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좋아해야 할 일인지 걱정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1일 영덕 강구면 삼사리 1.2km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의 그물에 몸길이 1.6m, 무게 314kg의 참다랑어가 잡혔다고 합니다. 흔히 참치집에서 먹을 수 있는 참치 종류 중에서 가장 최고급 횟감으로 꼽히는 참다랑어는 100kg 이상이면 대형으로 분류되는데요. 이 '초대형' 참다랑어는 인근 위판장에서 1050만원이라는 고가에 거래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참치가 잡히지 않거나, 잡히더라도 10kg 안팎의 작은 개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동원산업, 사조산업 등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은 커다란 원양어선을 타고 태평양이나 인도양 먼 바다에 나가 원양어업을 통해 참치를 잡아왔죠. 한국은 참치 조업량 규모 세계 2위로, 2023년 기준 한국의 원양 어획물 수출액 3억9606만달러(약 5690억원) 가운데 81%가 참치 수출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처음으로 독도 주변 해역, 제주 동부 해역에서 참다랑어 어란과 치어 출현이 확인된 것을 비롯해 2023년에는 제주 남자 주인공 해역과 동해 남부 해역까지 출현 범위가 늘었다고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낚시어선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396마리로 2023년 연간 어획량(358마리)과 비교해 38마리 늘었다고 하죠. 즉, 우리나라 연안이 적합한 참다랑어 '산란장'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이야기.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길게 얘기할 것 없이 기후변화입니다. 지구온난화에 때문에 수온이 상승하면서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의 서식 가능 범위가 북쪽으로 확장된 것. 특히 1968년부터 2023년까지 56년간 우리나라 연근해 표층 수온은 1.44도 상승해 전 지구 상승치(0.7도)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동해 표층 수온 상승폭(1.9도)은 서해(1.27도)와 남해(1.15도)에 비해 더 빠르다고 하죠.
과도한 남획으로 인해 세계 참다랑어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국제적으로 어획 한도를 제한하고 있는데, 한국은 오히려 이전 쿼터인 748톤에 비해 1219톤으로 어획 한도가 늘었습니다. 국내 개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죠. 참치 가격이 떨어져서 좀 더 부담없이 참치회를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얼리지 않은 생참치를 손쉽게 먹게 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이게 좋은 일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낮은 수온에서 사는 한류성 어종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죠. '국민생선'이었던 명태는 2019년부터 어획 자체가 금지됐고, '독도는 우리땅' 가사에서도 명태가 빠졌죠. 2014년만 해도 16만톤을 넘어섰던 오징어 연간 어획량은 2022년 3.6만톤까지 줄었습니다. 오징어회는 싸서 먹는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제는 한 마리에 2만원까지 하는 비싼 회가 되었습니다. 어업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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