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쇼핑하라? 뭘 해줬다고 사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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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쇼핑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메르스 등으로 인해 침체된 내수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따서 만든 정부차원의 소비 활성화 대책입니다. 하지만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보면 박근혜 정부의 능력과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것 같아 혀를 끌끌 차게 만듭니다.
우선 오리지널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죠. 11월 네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날인 금요일을 말하는 것인데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시작돼 크리스마스, 새해까지 쭉 '홀리데이 시즌'으로 이어지는 할인행사입니다. 적자(Red)였던 장부가 흑자(Black)로 바뀐다는 데에서 비롯된 명칭인데요. 이 때 이루어지는 소비가 미국 연간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고 하니 그 규모를 알만하죠. 저도 작년에 디즈니 제품을 비롯하여 직구로 쇼핑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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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를 벤치마킹했다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홈페이지에 나온 참여업체는 뭐 어마어마합니다.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AK플라자, 갤러리아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켓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마트, 인터넷쇼핑몰인 G마켓, GS샵, CJ몰, 인터파크, NS몰, 롯데닷컴, 옥션, 현대H몰, AK몰, 11번가,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CGV, 메가박스, 롯데월드, 서울랜드, 에버랜드, W몰, VIPS, 유니클로, 이케아, 한샘, 잇츠스킨, 하이마트, BBQ, 맘스터치, 편의점인 미니스탑, CU, GS25, 세븐일베븐까지 뭐 죄다 긁어모았죠. 뿐만 아니라 이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전통시장도 대규모로 참여시켰습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된 10월 1일 어제부터 언론을 통해 나오는 보도들은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JTBC의 전통시장 인터뷰를 보니 그 전날 기본 100만 원을 팔았는데, 정작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은 30만원을 팔았다고 하네요. 행사 당일 관련 안내문을 받았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행사 기간동안 대형마트 의무휴업도 임시중단돼서 오히려 전통시장은 손님이 뚝 떨어졌다네요. 하지만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홈페이지에 소개된 언론 기사들은 모두 찬양일색이네요.
원래 예정된 가을 정기세일에 숟가락 언기 신공
출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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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딱히 만족할 만한 할인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애시당초 예정된 세일 행사에 블랙프라이데이 포장만 해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네요.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명품 브랜드는 세일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정부에서 그렇게 떠들어댔던 '최대 50~70%' 세일은 백화점 한층에 이월 상품 모아둔 것들이라죠? 제가 요새 대학원에서 장구 수업을 듣는데 이런 경우에 '변죽을 울린다'는 표현이 알맞는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빛 좋은 개살구' '빈수레가 요란하다' 등의 속담으로 치환할 수도 있겠네요.
원래 백화점 같은 경우는 이 시즌이 가을 정기세일입니다. 게다가 중국의 국경절과 겹쳐서 중국 관광객들이 엄청 몰리죠. 굳이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생색을 내지 않아도 충분히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인데, 이를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라며 잔뜩 어깨에 힘 들어갈 정부를 생각하니 콧방귀가 절로 나옵니다. 한 언론에서는 애초에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을 해 상품을 사들이는 미국의 유통구조와, 제조업체에게 매장을 빌려주고 유통업체가 수수료를 받는 유통구조 차이로 인해 미국과 같은 대규모 할인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죠.
얼마 전 한 마트에서 추석 전 할인이라며 기존 30% 정도의 할인을 붙여놓은 것 위에 정가를 올린 뒤 50% 할인이라고 붙여 눈속임을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건 정부 차원에서 대국민 사기를 치는 수준입니다. 한 기사에 달린 '이번(한국 블프)에 돈 아껴두셨다가 진짜 블프(미국 블프)에 사시면 됩니다'라는 댓글이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입만 열면 구라를 쳐대고, 움직이기만 하면 눈속임을 해대니...한심하기 그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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