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기초연금 재원으로 전락한 국민연금, 노인들에 대한 승리금 배분?

국민연금은 승자들의 승전금? 박근혜와 인수위에게 국민연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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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인수위 인수위원회 노인기초연금 재원 노령연금 국민연금 연금 기초연금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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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글 정말 안쓰려고 했습니다. 대선이 끝난 뒤로는 자괴감, 허탈감, 상실감, 고립감 등등(그 어떠한 말을 갖다 붙여도 좋습니다)에 사로잡혔죠. 박근혜가 취임하는 날 딱 하나만 쓰고 앞으로 5년동안 비판이던 뭐던 애시당초 그냥 정치에 관련된 글 자체를 안쓰려고 했습니다. 20위였던 다음 View 정치 관련 블로그 순위도 현재 40위권으로 떨어졌네요. 정말로 정말로 박근혜와 현재 인수위에 대해서 한마디도 안하고 있으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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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말이죠. 진짜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오늘은 써야겠네요. 진짜 머리가 돌대로 돌아버려서 안되겠습니다. 바로 박근혜와 인수위의 노령연금 재원 마련에 대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박근혜가 이번 18대 대선에서 내놓은 공약 중 하나가 기초노령연금 확대였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만 주던 기초노령연금 97,000원을 소득에 상관없이 20만원씩 지급을 하는 것입니다. 금액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이고, 수령자는 현재의 1.5배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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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수령자가 1.5배로 늘어나고, 수령액도 2배로 올라가니까..당연히 추가로 돈이 필요하겠죠? 현행 방안으로 기초연금에 배정된 예산이 4조 3,120억원인데요. 이번 인수위의 방안대로라면 연간 7조원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내년에는 11조원, 내후년에는 17조원. 하지만 박근혜는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증세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구요. 보편적 복지를 밀고 나가면서 증세가 없는 것이 참 신기하죠? 그런데 '증세'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낸겁니다. 바로 '국민연금'을 건드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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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내 돈을 투자해서 돌려받는'식의 보장성 개념으로 출발한 사회보험 성격을 띈 연금입니다. 공적부조의 성격을 띈 기초연금과는 다르죠. 그런데 현재 인수위의 방안은 이 국민연금을 끌어다 쓴다는 겁니다. 인수위의 표현에 따르면 '통합운영'.추가로 드는 예산에서 일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그리고 20~30% 정도를 국민연금에서 충당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간 보건복지부에서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재정 주머니가 완전히 다르다"며 난색을 표해 왔던 일이었구요. 국민연금에 대한 무지함과 승자의 오만한 점령군식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워낙 개판으로 운영되고 허술하기 짝이 없어서 그냥 비아냥거리는 조로 '세금'이라고 부르는 국민연금이지만, 엄연히 가입자들이 돌려받아야 할 정당한 사유재산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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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그래도 현재 방식으로 국민연금을 계속 운영하면 2043년에 정점을 찍은 뒤 기금이 고갈된다고 하여 국민연금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오죽하면 '어떻게든 조금 뜯기는 게 좋은 연금', '맘 편히 세금이라고 생각하는 게 오래 사는 방법인 연금'이라고 불리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아예 대놓고 이러한 국민연금을 기초노령연금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요? 재산권 침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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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가운데 상당수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현재 전체 인구의 11% 수준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50년이면 40%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나마도 2043년데 정점을 찍고 고갈된다고 예측되는 국민연금이 이번 박근혜식 기금으로 운영을 하면 2020년 이전에 기금이 고갈됩니다. 수많은 복지 선진국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어 기초연금을 폐지했죠. 그리스나 이탈리아가 1970~80년대에 연금을 흥청망청 늘리다가 현재 그런 꼴이 됐고, 뉴질랜드는 기초연금을 폐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북유럽 국가들은 기초연금의 문제를 예전에 인식하고 그 빚을 후대에 전가하지 않기 위해 재정 곳간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인수위의 모습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것을 일반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수작질인 겁니다. 마치 MB가 숭례문 화재 이후 국민성금으로 복원하자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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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새누리당에서는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을 빨갱이라고 공격하며 선별적 복지를 주장했죠. 지금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 선별적 복지를 해야하는 겁니다. 정말 돈 없고 힘들어서 쪽방에서 살며 연탄 살 돈도 없는 그런 취약층 노인들에게 주거, 의료급여 등을 지원해야지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있는 국민들 전체를, 그리고 젊은 세대들을 빚잔치로 초대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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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조정과 합의가 우선시되야 합니다. 노인세대와 국민연금 가입자 세대, 미래 세대가 어떠한 방법으로 연금을 운영해갈지 큰 밑그림도 보여줘야 하구요. 일반 국민들이 자신의 노후 대비를 위해 내는 돈, 아니 국가에서 노후 대비해주겠다고 내라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내는 것도 탐탁치 않고 불안한데, 아예 대놓고 그 돈을 꺼내서 노인들한테 주겠다고요? 미쳤습니까? 이래서 노인들이 그렇게 박정희 사진 껴안고 울면서 박근혜 지지 한겁니까? 가뜩이나 지하철 요금 인상할 때마다 노인들 무료승차나 없애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죽겠는데... MB가 재떨이를 던지며 소리칩니다. "야! 그게 니 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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