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스키장. 지난 시간에 아무런 준비 없이 왔다가
하이원삐에로에서 장비랑 의류 할인받아서 맞춘 얘기 했었는데요.
오늘은 그 다음날, 스키타던 날 이야기입니다.
주간권을 끊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가 과음으로 인해 11시가 되서야
1층 렌탈샵(민박은 같은 건물 위에 층들입니다)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오후권으로 준비해뒀으니 밸리 지하 2층의 C9 구역으로 가라고...
자, 출발해보죠. 무슨 무기 암거래 하는 거 같네.
저희는 개인차량이 있었던 관계로...일행들끼리 훅 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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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신 장소로 도착해보니 하이원삐에로에서 나온 차가 고객들과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장비들을 내어주시기 시작하는군요.
키를 물으시고는 장비를 준비해주시는 직원 분들...
그리고 저희의 손에는 드디어 리프트권이 들어왔군요.
리프트권 태어나서 처음 봅니다. 15년 전엔 이런거 아니었어요.
이게 어제 나머지 2명의 스키복입니다.
올라가서 스키에 발 끼고 준비하고 있으면 강사님이 오실 꺼라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시작된 강의...
A자로 뒤꿈치 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말씀해주십니다.
얼른 배워야 오후시간동안이라도 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하이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까 제우스 Z3이네요.
밸리허브에서부터 내려오는 초급자 코스를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키 폴대로 배 지탱해주시고선 다리 A자로 만드는 거 해보는데...
놓는 순간 그대로 직활강...
제 뒤로 가시면 저는 어떻하......
후...왜 자꾸 오른쪽 다리는 지탱이 되는데 왼쪽이 안되는데...
강사샘은...어제 술 많이 드셨죠! 이러는데...
어제 많이 먹은 건 맞지만 이 당시엔 정신 말짱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항변한다 한들...
나중에는 정말 내가 도대체 왜 돈내고 이 고생을 해야 되나 싶고...
괜히 15년동안 스키장을 안 온게 아니구나 싶고...
스키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집에 가고 싶고...
제가 저주받은 육체라 그런지...
정말 강사님한테 미안하다 싶을 정도로 말을 못 알아먹었거든요.
왜 사진에 내내 저 밖에 없냐구요?
나머지는 일찌감치 다 알아먹고선 열심히 내려가고 있고,
심지어는 제 모습을 사진을 찍고 있고 이렇게 여유부리고 있는데
저 혼자 해결이 안되서 계속 직활강만 이어갔거든요.
하지만 정말 강사샘은 대단했습니다.
강사샘께서는 끝끝내 저의 몹쓸 발이 스키를 제어하게 만드셨고,
저로 하여금 허리를 사용하여 S자로 내려갈 수 있게끔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바야흐로 15년전. 종로엠스쿨 동작분원에서 스키캠프를 갔었습니다.
다 같이 밑에서 이론을 배우는데, 다리가 막 꼬이더군요. 형들이 "쟤 기인열전 찍는다"고 놀렸습니다.
놀림 당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전 상처받은 마음에
초보자 코스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무작정 내려왔습니다.
허나, 그것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길게 이어진 직활강으로 제 속도는 실로 어마어마했죠.
그런데 제가 향하던 방향의 앞에는 중턱까지 올라오던 무빙워크가 있었습니다.
이대로 내려가다간 무빙워크로 골인해서 올라오고 있던 사람들과 대형참사가 날 수도 있었죠.
전 스키장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쳤습니다. "비켜요!!!!!!!!!"
그 때 절 쳐다보던 사람들의 놀란 토끼눈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까스로 무빙워크를 빗겨나게 방향을 튼 저는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무사히 정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 즉시 모든 장비를 해체하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눈썰매장을 갈지언정 스키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겠다던 제가
사실 이 때도 일 끝나고 술이나 마시려고 했던 건데...
하이원삐에로의 강사님께서는 이런 저를 어여삐 여기셔서
두 발을 벌려 A자를 만들게 하셨고,
하도 넘어져서 쥐가나던 나의 다리가 편안한 하이원의 설질을 느끼게 하셨고,
가장자리에 쳐진 그물을 잡느라 구속됐던 나의 두 손을 자유롭게 하셨으며,
직활강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나를 구원하시사 스키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셨습니다.
찬양하리로다!
그렇게 저를 가르쳐주시곤 다음 강의를 위해 홀연히 모습을 감추신 강사님.
드디어 15년의 악몽을 떨쳐낸 전 자신감이 붙어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위로. 위로.
여기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고 올라간 끝에 도착한 곳.
'Top of the top'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죠?
바로 하이원스키장의 제일 꼭대기에 있는 마운틴 탑입니다.
아, 물론 여기서부터도 아까 있었던 밸리 허브를 거쳐
밸리 스키하우스까지 내려갈 수 있는 초보자 코스가 있었습니다.
죽을라고 중, 상급자 타진 않죠...
그리그리하여 이날 스키는 다 탔는데...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새는 줄 모른다고, 기껏 정선까지 왔는데 너무 아쉬웠던 거예요.
그래서 제 선택은?
이 곳은 하이원리조트 내에 위치한 마운틴콘도의 디럭스 룸입니다.
방 2개, 화장실 2개, 거실인 온돌 타입입니다.
저 멀리 아까 타고 내려왔던 코스가 눈에 보이네요.
또 먹습니다. 내일을 위해서.
양이 제법 되보이는 닭강정이 2개에 22,000원이더군요. 나머지는 마트에서 장본 음식들.
마운틴콘도 디럭스룸이 하이원 리조트 홈페이지에서는 40만원입니다만,
하이원삐에로에서는 장비+주간 리프트권 4인 기준으로 406,000원부터 시작합니다.
5인은 46만원 뭐 이런 식으로 평단가가 떨어지니까
하이원삐에로에서 숙박패키지를 이용하면 은~근히 여기서도 잘만 한거죠.
그렇게 저는 일정이 하루가 늘어버리고 말았답니다.
대신 다음날 초보자 코스는 정복을 선언했습니다!!!! 하하하.
사진을 몇개 못 찍은 것이 있다면 사장님이 주신 핫팩과, 민박패키지 이용으로 받은 치킨한마리,
그리고 강습 이용으로 받은 기모 타이즈.
이거 다 이벤트로 줍니다.
제가 이용했던 패키지 말고도 장비+의류+주간 리프트권 해서 6만 원이었나?
등등 이런 패키지들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정말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는 건 너무 친절하고 또 친절하고 더 친절하단 겁니다.
일행들 모두 와...여기 친절하다 이 말을 연신 발사...
아까 저 강사분..ㅋㅋ 저 가르쳐주시고 가시고선 한참 뒤에 다시 전화와서
제 위치 묻더니 천천히 내려가고 있으니까 찾아오시더군요.
몸 성히 잘 타고 있는지 보러 왔다고...
앞으로 전 하이원 가면 하이원삐에로로 평생 이용하렵니다.
홍보 같이 보여도 어쩔 수 없어요ㅠ
정말 좋아서 마구마구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에 추천하는 거니까..ㅋㅋ
대신 나중에 갔을 때 변한 거 같으면 여기 변했으니까 앞으로 이용 안하겠다고 올리는 걸로!
이럼 쌤쌤인거죠?
뭐 아무튼! 하이원 버스를 타고 오시는 분들께서는
버스 예약과 함께 리프트권을 끊는 것이 더 싸니 그렇게 하시고,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분들께는 꼭 하이원삐에로 한번 들려보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네요.
너무 잘 놀다와서 그리고 드디어 스키를 탈 줄 알게 되서 보답을 하고 싶은데
다른 방법은 없고(그렇다고 돈을 더 낼 순 없으니..ㅋㅋ)
이렇게 후기라도 정성껏 남겨드리는 것이...
이상 하이원 렌탈샵 하이원삐에로였습니다!
▣하이원삐에로▣
☞주소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2길 8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88-18)
☞전화번호
033-591-1254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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