어서 어디서 굽는 지 궁금하네요.
가져가서 굽나?
가져가면서 모양 안흐트러지나? 궁금궁금.
사진 좀 달라고 하셔서 명함을 드렸는데 연락이 올지...ㅎㅎ
위에서만 보면 그저그래 보일 수도 있는데, 잔을 들어보면 참 이뻤던 잔들이 꽤 있었습니다.
근데 현금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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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영등포역-천안역을 오가는 무궁화호를 타기 전에
꼭 천안역 앞에 있는 학화호도과자를 샀던 기억이 납니다.
이 날도 몸에 밴 습관에 의해 자연스럽게 아우내에 있는 학화로...
학화에 대해선 참 할말이 많은데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가 알고 있는 학화는 천안역, 터미널, 아우내, 서울 한남동 이 정도였거든요?
근데 요새 이곳저곳에 우후죽순처럼 체인점이 들어서던데...
작년인가...교수님께 사다드리려고 단국대 가는 길에 한 체인점을 들렀는데
하...경악을 금치 못했던...
학화...체인점을 내준 건 맞는 건지 무슨 상황인건진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조귀금 할아버지랑 심복순 할머니 욕먹이지 마세요...
여하튼 전 그래서 짭퉁만도 못한 체인점으로는 발목을 잘라낼 지언정 가지 않습니다..ㅎㅎ
근데 함정은 아쉽게도 천안에서 만들어지는 학화호도과자 역시
호두는 미국산, 팥은 중국산, 밀가루는 미국·호주산이라는 거..ㅎㅎ
오랜만에 구경 다녀본 시골장이었습니다.
매 명절 때마다 천안을 내려가고, 풍산공원묘지를 가기 위해 병천 아우내를 지나곤 하는데
정작 이렇게 아우내장을 구경한 건 처음인 듯 하네요.
이러한 모습을 나중에 제 자식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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