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썰을 풀다

도깨비 육성재(유덕화)의 정체가 월하노인이라는 증거들

자발적한량 2017.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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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지난해 이맘 때 한창 방영 중이던 SBS 50부작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이후 본방 열심히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친구가 CJ E&M 직원인데, 드라마 '안투라지'의 흥행 실패로 의기소침하려던 찰나 '도깨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숨 돌렸다고 하는데요. '도깨비'는 최고 시청률 15.5%를 기록하면서 총 16부작 중 전환점을 돌아 본격적인 갈등 스토리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깨비'의 매력 소재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者들' '태양의 후예' 등을 집필한 스타작가 김은숙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해 40세를 목전에 둔 성숙한 남성미의 완전체가 아닐까 싶은 공유와 제 몸에 딱 맞는 캐릭터인냥 훨훨 날아다니는 김고은, 공유와의 브로맨스는 물론 가슴아픈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이동욱, 걸크러쉬를 뽐내는 유인나,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비투비의 멤버 육성재, 신스틸러 이엘, 김성겸, 조우진, 김소현, 김민재 등 탄탄한 출연진,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영상미, 성공적인 캐나다(퀘벡) 로케 촬영 등...토레타, 갤럭시 S7, 칸타타, 카누, 일룸, 비비큐, 서브웨이, 디스커버리, 캐논, 과유불급인 간접광고(PPL)만 제외하면 정말 그야말로 찬란한 드라마가 아닐까 합니다.

'도깨비'의 수많은 매력 가운데에서도 제가 무척이나 흥미를 느끼는 것은 바로 스토리 속에 녹아있는 한국적 컨텐츠인데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인 도깨비 설화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소재들이 하나로 묶여 드라마 '도깨비'만의 독특한 한국적 판타지 장르로 승화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망자를 데려가는 저승사자, 원혼이 깃들어 이승을 떠도는 귀신들, 윤회 사상 등이 절묘하게 결합되고 재해석되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어요.

많이들 아시다시피, 그리고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되었다시피 출연자 중 이엘은 삼신할매 역입니다. 삼신할매는 출산과 성장을 관장하는 신으로, 아이를 점지해주며 아이가 크는 동안 탈 없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죠. 히로인인 지은탁(김고은 분)을 점지해줬고, 지은탁이 어렸을 적 육교 위에서 야채를 팔면서 지은탁의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지은탁을 돕는 등 캐릭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했죠. 8회 마지막에서는 지은탁의 미래를 걱정하며 도깨비 김신(공유 분)에게 "칼을 뽑고 그만 무(無)로 돌아가라"고 얘기하기도 했구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돌 그룹 비투비의 멤버이자, 탄탄한 연기력으로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육성재가 맡은 배역인 유덕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유덕화라는 인물은 불로불사의 존재인 도깨비 김신을 대대로 보좌해온 유씨집안의 4대 독자로 할아버지인 유신우 회장의 뒤를 이을 재벌 3세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김신을 보좌하다 김신보다 먼저 죽어온 유씨 집안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면이 눈에 띄는데요. 그동안 작가가 드라마 속에 깔아둔 복선들을 종합해 본 결과 유덕화의 존재는 보통 인간이 아닌 신(神), 그 중에서도 월화노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럼 한번 그 떡밥들을 살펴보실까요?

1. 청실홍실...삼신할매와는 술 마시는 사이

사실 유덕화가 월하노인이었다는 것은 이미 드라마 초반부터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알려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1화에서 육교를 지나가던 육성재가 삼신할매와 마주치게 되는데, 여기서 육성재는 삼신할매에게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제안을 하죠. 이 장면이 상당히 임펙트 있었던 것이, 삼신할매는 위아래로 새빨간 정장을 입었고, 유덕화는 파란색 코트를 입어 '청실홍실'을 의도적으로 연상시키게 만듭니다. 청실홍실은 대표적인 월하노인 설화(중국에서는 홍실만)거든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9화에서 김신과 신경전을 벌인 삼신할매에 서점을 나오자마자 유덕화와 눈이 마주치는데, 이번엔 삼신할매가 먼저 유덕화에게 "술 한 잔 하자"고 말을 걸고, 유덕화는 카드가 정지됐다며 사주면 마시겠다고 대꾸하죠. 그리고 다음날 유덕화는 숙취음료를 마시고 있습니다. 신인 삼신할매에게 반말은 물론 대작을 하는 유덕화. 이 것이 유덕화가 월하노인이라는 첫 번째 증거입니다.

2. 도깨비 김신에게 반말하고 때로는 책망한다.

할아버지인 유신우 회장은 자신이 평생 모셔온 김신에 대해 그야말로 깍듯한 가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런데 손자인 유덕화는 오히려 김신에게 반말을 서슴없이 하거나 틱틱거리는 등 할아버지 입장에서 봤을 땐 기절초풍할 행동을 이어가죠. 20년전 유신우 회장이 5살이던 유덕화를 김신에게 소개하며 첫 대면을 했던 순간에도 "근데 왜 자꾸 우리 할아버지한테 반말이야? 죽을래?"라고 했으니까요. 이승을 떠도는 귀신들마저 도깨비 김신이 무서워서 얼쩡거리지도 않는 것에 비교하면 무척이나 이례적인 상황. 특히나 김신의 심경 변화로 인해 겨울에 벚꽃이 피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때마다 김신을 혼냅니다. 그 외에도 저승사자(이동욱 분)에게 '끝방삼촌'이라고 부르며 말을 놓기도 하죠. 그 외에도 김신과 저승사자가 자신들의 정체를 알고도 놀라지 않았다는 점도 있습니다. 물론 바가지가 샜기 때문에 이미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3. 김신과 지은탁을 이어준다.

사실 이 세 번째 증거가 월하노인 본연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유덕화는 '도깨비' 김신과 '도깨비 신부' 지은탁을 도와주며 두 사람의 관계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퀘벡에서 가져온 단풍잎으로 만든 책갈피를 찾고 있는 지은탁에게 자신이 산 책에 꽂혀있던 책갈피를 돌려주고요. 서로의 연락을 위해 김신에게 스마트폰을 개통해주고, 수능의 끝난 은탁에게 삼촌들과 함께 파티를 열어주는가 하면 김신이 저지른 사고와 지은탁의 케어 등 각종 수발을 들어주죠. 

가장 결정적인 것은 9화. 자신이 칼을 뽑으면 김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지은탁이 집을 떠나고 김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찾아내지 못해 좌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지은탁을 찾아주겠다고 나섭니다. 김신이 "네가? 나도 못찾는데?"라고 하자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며 자신만만해하죠. 그 다음 장면은 나비가 지은탁이 일하고 있는 스키장으로 날아드는 장면. 나비가 스키장 지붕에 앉고 난 뒤 유덕화는 김신에게 "그 소녀 찾았어. 지금 스키장에 있어"라고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김신은 나비를 가장 높은 신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 그동안은 좀 은유적인 복선이었다면 이 경우는 아예 대놓고 보여줘버린 경우입니다.

다음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덕화가 월하노인이라는 떡밥이라고 돌아다니는 증거들입니다. 도깨비가 스키장 통나무집 지붕에 앉았을 때 반사된 창문 속에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이 걸어간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건 지은탁의 일기장. 남자와 여자가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죠? 월하노인은 원래 중국신인데, 한국 설화에 등장하는 월하노인은 청실홍실을 모두 쓰지만, 중국 설화에서는 홍실로 남녀를 묶어준다고 나옵니다. 글을 쓰다가 생각해보니,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다 한국적인 것들인데 월하노인만 중국의 신이어서 좀 의아하긴 했거든요. 그런데 이름이...유덕화군요.

마지막으로, 유덕화가 그렇게도 목을 매는 카드. 신용카드. 네, 언어유희로 보면, '신이 사용하는 카드'입니다. 이상!

오늘의 키워드

#도깨비 #유덕화 #육성재 #월하노인 #삼신할매 #김신 #공유 #지은탁 #김고은 월하노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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