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있었던 202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5-8로 승리하면서 11연승을 달성, 구단 창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갱신했습니다. 두산 베어스 통산 5,284경기 만의 최초의 기록입니다.
두산 베어스는 5이닝동안 95개의 공을 뿌리며 5피안타 1볼넷 1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투수 브랜든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의 타선을 걸어잠궜습니다. 그리고 3회말 정수빈이 볼넷으로 1루로 나가있는 상황에서 허경민이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만든 뒤 곧바로 김재환이 우익수 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로하스의 적시타를 더해 3회에만 4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어냈죠.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한 두산은 5회말 양석환의 타격을 롯데 좌익수 신윤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허경환과 김재환이 연달아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6점차까지 몰아붙였습니다. 7회초 롯데가 2점을 따라 붙고, 9회 다시 한번 3점을 만회했지만, 두산은 필승조 정철원을 투입하며 방어에 돌입, 결국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달성된 두산 베어스의 11연승은 2000년 6월 김인식 감독과 2018년 6월 김태형 감독이 세운 10연승을 깨고 두산 베어스의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어우두' '국대 베어스' 시절의 기록을 깬 연승 신기록인지라 기분이 무척 좋네요. 패배의 쓴 맛을 잃어버린 두산 베어스의 강한 모습이 팬으로서 흡족합니다. 특히나 오늘 경기에서 허경민, 김재환 등 제가 한국에 있을 때 두산의 핵심 전력이었던 선수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더 기분이 좋네요. 김재환의 홈런, 좋았습니다.
특히나 주목받는 것은 올해가 이승엽 감독의 부임 첫 해라는 점인데요.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국내 사령탑 부임 첫해 최다 연승 기록도 갱신했습니다. 종전 기록은 1997년 LG 트윈스 천보성 감독, 1999년 한화 이글스 이희수 감독, 2000년 LG 이광은 감독의 10연승이었죠. 만약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해 1승만 더하면 KBO리그 최초의 외국인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부임해 이뤄낸 11연승 기록을 깨고 역대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까지 갱신할 수 있게 됩니다.
25일 경기를 승리로 마친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인터뷰를 해야 하지 않나"라며 "두산 최초 11연승이 쓰여진 전광판을 보니 대기록을 달성한 실감이 났다. 그러나 경기할 때, 끝났을 때는 크게 생각 안 했다. 마지막에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러 가는데 전광판 보고 11연승 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때는 기분이 좋았다"며 소감을 전하는 한편 "우리가 이제 조금씩 좋아지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개막전부터 해서 힘든 시기가 많았다. 그런데 팀이 조금씩 안정이 되고 내가 선수를 알아가면서 기록이 지금까지 왔다. 선수들이 잘해준 것이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잠시 TMI를 언급하자면 KBO 역대 팀 최다 연승 기록은 2009 8월 25일부터 2010년 3월 30일까지 두 시즌에 걸쳐 김성근 전 감독이 이끌던 SK 와이번스가 세운 22연승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연승 행진은 SK 와이번스에는 KBO 역대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김성근 감독에게는 KBO 역대 감독 최다 연승 기록이기도 하죠. 또한 이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19연승)도 부수적으로 따라왔습니다. 두 시즌에 걸친 연승 기록이기 때문인데요. 비록 이 기록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시즌 최다승 기록(93승)은 두산이 가지고 있으니..
26일 잠실 롯데전에서 과연 이승엽 감독의 역대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 수립이 달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두산은 올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인 곽빈을 선발투수로 내세우며 또 하나의 기록에 도전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이승엽 감독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라면서, 경기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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