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을 꿈꾸며/대한민국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가거도 등대(백년등대)와 동개해수욕장(몽돌해변)

자발적한량 2019.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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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가거도 여행 두번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1)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섬등반도(바람의 언덕)와 가거도 여행의 시작

(2)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가거도 등대(백년등대)와 동개해수욕장(몽돌해변)


112년 역사의 가거도 등대에서 대한민국 영해의 끝을 만나다

가거도 여행 둘째날 첫 일정은 가거도 등대로 정했습니다. 가거도 등대는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떨어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리포구(가거도항)에서 다시 배를 타거나 걸어서 갈 경우엔 독실산 군부대까지 올라간 후 울창한 숲을 몇 시간이고 걸어야 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후 진입로가 생겼고, 2015년부터 2년에 걸쳐 확장공사까지 마치면서 그나마 지금처럼 나름 편하게 방문이 가능해졌습니다. 등대까지는 물론 둥구펜션 사장님 트럭으로 슝슝-


가거도 등대는 문화재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80호)입니다. 이 등대의 역사는 무려 100년이 넘은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죠. 그래서 이 등대의 별명이 '백년등대'. 대한제국 시절 무인등대로 축조된 이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유인등대로 증축되었고, 몇 차례의 보수작업을 거쳐가며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초기 형태에서 변형은 되었지만, 대한제국 시기의 전형적인 등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죠. 대한민국 최서남단에 위치한 등대로,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배들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는 가거도 등대입니다.


그런데 또 둥구펜션 사장님과 노용태 가거도등대 소장님이 또 절친이시더군요. 왼쪽이 사장님, 오른쪽이 소장님이신데, 덕분에 커피도 한잔 얻어마시고 소장님께 직접 가거도 등대를 안내받는 호사를 누렸습니다...ㅎㅎ 


소장님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가거도등대 전시실. 등대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거도 등대의 역사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중국해 및 외해에서 진입하는 선박의 육지 초인표지 역할을 위해 가거도 북단 해발 84m에 설치된 가거도 등대. 가거도 등대는 흰색의 원형 벽돌구조로써 등탑 하부에서 등명기 설치대까지 일직선의 사다리 형태로 지어졌고 불빛을 쏘는 등롱 외부에도 역시 사다리가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등롱은 원뿔 모양이며 이전에 세워진 등대에 비하여 출입구인 돌출현관이 간단하고 등탑 내부 계단이 직선형으로 변하는 등 등대의 효율성을 중시했구요. 해무로 인해 2~3일에 한 번은 등롱을 닦아줘야 빛이 멀리 나가기 때문에 등대원들이 이 등탑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린다고 합니다.


다른 곳 가면 돈 주고 들어야 할 등대에 대한 강의를 소장님께서 해주기도 하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것은 항로표지의 다섯가지 종류였습니다. 등대와 같이 야간에 등화를 이용해 위치를 표시하는 광파표지, 부표처럼 주간에 형상, 색채를 이용해 위치를 표시하는 형상표지, 안개나 눈, 비 등으로 시계가 불량할 때 음향을 통해 위치를 표시해주는 음파표지, 위성항법보정시스템 등처럼 전파의 여러가지 성질을 이용해 위치를 표시하는 전파표지, 조류, 선박동향, 기상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항로표지인 특수신호표지가 그것들이죠. 가거도 등대에는 광파표지를 비롯해 저시정에 대비해 전자혼 장비를 통한 음파표지,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를 이용한 전파표지 등을 통해 선박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아, 섬에 기상신호소가 있는 관계로 풍향, 풍속, 기압, 습도 등의 해양기상신호표지를 제공하는 특수신호표지까지. 역할이 정말 많죠.


근처 해역을 지나는 선박들은 15초마다 1회씩 27해리 거리의 해상까지 비춰지는 가거도 등대의 불빛을 보며 항로를 확인한다고 합니다. 각 등대마다 이 주기가 다르게 정해져 있어 이 등명기의 회전주기를 통해 선박에서 보이는 등대가 어떤 등대인지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 사진 속에 보이는 작은 섬의 좌측을 보면 자그마한 첨성대 모양의 시설물이 보이는데요. 이 섬이 바로 대한민국의 영해기점 무인도서 중 하나인 소국흘도입니다. 이 섬에서부터 남서쪽으로 12해리(22km)까지는 대한민국의 영해인 것이죠. 16종의 희귀 육상식물과 21종에 이르는 다양한 해조류 군락을 관찰할 수 있고, 바닷새류 번식지가 천연기념물 제34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등 생태적 가치가 뛰어나 '절대보전 무인도서'로 지정된 섬입니다. 그리고 첨성대를 본딴 시설물은, 영해기점을 명확히 하고 해수면 변화, 지각변동 및 기상 등 해양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높이 11m의 관측 시설물이라고 하네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영해를 표시하는 상징이 되겠습니다.


등대에서 관사를 지나면 사진처럼 액자 형태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가거도 등대와 영해기점인 소국흘도 등을 배경으로 그림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제가 갔던 날은 구름이 껴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아래 2017 신안군 관광사진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사진인데, 저렇게 맑은 하늘과 푸르른 바다, 그리고 백년의 세월을 꿋꿋하게 서있는 가거도 등대의 모습까지 담아낼 수 있죠. 


독실산의 울창한 수풀과 펜션으로 돌아가며 내려다 본 대리 마을과 장군봉, 동개바위(똥개바위)의 모습이 가히 절경입니다. 오염원 자체가 없는 청정지역인 가거도. 자연이 살아숨쉰다는 표현이 가장 걸맞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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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국물이 끝내줬던 둥구펜션의 점심식사

크, 아침은 별로 생각이 없어 걸렀는데, 등대에 다녀오고 나니 무척 출출했거든요. 펜션에 도착한 지 얼마 안되어 점심식사가 준비됐습니다.


묵은지멸치조림, 고사리무침, 계란말이, 감자채볶음 등 다양한 반찬과 함께 사장님께서 직접 채취하신 미역으로 만든 초무침과 톳볶음, 자숙소라와 문어, 그리고 시원한 국물이 끝내줬던 지리까지. 아, 정말 둥구펜션 만만세입니다. 어쩌면 하나 같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만... 사모님 요리 솜씨가 정말 기가 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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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1구 대리마을 둘러보기 (feat. 차승원 of 삼시세끼) 

점심식사도 마쳤고 하니, 대리 마을 구경도 좀 할겸 오후 일정으로 넘어가 봅니다. 둥구펜션에서 계단을 통해 약 5~8분 정도면 바로 슈퍼와 관공서가 모여있는 항쪽으로 갈 수 있어요. 계단을 내려가면서 만났던 민달팽이.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이 계단 내려가면서만 한 8마리 본 것 같네요.


날씨가 흐리긴 하지만, 그래도 가거도의 느낌을 전달하기엔 손색이 없는 사진들이 한가득인데, 한 포스트에 사진이 너무 많이 들어가도 무거워지니까... 최대한 정리정리해서... 가장 위에 사진은 자욱한 해무 속으로 모습을 감춘 독실산의 모습입니다. 기암괴석과 난대성 상록수림으로 이루어진 산이죠. 가거도에 있어서는 제주도의 한라산과 같은 산이겠죠? 두번째 사진은 가거도항 바로 앞에 위치한 장군봉. 가장 아래는 항에서 바라봤을 때 우측에 위치한 회룡산입니다. 


이 회룡산에는 전설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원래 이곳은 용왕의 아들이 수도했던 곳인데, 어느 날 이곳에서 놀던 선녀들에게 반해 수도를 잊은 채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용왕이 이에 노하자 아들은 징벌을 피하기 위해 뭍으로 기어올랐다고 해요. 하지만 미처 다 오르기 전에 반은 물 위에, 반은 돌에 자리잡은 채 굳어 용상이 되었다고 하구요. 그래서 회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죠. 또한  이를 슬퍼한 선녀들이 회룡산 산봉우리에서 눈물을 흘리다 하늘로 올라갔는데, 이후 그 곳에서 물이 마르지 않아 선녀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만재도에 있다 잠시 가거도에 오게 된 차승원이 "없는 게 없네 이거 완전 대형 마트네"라고 표현했던 바로 그 수퍼입니다..ㅎㅎ 소주·맥주 1병에 3,000원 오란씨 1.5L 4,000원의 시세... 


가거파출소와 가거도우체국, 가거도 보건지소이 한 곳에 모여 있습니다. 보건지소 앞에는 몇 가지 비석이 있는데요. 우측부터 '대한민국최서남단'이라고 새겨진 비석이구요. 그 다음은 가거도 출생으로 4·19혁명 당시 서라벌예고 재학 중 서울 경무대 앞 시위의 선봉에 섰다가 1960년 4월 19일 총탄에 맞아 순국한 故 김부연 열사의 흉상과 비석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1988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된 가거도멸치잡이노래와 관련된 비석 2개가 있죠. 가거도멸치잡이노래는 다른 지방 민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창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가거도항 앞에서 한장 찰칵! 셀카는 정말 잘 안찍는데.. 가거도에서 그래도 몇 장 찍었네요 오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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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부터 자연으로 되돌아온 김부연 하늘공원과 몽돌해변 동개해수욕장 

가거도항을 지나면서 좌측을 바라보면 상당히 깔끔하게 조성된 산책로가 보이는데요. 바로 김부연 하늘공원입니다. 가거도항 건설에 쓸 토석골재를 30년간 채취했던 석산을 복구하면서 섬 공원화의 일환으로 조성한 공원입니다. 아까 위에서 설명했던 故 김부연 열사의 이름을 따 김부연 하늘공원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장군봉과 동개바위(똥개바위) 사이에는 가거도 유일의 해수욕장이자 대한민국 최서남단 해수욕장인 동개해수욕장이 있습니다. 동개해수욕장의 특징은 몽돌해변이라는 것인데요. 파도가 해변까지 밀려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때 몽돌이 데굴데굴 구르며 마치 우는 듯 내는 소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거제도에서도 몽돌해변을 구경만 하고 지나갔는데, 이 가거도까지 와서 몽돌해변에서 해수욕을 만끽했네요. 햇빛이 나면 더 좋았겠지만, 뭐 날씨는 제 앞길을 가로막지 못했어요. 다만 안전요원 등이 상주하고 있는 그런 해수욕장은 아니니 이 곳에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 각자가 안전에 주의해야 할 듯 합니다.



한참 해수욕장에서 첨벙거리면서 놀다가 슬슬 동네를 다시 걸어 펜션으로 향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개조심부터, 나무에 탐스럽게 달려있는 복숭아, 새장 속에 있던 칠면조. 아, 그리고 사진을 못찍었는데 펜션 앞에서 백로를 봤어요. 그것도 눈 앞에서! 근데 이 섬에서 백로는 귀한 축에도 못끼는 찬밥 신세라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날라가 버렸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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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서남단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 백숙을 맛 볼 줄이야

펜션에 돌아오니 사장님께서 육지로 보낼 미역과 후박나무 껍질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특히 아래의 후박나무 껍질은 한때 국내 유통량의 70%가 가거도산이었을 만큼 가거도를 대표하는 특산물입니다. 후박나무 껍질을 팔아 자식 대학을 보냈다고 하여 '대학 나무'라고도 불리웠다고. 요새는 값싼 중국산이 시장을 잠식했지만, 여전히 가거도산 후박나무 껍질은 중국산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죠. 저희를 태우고 이동 중일 때도, 스피커 폰 소리를 들어보니 미역과 후박나무 껍질을 주문하는 전화가 종종 오더라구요. 미역 역시 사장님께서 직접 채취하신다고 합니다. 


둘째날 저녁의 상차림입니다. 그런데.... 어... 어... 우와....ㅎㅎㅎ 으어...


백숙입니다. 그것도 그냥 백숙이 아니고 황칠백숙이군요. 황칠나무는 복용하는 방법에 따라 사지마비, 중풍, 관절염, 편두통, 생리불순 및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 간기능 개선 등에 큰 효과를 보입니다. 그리고 닭은... 사장님께서 아예 직접 키우신 토종닭입니다. 토종닭을 직접 길러 손질을 하고 백숙을 만들어 주신 거예요. 대한민국 최서남단 섬 가거도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으로 만든 백숙을 먹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ㅎㅎ 둥구펜션 만세입니다.



닭고기의 맛은 정말 육지에서 먹는 치킨을 비롯해 자그마한 닭으로 만든 백숙 등과는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둥구펜션표 닭 자존심 상할 맛입니다. 치킨 등에 사용하는 자그마한 닭들은 부드러울 뿐 향도 없고 닭고기 특유의 맛을 잃은지 오래죠. 그런데 이런 크기의 닭들은 조류 특유의 향과 맛이 있습니다. 당연한 것이, 태어난지 30일 정도가 지나면 도축을 해버리니까, 맛이 들고 말고 할 것이 없죠. 이러한 맛의 차이는 백숙을 했을 때 더욱 두드러집니다. 작은 닭들은 그냥 살이 딱히 씹는 감도 없이 부서져 버려요. 괜히 어른들이 '요새 백숙은 닭이 아니라 병아리로 만든다'고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했던 둥구펜션 닭백숙. 진짜 닭고기 맛이 뭔지 가거도에 오시면 알 수 있습니다(?)


닭다리 사이즈가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와 이건 뭐... 닭다리로 한대 후려치면 턱 나갈 것 같은 사이즈... 어른 주먹 하나가 뼈다귀에 매달려 있는 느낌이었어요. 다 먹고 닭다리뼈를 숟가락이랑 비교해봤는데.... 뼈 크기 실화입니까ㅋㅋㅋㅋㅋ 토종닭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적응이 안되네요. 닭목 사이즈는 또 어쩔꺼고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한조각씩 잘라서 혀 살살 굴려서 발라먹는데 이건 목뼈 바르는 느낌이 아니야ㅋㅋㅋㅋㅋ


또 하나 기가 막혔던 것은, 바로 이 겉절이. 와, 대전 사는 이모가 김치 판매 하시거든요. 그것도 재료들 모두 직접 키워서. 저 김치 맛에 엄청 예민한 편인데, 진짜 기가 막힌 겉절이였습니다. 어쩜 이렇게 겉절이를 맛깔나게 담으셨대... 백숙이랑 아주 찰떡궁합입니다. 너무 맛있어요.


닭염통, 닭똥집(모래집)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닭알까지 발견! 닭알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도 좀 계실 것 같은데요. 달걀이랑 다릅니다. 닭알은 암탉이 미처 산란하지 못한 상태에서 알집에 남아있던 알을 말하는 것입니다. 맛도 달라요. 달걀노른자가 익으면 약간 퍽퍽한 식감이잖아요. 닭알은 쫀득한 식감입니다. 


지못미 오징어..ㅠㅠ 원래 점심에 오징어를 삶아주겠다고 하셨었는데, 식사를 거의 마치고 있을 무렵이라 저녁에 주십사 말씀을 드렸었거든요. 그런데 저녁 메뉴가 닭백숙일 줄 몰랐죠...ㅋㅋ 그냥 특식 알아서 준비해주시는대로 먹겠다고 얘기해둔터라... 오징어 숙회도 엄청 쫄깃하고 맛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요건 이후에 본격적으로 술 마실 때 먹었답니다.


정말 힘겹게 힘겹게 백숙을 거의 다 먹었는데... 사모님께서 "죽 먹어야지~" 하면서 한 그릇씩 딱... 황칠나무잎을 비롯해 녹두 등 각종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간 죽까지 정말 가거도에서 스테미너 과잉 축적을 하는 것 같네요...ㅋㅋ



전날 먹었던 광어회를 직접 잡으신 동구펜션 사장님의 형님 부부께서도 오셔서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셨었는데, 함께 온 강아지가 너무 귀엽더라구요. 너 오빠랑 서울 가자! 오빤지 형인진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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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걷힌 가거도의 마지막날과 둥구펜션 마지막 점심식사

가거도 2박 3일 여행의 마지막날,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아휴 진짜 날씨가 너무 아쉬웠어요. 하지만 이미 잡아둔 일정이라 변경하기도 애매했고. 가거도로 다시 오라는 하늘의 뜻으로 알겠습니다. 가거도를 두고 왜 너무 멀기에 돌아와서 그리움에 목 놓아 우는 곳이라고 하는지 알았어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가거도가 너무 그립네요.


날씨도 개었겠다 가거도의 화창한 반나절을 만끽하고자 가볍게 섬산책을 했습니다. 담쟁이넝굴, 옥수수, 버베나, 엉겅퀴, 봉선화...하나같이 모두 가거도의 그리운 모습으로 기억될 모습들을 간직해 둡니다. 아참, 흑양이도.


저 멀리 목포에서 가거도를 향해 들어오는 쾌속선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차려주신 둥구펜션의 마지막 식사입니다. 


한 마리 좋은 놈이 잡혔다면서 내어 주신 농어구이. 정말 기가 막히더만요. 딱히 오일에 재거나 향신료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 향긋하기까지한지. 담백함이 정말 일품이었던 농어구이가 또 먹고 싶네요. 오늘 점심으로 먹었으면 좋겠다... 


그 외에도 낙지간장조림과 전날 맛있게 먹었던 톳볶음, 미역무침등이 나왔고, 식사 시간 전 텃밭에서 타온 신선한 깻잎까지. 잊지 못할 가거도의, 둥구펜션의 마지막 점심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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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째 건설 중인 가거도 방파제, 그리고 안녕 가거도!

펜션을 나서면서 바라본 장군봉과 대리 마을의 모습입니다. 이제 이 모습도 안녕~


시간도 충분해 보이고 해서 그냥 걸어서 내려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장님께서 끝끝내 태워다 주겠다고 고집을 부리셔서 결국 트럭을 타고 내려왔습니다. 바다로 티켓 예매를 한터라 바로 배로 안가고 가거도 여객선 대합실에 들러 목포에서와 마찬가지로 교환을 해서 배로 향했습니다. 가거도에서 목포로 가는 배삯도 50% 할인~


마지막으로 소개할 가거도 방파제네요. 원래 가거도항 방파제가 있었습니다. 1979년 착공해 공사 기간 내내 태풍으로 공사가 지연되다 우여곡절 끝에 30년 만인 2008년 월 준공됐죠. 공사비만 1,300여 억원 들었구요. 그런데, 이 방파제가 2011년 '무이파'와 2012년 '볼라벤' 두 개의 태풍으로 인해 480m 중 350m가 파손되고, 테트라포트 3,800개 중 2,500여 개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후 2013년 서해어업관리단에서는 1,442억 원을 들여 길이는 현재와 같은 480m이지만 폭을 기존 15m에서 110m로 대폭 확장하고, 가로, 세로, 높이가 28m로 아파트 10층 높이에 해당하는 1만t짜리 대형 케이슨 19개가 전체 방파제 중 388m의 외벽을 감싸도록 했으며, 섬과 방파제가 맞닿는 92m 구간은 100t짜리 콘크리트블록 1,300여 개를 설치하는 슈퍼 방파제의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설계 파고는 현행 50년 빈도인 8.3m에서 100년 빈도인 12.5m로 상향조정했다고 하죠. 


삼성물산이 도급을 맡아 원래 계획으로는 2018년 말 완공이었지만 공법 변경과 도급사간 법적 분쟁, 공사 비리 의혹 수사 등으로 공정이 늦어져 2년이 지연된 내년 말 완공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4월 KBS '시사기획 창'이 가거도항 방파제 사업 진행과정에서 삼성물산이 견적 부풀리기로 국가 예산 100억여원을 빼가면서 하도급업체의 특허기술까지 탈취했다고 보도한 것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제가 가거도를 다녀간 이후 태풍 '다나스'로 인해 방파제 등을 건설하기 전에 지반 보강을 위해 땅에 까는 쇄석인 사석 1만3000㎡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어 주민들은 방파제 완공이 또 미뤄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더군요. 아무쪼록 무사히, 그리고 하루빨리 방파제가 완공되길 바랍니다. 


2박 3일의 일정이었던지라 왕복 모두 동양고속훼리의 쾌속선을 이용하게 되네요. 이번에는 375명 정원의 파라다이스호입니다. 여기서도 둥구펜션의 위력을 새삼 느낀 것이, 쾌속선에 오르고서 선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가거도 도착해서 둥구펜션 트럭 탔던 사람 아니냐"고 아는 체를 하더군요. 깜놀..ㅎㅎ 둥구펜션 사장님 가거도에서 끗발 좀 제대로 날리시는 거 같은데...


얼마 전 뜬 뉴스인데 남해고속에서 남해프린스와 핑크돌핀호를, 동양고속훼리가 파라다이스호를 매각할 방침이라더군요. 쾌속선이 줄어들면 목포 - 가거도 항로에 불편이 생기지 않을지 살짝 걱정이 됐더랬습니다. 


1시가 되어 배가 가거도를 떠나 목포로 향했습니다. 멎머 멀어져가는 독실산과 회룡산, 둥구펜션과 대리마을을 보면서 벌써부터 아쉬움이 마음을 적시기 시작했어요. 다음 번에 가거도를 오면 독실산 트레킹부터 시작해서 좀 더 구석구석 가거도의 자연과 벗 삼아 해산물을 안주 삼아 가거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 생각입니다.


(1)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섬등반도(바람의 언덕)와 가거도 여행의 시작

(2) 가거도 민박 펜션 둥구펜션, 가거도 등대(백년등대)와 동개해수욕장(몽돌해변)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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