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더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나선 첫 행보는 국립현충원 참배였습니다. 이날 문재인 후보는 이승만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고 마지막으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했는데요. 문재인 후보는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역사에 많은 굴곡이 있었고 역대 대통령들은 공과가 있었지만 안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고, 공과도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과제"라며 "역대 대통령 모두의 묘역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가 민주당 대표가 됐을 때도 참배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네, 문재인 후보에게 또다시 무척이나 실망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박정희 두 사람의 묘역을 참배한 것은 문 후보의 말처럼 처음이 아닙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에도 두 사람의 묘역을 참배한 바 있는데요. 당시 문재인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에겐 산업화의 공이 있고, 이승만 대통령님에겐 건국의 공로가 있다. 나는 그 분들을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임 대통령으로서 함께 모시고 함께 기념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정청래 전 의원은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그 학살 현장이나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냐.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 참배할 수 있겠냐"는 비유로 문재인 대표를 거세게 비판했죠.
마침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 묘역을 참배한 날은 69주년을 맞는 제주 4·3사건 추념일 다음날이었습니다. "제주도민을 다 죽여도 대한민국 존립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말에 제주도민 20만명 중 3만명이 죽었습니다. 자신의 권력 야욕을 위해 친일파들을 대거 기용하고 오히려 독립운동가들을 핍박했습니다. 박정희는 어떻구요.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짓밟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쏟아내는 고통과 신음으로 정권을 연명해오며 낮에는 막걸리, 밤에는 젊은 여대생들을 끼고 시바스 리갈을 마시다가 총탄에 비명횡사했습니다.
문재인 후보에게 이런 두 대통령이 자랑스러운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정말 많은 실망을 했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민주열사들에 대한 배신과도 같은 발언이었습니다. 절대 통합과는 관계가 없는 발언이죠. 과연 보수진영, 아니 정확히 말하면 수구세력들이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참배했다고 해서 문재인 후보를 달리 볼까요? 만약 그럴 가능성을 예상한 주변 참모가 있었다면, 그 참모에게는 병신이라는 별명을, 문재인 후보에게는 병신을 참모로 둔 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이승만과 박정희의 묘역을 참배하다니... 문재인 후보의 머릿 속 생각이 정말 궁금합니다.
이에 비해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찾지 않았었는데요. 당시 문재인 후보가 두 사람의 묘역에 참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한 것을 첨부합니다. 그들이 과연 진정한 반성을 한 것인지, 아니면 반성을 하지 않았는데 문재인 후보의 말이 바뀐 것인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문재인 후보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전 결코 문재인 후보님께 투표하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제 한 표가 아무런 영향이 없다한들 말이죠.
권위주의 체제로 고통을 주고 인권을 유린한 정치세력이 과거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하면 제가 제일 먼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고 참배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전신은 민정당, 민정당의 전신은 공화당이고 군부독재의 권력을 뒷받침한 공화당과 민정당이 이름을 바꿔 새누리당이 된 거 아닙니까? 피해자가 잊는다고 해서 그게 반성이 되겠습니까? 진성한 반성이 있어야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2012년 9월 17일, 참모들과의 간담회 中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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