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곱창 신림 회식 곱창나라, 이렇게 신선한 곱창 또 없다요

신림 곱창 / 신림 회식 곱창나라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신림역을 오고간지 어언 17년이 됐네요. 중학생 때부터 순대촌을 다니기 시작했으니까. 신림역 하면 무조건 백순대 먹으러 가는 거였는데, 요새 들어 한 집이 더 늘었습니다. 바로 한우곱창 전문점인 곱창나라.

이날이 수요일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랑 소곱창 땡겨서 바로 달려갔는데 풀방이네요. 원래 패션문화의거리 쪽에 있었던 집인데 신림역 5번출구쪽으로 이전을 한 집입니다. 뭐 이전한지도 좀 되었지만... 워낙 예전부터 평이 좋았던 집이라 단골들이 이쪽으로 따라 나와서..ㅎㅎ 여하튼 무사히 테이블 성공.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곱창의 중량. 180g도 200g도 아닌 250g입니다. 한우곱창 250g을 15,000원에 파는 집 흔치 않을 겁니다. 게다가 더욱 특이한 점은 대창, 막창 등 없이 딱 곱창과 양구이만 판매하는 것도 특징. 한 놈만 패는 겁니다..ㅎㅎ 그만큼 곱창에 충실하겠다는 의미겠지요. 메뉴판 옆에는 루팡3세 그림과 사인이 걸려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이 다녀가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던데... 특유의 하트 모양 싸인이 아닌걸로 봐서 만화가인 몽키펀치는 아닌 거 같고... 궁금하네요.

뭐 당연히 언제나 그랬듯 곱창을 주문하고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초벌을 싹 해서 나오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됩니다. 이 곳 곱창나라의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가 곱창을 비롯한 김치 등에 진도에서 키워낸 울금가루를 첨가한다는 것입니다. 항산화 작용과 콜레스테롤 감소 등으로 유명한 슈퍼푸드죠. 우리나라에선 진도에서 재배하죠 있죠? 사장님 가족분이 직접 키우시는 것을 가져다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치와 부추. 특히나 부추는 뭐 말할 것도 없이 곱창과 찰떡궁합이죠. 제가 야채를 안먹어서 탈이긴 하지만.

그리고 곱창나라에서 내놓는 비장의 무기인 된장깻잎. 처음 갔을 때 된장깻잎에 싸먹어보라고 적극 권하시길래 대부분 쓰는 간장을 사용한 깻잎 장아찌를 안쓰고 된장깻잎을 쓰시는 이유를 물어봤는데, 곱창을 먹을 때 일반적인 깻잎 장아찌는 짠 맛이 강해 소곱창의 맛을 가리길래 은은하게 곱창을 감싸주는 된장깻잎을 사용하게 됐다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곱창과 된장깻잎의 케미에 한번 빠지면 또 헤어나오기 힘들죠...

자, 기다리던 곱창이 나왔습니다. 염통과 감자, 버섯 등이 함께 판에 올라가 있습니다. 솔솔 뿌려진 울금가루가 보이지요?

이미 센 불에서 초벌을 상당히 하고 온 터라 조리가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곱창나라에서 가장 철저하게 지키는 것 두 가지 중 하나는 바로 곱창의 질. 250g이라는 양도 양이지만, 곱창의 질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번은 술마시다가 진짜로 매일매일 산지에서 받으시냐고 여쭤봤더니 아예 거래장부를 보여주신 적도...ㅋㅋ 제가 좀 들이밀었긴 한데, 아예 광주의 유명한 도축장인 삼호축산에서 매일매일 산지직송으로 최고의 곱창을 받아쓴다고 가게 내부에 명시를 해두었을 정도니까요. 

사장님께서 곱창을 손질해주시는 사이 찰나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주문했던 울금 막걸리. 아무데서나 마음껏 맛볼 수 없다보니 곱창나라 오면 꼭 시작은 이 울금 막걸리로 하곤 합니다. 

쌀막걸리보다 살짝 순한 편이구요. 크게 특색있는 맛이 나진 않고 담백하니 마실 만 합니다. 유니크함이 매력이죠.

아까 곱창나라가 첫 번째로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곱창의 질이라고 했죠. 두 번째는 바로 청결. 아마 처음 오신 손님들은 이 집 좀 특이하다 싶을 겁니다. 이렇게 티슈랑 수저통이 다 벽에 붙어 있거든요. 비밀이 뭔지 아시나요? 수저통이랑 티슈통을 테이블에 놓으면 필연적으로 불판에서 튀는 기름이 묻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위에다가 달아둔 겁니다...ㅋㅋㅋ

사장님이 청결 매니아인 걸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 곱창나라 불판은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보시고서 대충 짐작하시는 분들 있으시죠? 대부분은 곱창을 구우면서 나오는 기름을 휴지로 닦거나 식빵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죠. 하지만 아무래도 기름이 고일 수 밖에 없고, 불판에서 테이블은 물론 앉아있는 사람에도 튀겠죠. 그 꼴을 못보는 사장님께서는... 불판을 뚫어서 기름을 밑으로 받아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ㅋㅋㅋ 이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좋아요. 먹다보면 불판에 구멍 뚫을 만 했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저도 먹으면서 '오 진짜네' 하면서 먹었거든요..ㅎㅎ 

자, 다 구워졌습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곱창 맛 한번 보도록 할까요?

사장님께서 추천하는, 곱창나라 스탠더드는 아까 위에서 언급한 된장깻잎과 부추, 곱창을 함께 먹는 방법입니다. 고소하기 이를 데 없는 곱창과, 노련하게 느끼함을 잡아주는 부추, 이 둘을 은은하게 감싸주는 된장깻잎. 이 셋의 조합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깻잎을 먹지 못하는 전 깻잎 대신 김치로 한번 달려봅니다. 김치+곱창의 조합도 꽤나 훌륭하죠.

무수히 많은 곱창집을 다니면서도 곱창나라에서 곱창을 먹으면서 눈이 번뜩 뜨였던 것은 그저 그렇게 생각했던 신림역 부근에서는 물론 강남의 유명한 곱창집들의 곱창에 비해서도 떨어지기는커녕 뺨다구 때릴 정도의 곱창 퀄리티입니다. 곱창에 몰빵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죠. 이날 데려갔던 친구도 저랑 이 곱창 저 곱창 자주 먹으러 다니던 놈인데, 나중에 여자친구 데리고 와야겠다며 알려줘서 고맙다고...ㅎ

패션문화의거리 시절부터 다니던 단골들이 이전했어도 꾸준히 곱창나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가 뭐 있겠습니까. 결국엔 퀄리티죠. 이 가격에 이 퀄리티면 훌륭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곳이 결국 최고의 맛집이 되는거니까요. 곱창 두께부터 안에 가득찬 곱까지, 칭찬을 안할 수가 없게 만드니 저도 반해버린거고. 치즈가루 쌀가루 뭐 이런 마법의가루 뿌리기엔 너무 아까운 한우곱창이죠. 이런 곱창에는 굳이 두꺼운 메이크업이 필요없습니다..ㅎㅎ

구수한 된장찌개가 나왔습니다. 곱창집에서 된장찌개 나오는 것도 처음 보시는 분들 꽤 있죠. 요 된장찌개도 맛 훌륭합니다. 이날도 굳이 2,000원 내고 한 번 더 시켜먹었어요. 볶음밥이 2,000원인데, 곱창집 별미인 볶음밥을 포기하고 그와 같은 가격인 된장찌개를 한 뚝배기 더 먹을 만큼 맛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밖에서 먹는 된장찌개보다 좀 집맛이 난다고 할까요?

너무 칭찬만 쏟아내는 것 같아 좀 아쉬운 점을 써볼까... 생각하면서 넘어왔는데 이 사진을 보니 '그래, 그때 마음에 안드는 게 딱히 없었어'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부분 곱창집에서는 곱창이 다 익기도 전에 염통을 먹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매번 듣는 소리가 "염통은 빨리 딱딱해지니까 얼른 드세요"죠. 곱창나라,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염통 자체가 열이 오래 가해지면 질겨지면서 식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폭신폭신한 식감이 훨씬 오래갑니다. 약간 두껍게 잘라내오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 아닐까 유추해봅니다만(대부분 염통을 얇게 내오거든요) 역시, 이쯤되면 좋은 재료 쓰니 뭐든 맛있구나 라고 콩깍지 아닌 콩깍지가 씌워질 법도 하죠.

이날도 결국 코가 비뚤어지게 마셨군요. 마지막 사진은 이겁니다. 문 바로 앞 테이블에 앉았던 터라 그 위에 환풍기를 봤는데요. 누가 이걸 보고 곱창집 환풍기라고 생각하겠습니까..ㅎㅎ 반딱반딱... 정말 사장님은 좀 못말리는 정도인 듯...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주방에서 불판들 삶다가 달려오셨네요. 더 말하면 입 아프죠..ㅎㅎ 신림 곱창 곱창나라, 신림역 주변에서는 물론이고, 어디서 오시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곳입니다. 회식이든 뭐든 말이죠. 제가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 곱창나라 이야기 이상입니다!

▣ 곱창나라 ▣

☞주소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597-15 1층 (서울특별시 신림동 1433-74 1층)

☞전화번호

02-876-7073

☞영업시간

17:00 ~ 01:00 (Last Order 23:30) 

☞휴무

매주 일요일

☞주차

불가

☞와이파이

가능

☞스마트폰 충전

안드로이드 가능

☞주관적 점수

가격 ★★★★ 위치 ★★★★ 서비스 ★★★★ 

맛 ★★★★ 분위기 ★★★☆

총점

★★★★

오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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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로그의 식당 리뷰 [맛있는내음새]는 제가 느낀 그 맛 그 느낌 그대로, 솔직함을 보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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