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한 박근혜 정부,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국정교과서 한국사 새누리당 박근혜 박정희 친일 독재
박근혜 정부가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발표했습니다. 교육부의 발표대로면 2017년부터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으로 발행됩니다.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 교과서로 바뀐 2011년으로부터 6년만의 회귀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 교과서에 붙인 이름은 자그마치 '올바른 역사교과서'. 이념적 공정성과 편향성 시비를 없애고 대다수 국민의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보수와 진보 진영 인사를 아우르는 교과서 집필진을 구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입니다. 순식간에 수많은 역사 교과서의 집필진을 편향된 빨갱이로 만들어 버리네요.
교육부가 제 입으로 발표했다시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국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국가는 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 세 나라입니다. 지난 2014년 1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은 "국정교과서를 쓰는 선진국은 없다는데?"라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러시아와 필리핀, 베트남이 쓴다. 특히 북한도 쓰고 있다"는 '종북'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UN도 '역사교과서에 대한 정치가의 의사결정 피하라'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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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교과서를 저지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명확합니다. 2013년 유엔총회는 "역사교과서의 내용은 역사학자에 맡겨야 하며 특히 정치가 등의 의사결정은 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역사교육 지침을 채택했습니다. 1992년 헌법재판소에서도 국정 교과서 제도에 대해 "국정교과서 체제 하에서는 국가가 필요 이상의 강력한 통제권과 감독권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의 사고력이 획일화되고 정형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한바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 교육부 차관인 김재춘 차관도 자신의 논문을 통해 밝힌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국가가 개발하는 국정교과서보다 민간인이 개발하는 검.인정 교과서가 교과서 개발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더 많이 지닐 것으로 간주됨.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독재 국가나 후진국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제도인 데 반하여, 검.인정 교과서는 이른바 선진국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제도...
2009, 김재춘 '교과서 검정체제 개선 방안 연구'
위에서 OECD 국가 중 아이슬란드, 터키, 그리스 3개 나라만이 국정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 점에 대한 설명도 필요합니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인구가 32만 명에 불과해 민간에서 교과서를 만들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고, 터키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교과서를 국가에서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 대부분이 교과서 국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리스의 경우 민간에서 제작된 교과서 가운데 심의를 통해 교육부가 1종을 선택하기 때문에 100% 국정제라고 하기엔 어렵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가르칩시다
한국의 역사 교과서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10월 유신 이후 오랜 기간 국정으로 발행되다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며 획일적 역사교육에서 탈피한다는 목표 아래 검정제로 전환을 시작하여 2011년 완전검정체제로 환원된 민주화의 소중한 성과입니다.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은 헌법 제31조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입니다. 이미 교학사 교과서와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를 통해 친일·극우세력의 역사 쿠데타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박근혜를 비롯한 군사독재 세력에게는 아버지 박정희와 독재세력의 명예회복을 위한 길이 될 것이며, 김무성·남경필·윤상현을 비롯한 친일파의 후예들에게는 조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저들의 손에 역사를 맡기는 순간 임시정부 그리고 그 이전으로부터 이어져온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 그리고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사그러져 간 영령들의 넋이 무용지물이 되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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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은 장외투쟁을 비롯해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정화를 저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또한 황우여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그 외에도 예비교사를 포함한 역사교사 1만9,956명, 독립운동단체 원로 12명, 학부모 2만9,915명, 교육감 14명, 서울시의회·대전시의회·전남도의회 의원, 충북지역 20개 단체, 동국대 역사교과서 연구소,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 등 수많은 단체에서 그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각종 선언·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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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박정희의 뒤를 이어 또 다른 쿠데타를 시도하는 박근혜 정부. 우리는 결단코 막아야 합니다. 결코 좌편향되지도, 우편향되지도 않은 교과서로 자라나는 학생들이 배워야 합니다. 일본처럼 난징학살도, 위안부 문제도 모르는 청소년으로 만드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독재자 박정희를 '구국의 영웅'이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위대한 대통령'으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노욕에 가득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3.15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를 당연히 필요했던 사건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인터넷 세계의 쓰레기 같은 존재인 일베충으로 자라난다면 기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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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국민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바로 볼 줄 모른다면 이 민족의 미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청소년들이 제대로 배우게 합시다. 민족의 역사 앞에, 대한민국의 역사 앞에 죄악을 저지른 이들의 손에 역사를 고치도록 놔두어선 안됩니다.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게 스스로에 대한 조서를 쓰게 한다면 제대로 쓰겠습니까? 친일·독재세력의 손에서는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가 쓰여질 뿐입니다.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하지만 전 싸우겠습니다.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자신들의 뜻대로 4대강 사업을 하듯 손을 보려는 이들과 맞서 싸우겠습니다. 우리의 역사,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무너집니다. 함께 해주세요. 유신독재시대로 회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모두의 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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