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가 NC 다이노스를 4승 0패로 가볍게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종료된 2016 타이어뱅크 한국 프로야구. 오늘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 관중인 800만 명을 돌파하는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우승은 두산 베어스가 차지했지만 오늘의 시상식에서는 트로피를 차지한 두산 선수가 2명에 불과할 만큼 그 경쟁 역시 치열했습니다.
먼저 2016 KBO 시상식의 꽃인 KBO MVP의 주인공은 바로 두산 베어스의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였습니다. 지난해까지 1인 1표 투표로 MVP를 선정하던 방식이 각 부문 별로 1위부터 5위까지 점수를 부여하는 차등점수제로 바뀌어 더 많은 선수들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니퍼트가 642점을 받으며 MVP에 선정되었습니다. 2011년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로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니퍼트는 두산의 '판타스틱4' 중 명실상부한 으뜸 투수로 이번 시즌 맹활약했죠. 니퍼트의 뒤를 이어 삼성 라이온스의 최형우(2위·530점),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3위·171점),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4위·118점), SK 와이번스의 최정(5위·106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2년 연속 KBO MVP를 외국인 선수가 수상하게 되었네요. 아, 투수가 MVP를 수상하게 된 것은 2011년 기아 타이거즈의 윤석민 이후 5년 만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투수 부문을 살펴보겠습니다. KBO MVP를 차지한 니퍼트는 투수 부문에서도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올 시즌 22승, 평균자책점 2.95, 승률 0.880의 성적으로 승률상, 승리상, 평균자책점상 트로피를 휩쓴 니퍼트는 두산 베어스의 2연패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입니다. 타고투저의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며 그 어느 때보다 투수들에게 가혹했던 시즌이었던 2016년 시즌에서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과 2007년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에 이은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승리 타이기록까지 니퍼트의 활약은 더욱 빛났는데요. 니퍼트는 수상소감을 밝히는 내내 자신의 기록보다 팀의 승리에 무게를 두며 기쁨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신과 호흡을 맞췄던 포수 양의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구요.
구원투수에게 돌아가는 세이브상과 홀드상은 모두 넥센 히어로즈의 김세현과 이보근이 차지했습니다. "항상 이런 시상식은 다른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 같았는데, 와서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는 이보근은 올 시즌 총 67경기에 등판해 64.2이닝을 소화했고 5승 7패 25홀드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마무리 역할을 맡으며 2승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한 김세현은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힘든 일도, 아픈 병도 있었다. 옆에 아내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조상우와 한현희 등 필승조들의 부상으로 난관에 처한 넥센이 시즌 종료까지 3위를 지키며 준플레이오프에 안착한 것은 김세현과 이보근 등이 넥센의 허리와 뒷문을 든든히 지켜준 덕분이 아닐까 싶네요. 그 외에 탈삼진상은 160 탈삼진을 기록한 두산의 마이클 보우덴이 차지했습니다만, 시상식에는 불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타자 부문입니다. 타자 부문에서는 삼성 라이온스의 최형우가 투수 부문의 니퍼트와 마찬가지로 3관왕을 차지하였습니다.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6, 출루율 0.464, 장타율 0.651에 31홈런 144타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올 시즌 최고의 타자로 맹활약했는데요. "많은 팬분이 새 구장도 건설되고, 기대를 크셨을 텐데그만큼 성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떨어질 곳이 있으면 다시 올라갈 곳도 있으므로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올해 저조한 성적을 보인 삼성의 팬들을 위로한 최형우는 "캠프 때 저 스스로 매긴 목표가 있었다. '매년 꾸준히만 하자'였다. 시즌 끝나고 꾸준했다는 말을 못 들으면 화가 난다. 올 시즌도 다른 해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야구 인생이 끝날 때까지 그 생각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며 내년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빠른 발로 베이스를 가장 많이 훔쳐낸 도루상 역시 삼성 라이온스의 박해민. 자신보다 20살이나 어린 여동생으로부터 축하의 꽃다발을 받아 눈길을 끈 박해민은 타율 0.300, 출루율 0.357, 169 안타 109 득점을 기록하면서 52개의 도루를 해내며 2년 연속 도루상을 차지하며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류중일 전 삼성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년 신임 김한수 감독님과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출루상과 득점상은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과 정근우가 각각 차지했습니다. 김태균은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5, 23 홈런 136 타점을 기록했고 0.475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가장 정교한 타력과 예리한 선구안의 조화를 이룬 선수가 되었습니다. 정근우는 타율 0.310에 18홈런 88 타점 22 도루를 기록했고 121 득점을 해냈는데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부담감이 컸던 탓인지 두 사람 모두 소감을 짦게 밝히며 내년을 기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KBO의 거포에게 주어지는 홈런상은 SK 와이번스의 최정과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가 40 홈런으로 공동 수상했습니다. 테임즈가 시상식에 불참한 가운데 "이 자리에 올라 영광스럽다. 시상식에 처음 서게 됐는데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며 홀로 소감을 밝힌 최정 선수. 시즌 최종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극적으로 공동 수상을 하게 된터라 감회도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신인상은 넥센 히어로즈의 신재영이 수상했습니다.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신생 구단이었던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은 뒤 넥센으로 이적한 것을 비롯해 군 복무까지 마치고 돌아온 신재영이 1군에 데뷔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년. 프로 5년차가 되서야 1군 마운드에 선 신재영은 데뷔전 승리를 시작으로 30⅔이닝 연속 무볼넷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제구력을 뽐냈는데요. 14경기 만에 10승 투수가 되고 시즌 종료까지 15승을 기록하며 30경기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 등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신재영은 27세의 나이로 최고령 신인상을 받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심판상은 20년 경력의 이민호 심판위원이, 퓨처스리그 투수상은 넥센 히어로즈의 문성현(남부리그, 평균자책점·승리), LG 트윈스의 장진용(북부, 평균자책점), 경찰야구단 박정수(북부, 승리)가 차지했고, 퓨처스리그 타자상은 前 경찰야구단 現 두산베어스의 이성곤(북부, 홈런·타점), 前 상무 現 SK 와이번스의 한동민(남부, 홈런·타점), 경찰야구단 박찬도(타율), 前 상무 現 삼성 라이온스의 김헌곤(타율)이 차지했습니다.
12월 둘째주 정도에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릴텐데...개인적으론 각 포지션 별로 두산 베어스 선수들을 좀 더 많이 만났으면 하네요. 내년에도 한국 프로야구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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