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WBC 엔트리 25인 촤종 확정
오는 3월 6일(한국 기준)부터 열리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가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WBC 최종 엔트리 마감일인 7일 28명 명단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9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WBC 4강 진출, 2009년 WBC 준우승,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등을 일궈내며 '국민감독' 칭호를 얻은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이래 엔트리 구성이 진행중이었죠.
10월 6일 1차 예비 엔트리 50명 명단을 발표할 때부터 시작해서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기까지의 과정은 상당히 고단했습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해외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합류 여부였으나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었죠. 그런데 스토브리그를 거치면서 변수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팀내 적응을 위해 대표팀 합류를 고사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팀에서 차출을 반대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거나 재활 치료를 하게 된 이용찬(두산 베어스), 강민호(롯데 자이언츠), 김광현(SK 와이번스), 정근우(한화 이글스) 등이 대표팀에서 하차하게 되었죠. 투수 13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 구성은 바뀌지 않았지만, 다른 선수들이 꽤나 많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유일한 메이저리거 오승환을 비롯해 최종 엔트리 명단을 보시죠.
▲투수(13명)
원종현(NC 다이노스) 임정우 차우찬(이상 LG 트윈스) 임창용 양현종(이상 KIA 타이거즈) 우규민 심창민(이상 삼성 라이온즈) 장시환(KT 위즈) 이대은(경찰 야구단)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현승 장원준(이상 두산 베어스) 박희수(SK 와이번스)
▲포수(2명)
양의지(두산 베어스) 김태군(NC 다이노스)
▲내야수(8명)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이상 두산 베어스) 박석민(NC 다이노스) 김하성 서건창(이상 넥센 히어로즈) 김태균(한화 이글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외야수(5명)
민병헌 박건우(이상 두산 베어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이용규(한화 이글스)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감독·코치
김인식(감독) 김평호 김광수(주루) 이순철(타격) 선동열 송진우(투수) 김동수(배터리)
현재 대표팀은 선발대 격으로 박희수, 임정우, 장시환, 원종현, 김태군, 김하성, 서건창, 손아섭 등 8명의 선수와 선동열, 김동수, 송진우 코치가 이미 괌에서 미니캠프를 차렸습니다. 현지에서 훈련중이던 차우찬도 합류했죠. 괌에서 매년 스프링캠프를 해오던 삼성 라이온즈의 협조를 얻어 훈련시설을 나눠 쓰면서까지 괌에서 미니캠프를 차린 이유는 10개 구단들이 2월 1일부터 미국, 일본, 괌, 호주 등 각국으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미국으로 떠나는 구단의 선수들은 열흘 사이에 두 차례의 장거리 비행과 시차 적응을 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되는거죠. 그래서 일부선수들을 따로 차출해 10일간 괌에서 기술 훈련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프리미어12 이어 이번에도 '국대 베어스'... 두산 베어스 팬들은 웁니다
이번 WBC 대표팀 엔트리 명단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역시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의 숫자입니다. 이현승, 장원준, 양의지,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 민병헌, 박건우 등 전체 28명 중 무려 8명이 두산 선수.괜히 '국대 베어스'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죠.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에도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가 8명이었는데요. 저를 비롯한 두산 베어스 팬들 다수는 사실 이러한 모습이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WBC 이후 곧바로 시작될 시즌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죠.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앞으로 두산 왕조를 세우네 마네 하고는 있지만, WBC로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의 체력이 시즌을 무사히 버텨낼 수 있을지, 치열한 국제대회에서 부상을 당하진 않을지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거든요.
물론 태극기를 달고 출전한다는 개인의 명예도 있고, 국제대회를 통해 얻어올 수 있는 경험 또한 의미있습니다. 게다가 김태형 감독을 포함해 선수들 대부분이 대표팀에 합류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왜 팬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드냐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두산 팬들이 억울해하는 것은 바로 형평성입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병역특례가 주어질 때는 팀별로 고르게 차출을 해야 한다며 아우성을 치더니 프리미어12, WBC와 같이 아무런 혜택이 주어지지 않으니 차출을 꺼리며 쥐죽은 듯이 숨을 죽이고 있는 모습이 괘씸한거죠.
그나마 프리미어12 당시에는 11월이었기 때문에 다음 시즌까지 어느 정도 텀이 있었지만, 이번 WBC는 시즌 직전인 3월입니다.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는 8명의 주전이 빠진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되는데... '너네가 우승팀이니까 좀 희생해라'라고 들이밀기에는 결국 두산도 다음 시즌에서 똑같이 144경기를 치뤄야하는 10개 구단 중 한 팀에 불과하다는거죠. '우승팀이라 그런지 역시 좋은 선수가 많다'는 이유로 두산이 감수하는 손해에 대해 KBO도, 타 9개 구단도, 어느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 가운데 두산 팬들의 마음은 조마조마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오죽하면 팬들이 영상까지 제작해가며 과도한 국대차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낼까요.
대표팀 일정, 대회 일정 및 1라운드 서울 개최 썰
잠시 두산 베어스 팬의 입장에서 불평을 좀 해봤구요. WBC 대표팀의 일정을 살펴보죠. 괌 미니캠프로 담금질을 시작한 대표팀은 11일 11일 서울 리베라호텔에 공식 소집돼 12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나게 됩니다. 전지훈련 중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21일 LG 트윈스 퓨처스와, 2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연습경기를 갖고 23일 귀국하죠. 24일부터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시작해 우리와는 다른 B조에 속한 쿠바(25~26일), 호주(28일)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그리고 3월이 되어 경찰 야구단(2일), 상무 야구단(4일)과의 시범경기를 끝으로 WBC 개막 전 모든 일정은 종료됩니다. 한국은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과 함께 A조인데요. 6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7일 네덜란드, 9일 대만과 차례로 승패를 겨루게 되죠.
2017 WBC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서울에서 1라운드가 개최된다는 것입니다. 그간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는 일본의 도쿄돔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우천 취소 우려로 인해 돔구장이 없던 한국은 그동안 개최 신청조차 내지 못했었는데, 고척스카이돔이 생기고 대만이 개최 신청을 철회하면서 드디어 2017 WBC 서울 1라운드 개최가 확정된 것이죠. A조는 고척스카이돔에서, B조는 일본 도쿄돔에서, C조는 미국 말린스 파크에서, D조는 멕시코 에스타디오 차로 데 할리스코에서 나누어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1라운드를 끝마친 이후에는 도쿄와 샌디에이고에서 A·B조 1, 2위 팀으로 구성된 E조가 일본 도쿄돔에서, C·D조 1, 2위 팀으로 구성된 F조가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2라운드를 치릅니다. 그리고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미국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리죠. 3월 23일이면 WBC 우승팀이 가려지게 되는 겁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야구 국제대회인만큼 야구팬들의 관심도 상당히 높은 상황. 이미 1일에 한국경기와 비한국 경기를 묶어 최대 19% 할인된 금액의 패키지상품 예매가 시작됐죠? 10일부터는 서울 라운드 전체 경기에 대한 일반 티켓 예매가 시작될 예정이구요. 저도 한국 경기를 무척 가고 싶었지만... 서울 라운드 기간에 대학원 수업이 겹쳐서...슬프게도 못가게 됐네요.
자, 이렇게 얼마 남지 않은 2017 WBC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우리 두산 베어스 선수들을 포함해서... 한국대표팀 모두 부상없이 무사히 대회를 마칠 수 있길 바라면서... 오늘의 포스팅 끝!
오늘의 키워드
#2017 WBC #두산 베어스 #국대 베어스 #WBC 엔트리 #WBC 일정 #WBC 예매 #고척돔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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