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타임머신을 타볼까 합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017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박 전 대통령 쪽에서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박한철 헌재소장의 후임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죠.
이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인) 헌재소장을 임명하는 부분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는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당시 황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추천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형식적 권한만 행사했을 뿐,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은 끝내 지명하지 않았죠.
현재로 돌아와보죠. 지난 8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권한대행의 기습적인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용단을 내린 것이고 용기를 낸 것"이라며 한덕수 권한대행을 추켜세웠습니다. 임명직으로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은 현상유지 차원의 소극적 권한만을 행사해야 한다는 헌법학계의 통설을 깨고 적극적 권한을 행사한 데 대한 비판이 큰데도 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죠.
권성동 원내대표 뿐 아니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국회가 추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임명해선 안 된다고 하더니,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해선 "당연한 헌법적 책무"라며 한 전 대행을 두둔하고 나선 것.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전후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작태에 대해 여론은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냐"며 비판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나라는 어떻게 되든 자기들 사리사욕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부끄러움이 없는 자들"이라고 한 것을 비롯해 또 다른 네티즌은 "권성동의 적은 권성동"이라며 비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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