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비밀 선거사무소인 이른바 '강남 사무실'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뉴스타파는 당시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들의 교차 증언 및 기존 언론 보도 등을 면밀히 검증했다면서 '강남 사무실'이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강남 사무실' 보도의 중심에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있었습니다. 앞서 신용한 전 교수는 '명태균 보고서'가 캠프에 존재했고, 이를 토대로 참모진들이 회의를 하기도 했다고 증언한 바 있죠. 그는 이에 대한 물증으로 캠프에서 공유한 '명태균 보고서' 파일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파일의 마지막 저장 날짜는 대선 당일인 2022년 3월 9일.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본선행 티켓을 쥔 다음부터는 명태균 씨와 선을 그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용한 전 교수가 증언한 '강남 사무실'은, 여의도 대하빌딩에 위치한 공식 캠프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있던 후보자 집무실과 별도로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에 위치한 예화랑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이 '강남 사무실'은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밀 사무실이었지만, 캠프의 핵심 인사들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하죠. 또 다른 윤석열 캠프의 고위급 인사 A씨 역시 "그 당시 나도 강남 사무실 주소를 전달받은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고 하구요. 그런데 이 곳은 그저 윤석열 후보가 휴식을 취하는 사적인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이곳에서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최측근들과 회의를 하며, TV토론 등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어느 누가 봐도 이는 선거 운동이었죠.
'강남 사무실'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57년지기 죽마고우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교수 역시 증언을 했습니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정책특별위원회 중 하나인 미래비전위원회에서 활동한 이철우 교수는 "'강남 사무실'에서 캠프 회의가 열렸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대선 기간에 윤석열 후보가 강남 어디로 오라면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사실이 있다"면서 문자 속 주소가 '강남 사무실' 주소와 일치했다고 말하죠.
공직선거법 제61조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때는 정당 또는 후보자가 선거사무소 1개와 각 시도 및 구·시·군마다 선거연락소 1개씩을 설치할 수 있고, 정당선거사무소를 설치할 때는 지체 없이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야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 20대 대통령선거사무소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 강남구 갑·을·병에 각각 3개의 선거사무소와 3개의 선거연락소를 설치했다고 신고했는데 여기에 '강남 사무실', 즉 예화랑의 주소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즉, '강남 사무실'은 불법이라는 것이죠.
가로수길 중심가에 위치한 7층 건물에는 최근까지 예화랑이 운영 중이었다가 현재 재건축이 시작되며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선 때 윤석열 후보가 썼던 3층 면적은 244㎡. 이 건물이 2명이 공동 소유자로 등기되어 있는데, 한 명은 김방은 예화랑 대표와 김용식 예화랑 감사로, 남매 사이입니다. 이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예비후보 시절 후원자 명단에서도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데, 김방은 씨는 2021년 7월 26일 5백만 원씩 두 차례, 김용식 씨 역시 같은 날 1천만 원을 윤석열 후보자에게 후원했다고 합니다. 개인 후원금 최대치인 1천만 원을 채운 것이죠.
그런데 이들은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 중 동생 김용식 예화랑 감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초임 검사 때 모셨던 첫 부장검사였고, 2012년 윤석열, 김건희 부부 결혼식의 주례를 봤던 것을 비롯해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되었을 때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장이었던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사위. 즉, 인맥과 혼맥의 고리를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으며,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들이었다는 것이죠.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는 김 씨 남매가 진정한 '비선 실세'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회계 문제. 뉴스타파 측은 윤석열 후보와 김 씨 남매가 임대차 계약을 맺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확보된 윤석열 당선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정치자금 사용 내역 및 국민의힘 중앙당이 신고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강남 사무실'의 임차료 내역은 없었다고 합니다. 불법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구요.
또한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사위이자 '강남사무실' 건물의 소유주인 김용식 씨가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로 들어간 것을 비롯해 또 다른 소유주 김방은 씨가 대통령실에 의해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죠. 뉴스타파가 자문을 구한 법조인들은 만약 이 두 사람이 '강남 사무실'을 공짜로 제공한 대가로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를 준 것이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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