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남매' 인플루언서 박재형, 사진 뒤집은 지 4차례에 걸쳐 해명글 올려
JTBC 예능 프로그램 '연애남매'에 출연한 인플루언서 박재형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에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진을 두고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이용자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부인하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로운 시기에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박재형은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유튜브 콘텐츠를 홍보하는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영상은 상하이 놀이동산에 방문한 내용으로 박재형은 동생과 함께 찍은 투샷 사진을 홍보 이미지로 사용했죠. 그러나 사진은 상하 위치가 반대로 된 채 업로드 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일베'(일간베스트) 사용자들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해당 게시물이 업로드된 날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 평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이들이 '중력절'이라고 부르는 날입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재형은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박재형은 "평소처럼 썸네일을 공유하려다가 어머니와 식사 중이어서 급히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DM 주셔서 제가 올린 사진이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죠. 그는 "너무 놀라 우선 삭제하고 어떤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지 찾아보았고 뒤늦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정말 몰랐다"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해명 글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약 1시간 뒤 "스토리의 오류라는 말은 DM으로 팔로워 분들이 말씀 주셔서 놀라 제가 사진을 잘못 올렸다는 의미로 적은 말"이라며 "저는 진심으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본 적도 없으며, 이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정말 알지 못했다"고 재차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박재형은 세 번째 해명문을 통해 사진을 거꾸로 올리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유튜브 정기 업로드일이었다. 저녁 식사 중에 동생에게 스토리 홍보용 썸네일을 전달받았다. 링크와 함께 업로드하려다 썸네일의 속지 원본이 보이게 업로드를 했고 이후 곧바로 삭제 후 교체 업로드를 했다(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해당 기기 저장의 미리보기 폴더가 아닌, 제 카메라 롤에서 썸네일을 선택해 업로드를 했고, 삭제 후 교체 업로드 했다. 홍보 사진은 올라와 있었고, 후속하게 말씀드린 대로 원글이 제대로 올라오도록 했다)"라며 "식사 도중이었기에 단순하게 '뒤에서 올리면 얼굴이 제대로 안보이겠지'라고 생각했고, 썸네일을 올린 사진이 미리보기 폴더가 아닌 카메라 롤에서 선택한 사진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사진이고 알려주셔서, 바로 삭제하고 제대로 된 사진으로 업로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저도 제가 올린 게시글이 어떤 의미로 비춰질지 그 뜻을 알았을 때 너무 놀라고 무서웠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화가 나신 이유 또한 십분 이해한다. 의미를 알고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리는 용납되기 어려운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지금 이 상황이 두렵고 빨리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했던 점이 후회스럽다"고 말했죠. 다음날인 24일에는 4차 해명문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일베, 펨코, 디씨 등 남초 커뮤니티를 언급하며 "가입한 적도 뭔지도 잘 모른다. '연애남매'할 때 처음으로 디씨가 뭔지 들어봤다"고 밝혔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뭘 알고 비하를 하나"라며 "제가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고인 비하를 할 정도의 X쓰레기 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인스타 및 유튜브에 가족이 모두 공개되어 있는데, 제가 진짜 미쳤을까요? 거꾸로 올리는 것도, 서거일이었던 것도 처음 알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죠.
하지만 일각에서 '여러 차례 이어진 해명글의 일부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시각에 따라 말이 안 맞다고 느낄 실 수 있다는 것 인정한다. 저도 당황했고, 구구절절 다 설명 안 하는 게 낫다고 처음에는 판단했다. 이 부분 죄송하다. 다만 마지막 해명에 저는 제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말씀드렸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재형은 "욕하실 분들, 이해는 안 되어도 존중하겠다. 저도 이글과 댓글에서 당신들한테 욕 쓰고 싶은 거 꾹꾹 참았다. 다만, 저 아닌 가족과 지인들에게는 절대 참지 않겠으니 각오하고 덤벼라. 이 또한 잠잠해지겠죠. 저와 제 지인들에게 잔뜩 상처를 남긴 채. 평생 기억하겠다. 그리고 향후 관련 의혹을 다시 제기해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박재형의 해명을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 노무현은 그저 장난감일 뿐
하지만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상징과 표현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진 시기인데다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 겹치며 '단순 실수'라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표현들이 현실 정치와 맞물려 의도와 무관하게 정치적 해석이 가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재형의 행위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평가받고 있는 분위기죠. 네티즌들은 "해명을 믿고 싶어도 너무 시기가 절묘하다", "해명이 구차하게 바뀌고 있다", "무지로만 덮기는 어렵다"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자세는 평가할 만하다"는 옹호 의견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박재형은 자신이 일간베스트(일베)에 접속한 적도, 가입한 적도, 이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뒤집은 것에 대해 억울함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박재형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습니다. 'MC무현'로 대표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희화화는 '응디시티' '운지 점프' '죽은 것들을 위한 시' 등 수 많은 컨텐츠를 양산하고 있죠. 이들에게 이러한 행위를 비판하면 "우리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딨냐" "우리는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추억하고 있다"부터 시작해서, "멀쩡히 MC무현으로 활동 중인데 죽긴 누가 죽었다는 거냐" 등 정말 죽통을 날려주고 싶은 소리를 해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고인드립은 일베에서 시작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고인드립은 이미 일베를 벗어나 일종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한 여고생이 '응디시티'를 배경음으로 스토리를 업로드한 것을 비롯해, 멀쩡한 사람이 5월 23일 박재형과 같이 사진을 뒤집어 업로드하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고인 드립을 그저 하나의 '놀이'로 소비하고 있죠. 물론 보수적 정치 스탠스를 띄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고인 드립은 그들에게 그냥 깔깔거리고 웃을 수 있으면 그만인 놀잇감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 박재형의 해명을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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